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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s Anfants gates 도쿄의 테린전문 프렌치
    식량창고/일본 2018. 10. 29. 20:53

    테린 이라는 프랑스 요리를 알게 된 것은 꽤나 오래 된 일 이지만 이걸 먹어봐야 겠다고 생각한건 모 만화에서 나오는 야채 테린을 보고 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맛 일까... 우리나라 에서도 테린을 하는 곳은 제법 있지만 대부분 고기와 푸아그라 파테를 이용한 경우 였거든요. 티비에 나올법한 유명 쉐프들이 계절 메뉴로 내는걸 본 적이 있지만 상시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으니까요. 지난 휴가때 지비에를 먹을까 테린을 먹을까 고민 하다가 미쉐린 별 하나를 받은 테린 전문 프렌치 레스토랑 Les anfants gates 를 가게 되었습니다. 지비에 레스토랑이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을 환영 안 해 주기도 했고요TT

     

    [ 가리비를 베이스로 각종 버섯을 올린 테린의 맛과 향 그리고 질감은 정말 대단합니다. ]

     

    위치는 시부야 역과 에비스 역 사이쯤에 있습니다. 남 시부야 역 이라고 불리는 시부야역 남쪽출구(3-4번 플렛폼) 에서 가깝습니다. 전 그냥 시부야 역 에서 걸어 갔는데... 아오!!! 시부야역 몇번 가 봤다고 얍봣다가 큰코 다쳣네요. 쇼난신주쿠 라인이 정차 하니 야마노테선 타실 경우 조금 더 걸으셔야 합니다. 위치는 아래 참조 하세요.

     

     

     

     

     

    http://www.terrine-gates.com/

     

    이 곳의 장점 중 하나는 예약이 쉽다는 것 입니다. 홈페이지에 가 보면 예약사이트로 연결 되는데 그 곳을 통해서 메뉴 선택 뿐 아니라 예약금 결재까지 같이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게 더 편하거든요. 일본어를 어정쩡 하게 해서 전화가 부담 되기도 하고 예약하는 입장에서도 차라리 예약금을 걸어 두고 난 노쇼 안 할거라는 것을 알리는 것 이기도 하고요. 예약금이 실제 결재가 되진 않습니다. 그런데 또 이걸 노려 직불카드로 걸고 돈 다 빼내서 노쇼 페널티 지불 안 하는 사람이 많다네요. 전 직불 카드를 쓰는데 그래서 직불카드를 안 받는 곳이 는다고 합니다.

     

     

    [ 식기나 소품들이 참 마음에 드는 곳 입니다. ]

     

    요즘 도쿄의 음식점 중에서 외국인의 예약을 안 받아 주는 곳이 늘었습니다. 스시의 경우 대부분 안 받는다더군요. 외국인의 노쇼가 너무 많아서 라는데 우리나라 여행자 들이 많으니 당연 우리나라 분들의 노쇼가 많다고들 하네요. 결국 피해 받는건 선량한 여행객 뿐. 해외 출장도 제법 다니고 해외 여행도 잘 다니는 제 입장에선 그런 분들이 미울 뿐 입니다. 피해도 많이 입고요. 제가 여기서 아무리 욕 해봣자 소용 없겠지만... 지킬건 지키고 즐길건 즐겨야 합니다.

     

    [ 핑거푸드로 김 부각 같은 느낌의 칩을 줍니다. ]

     

    저의 예약은 테린 코스 입니다. 점심은 식사용 단품과 테린코스 그리고 정찬 코스도 있네요. 메뉴 선택의 폭은 좁지만 의외로 가격대별로 구성된 메뉴는 제가 보기엔 적당한거 같네요. 포장도 되는데 그건 말미에 다시. 포장도 예약을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일단 나오는 음식은 계절에 따라 바뀐다 보시면 됩니다. 인테리어는 아주 심플한데 식기가 화려 해서 그 대비가 도리어 요리를 빛나게 해 주는거 같네요.

     

    [ 테린코스이고 4700엔 이네요. 제가 보기엔 혜자. ]

     

    테린 두종과 핑거푸드, 빵, 디저트 테린, 디저트, 티 이렇게 나오는 코스가 4700엔 입니다. 남성에게는 좀 부족할 양 이긴 하지만 가격이나 구성은 혜자라고 생각 됩니다. 양이 많으신 분들은 추가 주문이나 아니면 위 코스의 고기나 생선 요리가 같이 나오는 코스를 선택 하시는게 좋겠네요. 2500엔 짜리 평일 점심한정 샐러드 런치도 있지만 좀 더 지출 하셔서 여기의 테린을 즐기시는게 더 나은 선택입니다. 절대적 으로요.

     

    [ 요즘 프렌치 레스토랑의 버터는 뭐~ ]

     

    말이 많아져서 저 위로 올라 갔는데... 핑거푸드로 케일칩에 얹은 굴 요리가 나왔습니다. 쌉쌀한 맛의 케일칩이 약간 기름지기도 하지만 그게 굴과 잘 어울려 훌륭한 웰컴푸드가 되었네요. 의외로 맛이 부드러운 데다가 식욕을 살려주는 요리 입니다. 처음에 여기 예약 할 때 잘 마시지도 못하는 와인을 한잔 주문해야 겟다고 생각 햇거든요. 결국 술에 약한 저의 선택은 진저애일 이였는데 이 첫 음식부터 와인이 생각 납니다.

     

    [ 갓 구운 빵의 향이 정말 좋습니다. ]

     

    테린이 나오기 전에 먼저 빵 부터 나옵니다. 빵이 엄청나게 뜨거운 상태로 나옵니다. 갓 구운거 같은데 이게 향이 참 좋습니다. 여기의 음식이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빵 조차도 그러네요. 같이 나오는 버터와 올리브 오일이 너무 훌륭해서 이 빵의 맛을 더 끌어 올려 주고요. 우리나라도 요즘 프렌치 레스토랑 들의 빵, 버터, 올리브 오일의 맛이 상당하지요? 그래도 이정도의 맛을 선 보인데는 아직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 뜨거우니 뜨거운거에 약한 전 확실히 좌절TT 뜨거우면 맛은 덜 느껴 지지만 향이 살아나 개인적 으로 이런 갓 구운 뜨거운 빵도 좋아합니다.

     

    [ 족편과 닭고기로 만든 테린 식감이 좋네요. ]

     

    기다리던 테린이 나왔습니다. 족편과 닭고기로 만든 테린인데 닭고기여 여러 부위를 족발의 젤라틴으로 감싸고 허브를 섞은 스타일 이네요. 족발이라 생각하면 연상되는 그런 향은 없으면서도 닭고기의 식감과 맛이 살아 있습니다. 입에 넣으면 젤라틴이 녹으며 닭고기가 씹히는데 한가지 부위가 아니라 여러 부위를 섞어 각각의 맛이 조금씩 다르게 느껴 지네요. 아 정말 일품입니다. 그러면서도 맛이 서로 튀는게 아니라 부드럽게 어울어 지는게 또 일품 이고요.

     

    [ 두번째 빵도 뜨겁습니다. 집에서 구워보고 싶네요. ]

     

    두번째 빵이 나왔네요. 빵은 리필 해 줍니다. 요청하면 바로 나오는건 아니고 좀 있다 나오는데 이게 또 뜨겁습니다. 구워 놓은 빵을 데워 주는 걸까요? 그러기엔 조직감도 너무 좋고 향이 정말 좋거든요. 빵집에서 나오는 갓 구운빵 보다 부드러운 향과 맛이 정말 빵돌이인 저에게 푹~~~ 하고 찔러 옵니다. 버터도 맛있으니 말 다했지요.

     

    [ 감자 베이스의 스프도 부드러운맛. ]

     

    중간에 스프가 나옵니다. 감자 베이스의 스프인데 맛이 정말 부드럽네요. 가만 보면 허브나 버섯에 홍합이 들어 가 있다는데 감자 자체를 워낙 곱게 갈은 데다가 재료들을 잘게, 하지만 식감은 살아있게 해 놔서 무심한듯 하면서도 훌륭한 맛을 냅니다. 왜 스프를 코스 중간에 넣엇나 싶었는데 왠지 테린의 식감을 리셋 해 주는 역활은 아닐까 하네요.

     

    [ 저 버섯 폼의 향이 테린의 향을 한층 끌어 올려 주네요. ]

     

    사실 별 기대를 안한 가리비와 버섯 테린 입니다. 첫 한입을 넣어보니 저의 생각이 만용 이였네요. 일단 버섯의 향이 정말 좋습니다. 버섯으로 만든 저 폼의 향이 테린 속의 버섯의 향을 더 끌어올려 주네요. 따뜻하게 나오니 그 향이 더 살지요. 거기에 가리비의 부드러움과 버섯의 식감이 좋습니다. 탱탱한 식감이 아니라 부드럽게 무너지는 느낌이 좋거든요. 처음 나왔을 때의 온도가 정말 좋아서 포장을 해 가서 먹엇을때 보다 레스토랑에서 음식이 나오자 마자 먹엇을 때의 느낌이 월등 하거든요.

     

    [ 이런 테린을 우리나라 에서 맛 볼 수 있을까요? ]

     

    부드러운 관자의 식감과 맛, 거기에 다양한 버섯에서 나오는 향과 버섯 특유의 식감, 거기에 버섯 폼으로 조금은 밋밋할 수 있는 테린의 향을 보강 해 주면서 마지막 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야채 테린을 먹을 수 있을까 해서 예약 했던 곳 인데 정작 이 버섯테린을 정말 맛있게 먹었네요. 과연 우리나라 에서 이정도의 테린을 먹을 수 있을까요? 전 힘들다고 생각 합니다. 올해 먹은 음식 중 제일 임펙트가 강했고 맛있었다고 꼽을 수 있을 정도네요.

     

    [ 디저트 까지 테린 입니다. 향이 정말 좋았네요. ]

     

    디저트 까지 테린 입니다. 포도와 청토마토 테린과 아이스 크림 입니다. 미니토마토 인데 청색종은 특별하다고 설명을 하네요. 이것도 식감이 정말 좋습니다. 테린 하면 약간은 무딘 식감이 연상 되는데 이건 참 향과 식감이 원재료 본연의 것을 그대로 살리고 있습니다. 정말로 상큼한 느낌 그 자체거든요. 아이스크림과 민트의 향도 당연 좋지만 그걸 이길 정도의 상큼한 맛. 디저트에 잘 어울리는 맛과 향 입니다.

     

    [ 작은 디저트도 역시 나옵니다. 설탕이 이쁘네요. ]

     

    정말 만족한 한끼 였습니다. 생참치 어항에 가서 참치해체 구경 하려다가 지진 때문에 못 가고 급하게 바꿔 간 휴가 였는데... 이 테린들 아니엿으면 눈물 좀 흘렷을 휴가 였습니다. 계획이 다 틀어저서 돈도 더 들고 준비도 제대로 못 했거든요. 이 전 포스팅의 나리쿠라도 정말 훌륭 했지만 제가 먹어 보고 싶엇던, 그리고 국내에서는 먹어보기 힘들 테린은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또 가 보고 싶은 곳 이네요.

     

    [ 쁘띠 디저트도 기분 좋네요. 미니 프렌치 코스를 먹은 기분 입니다. ]

     

    사실 약간은 양이 적었습니다. 테린 코스만 으로는 성인 남성에게는 부족하거든요. 가격이 적당하지만 이 포션은 확실히 여성용 입니다. 그래서...

     

    포장을 했습니다^^ 주문한 테린 코스 가격과 포장 한 테린 두개의 가격이 비슷하다는건 함정 입니다. 포장도 예약을 받습니다. 좀 더 다양한 테린이 존재 하지만 예약을 안 하면 그날 재고가 되는 테린 두세종류만 포장이 되네요. 일본 국내라면 택배로 주문도 되고 선물포장도 됩니다. 가격은 상당 하지만요.

     

    [ 심플한 인테리어와 화려한 커틀러리, 식기들이 잘 어울리는 곳 입니다. ]

     

    저는 너무 맛있게 먹엇던 버섯 테린과 정말 먹어보고 싶었던 야채테린 두종류를 포장 했습니다. 숙소에 가서 먹었는데 따지고 보면 4만원 짜리네요TT 포장은 아래와 같이 해 줍니다. 아이스팩도 작은걸 넣어 주고 테린 자체를 차게 보관 해 줘서 한여름이 아니라면 몇시간은 버틸듯 하네요.

     

    [ 포장을 아주 정성껏 해 줍니다. 하긴 이게 얼마인데TT ]

     

    포장이 정말 잘 되 나오네요. 소스도 저렇게 싸 줍니다. 어떻게 먹는지 설명을 듣고 오는게 좋습니다. 버섯 테린은 따뜻하게 데워서, 야채 테린은 낮은 온도로, 그리고 소스는 어떤걸 찍어야 하는지 말이지요. 그렇게 먹어보고 싶엇던 야채 테린을 이렇게 먹어 보게 되네요.

     

    [ 포장 참 이쁘게 나오네요. 집에서 은식기로 먹어야 할거 같은^^; ]

     

    이것도 식감이 상당하네요. 보통 테린은 필링이 있고 그때문에 부드러운 식감 이거나 가열을 해서 익은 느낌 이랄까요? 거기에 그 필링이 맛을 희석시킨다는 느낌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 야채 테린은 데친 야채들을 샐러드로 먹는 느낌 이에요. 각 재료들의 식감 자체가 생 이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좋거든요. 거기에 그 맛이 따로 놀지도 않고 뭉개지지도 않네요. 어떻게 이렇게 만들엇을까 싶은 느낌. 도리어 기대를 진다는 느낌 까지 들거든요. 테린인데 각각 재료들의 식감과 맛에 마이너스도, 플러스도 없는 느낌 이니까요. 거 참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 야채 테린의 식감이 정말 끝내줍니다. 샐러드를 먹는 기분이에요. ]

     

    하지만 역시 레스토랑 에서 쉐프님이 해 주는 것을 바로 먹는게 최고라는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멋진 분위기, 좋은 식기 뿐 아니라 적당한 온도와 소스의 배합 거기에 저 버섯 테린의 버섯소스 폼 같은 기술이 더해 지는것이 정말 큰 거네요. 포장을 해 와도 여전히 맛잇는 테린 이지만 같은 음식, 같은 소스로도 이렇게 맛 차이가 날 수 있구나 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테린 코스의 4700엔이 정말 아쉽지 않다는걸 말이지요.

     

    [ 음식은 역시 쉐프님이 해 주신걸 업장에서 바로 먹는게 최고로 맛있네요. ]

    Good

     

    1.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못 먹을 다양한 테린들

    2. 예약하기 쉬움. 인터넷으로 예약금 걸고 가시면 됩니다.

    3. 차분한 인테리어, 화려한 식기. 서비스도 수준급

    4. 부드러운 맛과 향. 그러면서도 식감과 강약도 있는 맛있는 음식

    5. 가만 보면 가격도 혜자. 많이 드시는 분은 상위 코스로 드세요.

     

    Bad

     

    1. 양이 조금 적음TT

    2. 가까운듯 먼듯. 이번 기회에 남시부야역( 시부야역 3,4번 플렛폼 ) 구경 가세요.

    3. 고기가 부족해TT 상위 코스엔 고기와 생선이 나옵니다.

    4. 주차장 없음!!! 근처 유료 주차장에 주차 하세요. 차로가기엔 약간 애매합니다. 고가차도 아래에요.

     

    뭐랄까요? 괜히 미식가가 된 기분? 궁상맞게 혼자 가서 먹었는데 정말 음식 하나하나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테린이 육류 중심 이라면 여기의 테린은 정말 다양한 재료로 디저트 까지 만들어 내거든요. 미쉐린 별 하나라는 품격에 맞는 서비스나 인테리어에 음식도 프렌치, 특히 테린 중심의 멋진 음식을 내어 주네요. 단순히 신기하다 그런게 아니라 음식 자체의 맛과 향이 정말 일품 입니다. 우리나라의 테린 보다는 강단이 있으며 각각 재료의 특성도 잘 살려내고 맛, 향, 식감 그 어느하나 빠지지 않는, 그야말로 제가 먹은 올해의 음식 임에는 틀림 없네요. 색다른 프렌치를 경험 하고 싶으신 분 이나 테린을 본격적으로 먹어보고 싶다는 분은 꼭!!! 방문 해 보세요. 제가 금테두른 보증서 하나 써 드릴테니까요.

     

    그런데 끝까지 남는 의문점. 이 집 상호 뭐라 읽어야 할까요? 제가 프랑스어 와는 인연이 아에 없어서TT 장난꾸러기 아이들 이란 뜻 이라는데 도대체 뭐라 읽어야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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