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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의 미슐랭 원스타 소바집 마키노
    식량창고/일본 2014. 9. 13. 15:21

    메밀국수, 소바 하면 우리도 많이 먹는 여름의 인기 메뉴 이지만 역시 소바 하면 일본의 소바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방배동의 스바루 같은 곳은 정말이지 일본의 소바집들에 뒤지지 않는 괜찮은 소바를 내어 주지요. 일본에서 먹은 소바집들 까지 포함해도 스바루의 소바는 제가 먹어 본 소바 중 두번째로 맛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그 타이틀을 내 주게 되었습니다. 일본 오사카의 오사카역 근처에 있는 미슐랭 원스타 소바집 마키노에 갔다 오고 나서 말이지요.

     

    [ 메밀의 맛과 식감이 살아있는 면이 최고. ]

     

    가는법은 일단 인천공항에 가서.... ㅎㅎㅎㅎ 오사카역 북쪽출구 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입니다. 스마트폰 로밍 해서 구글맵으로 찾아가면 좋지요. JR 오사카역 에서 구름다리 출구 쪽으로 나가 북쪽 방향으로 나가면 있는 큰 길을 따라 가면 됩니다. 당연 우메다 역 에서도 갈 수 있지요. JR 오사카 역 에서 가는것이 찾아가기 쉬워 JR 로 오시거나 JR 패스를 이용하는 분들이라면 시간을 제일 아낄 수 있으면서 쉽게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소바를 먹을 수 있는 집 이기도 합니다. 미슐랭 가이드에는 오사카에서 네 집의 소바집이 올랐는데 JR 로 가기 제일 편한곳 입니다. 두 곳은 지하철로 가야 하고 나머지 한 곳은 시 외곽에 있습니다. 마키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 하세요.

     

    http://gm.gnavi.co.jp/shop/0220140317/

    http://gm.gnavi.co.jp/shop/0220140317/map/

     

     

     

    일단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집... 하면 왠지 문턱이 높을것 같은 기분부터 듭니다. 실제 별 셋 짜리 집들은 대부분 2만엔이 넘고 별 하나짜리 집 들도 점심이 만엔 이상씩은 하니까요. 다행히도 소바집 들은 1000엔 내외에 서민적인? 그런 분위기 들이 많네요. 마키노도 큰 길가에 있습니다. 철도 건널목을 건너면 보이는 상가건물 1층에 있거든요. 다행히도 예약은 필요 없으며 외국인을 위한 영어와 사진이 첨부된 메뉴도 있습니다. 일식 소바를 좋아하는 분들 이라면 꼭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가서 먹고오면 좋을거 같네요. 거기에 8시나 9시 출발 비행기로 출국 하시면 그냥 마키노 가셔서 소바 드시면 딱 좋을 시간 입니다. 아! 평일은 한시 반, 주말은 두시가 마지막 오더이며 재료가 다 떨어지면 그때 마감 이라고 합니다. 전 운이 좋아 안 기다리고 먹었는데 여기 줄 생깁니다.

     

    [철길 건널목 건너 첫번째 상가 1층에 있습니다. ]

     

    첫 미슐랭 음식점 이니 좀 무모하게 시켜보고 싶었는데 같이 간 동행이 그정도는 아직 무리일거 같아 좀 뻔 하게 시켰습니다. 소바는 튀김이 나오는 모리소바 곱베기( 400엔 추가)에 마키노의 대표 소바 그리고 야키미소와 가마보코 이렇게 주문 햇습니다. 시키고 싶었던건 소바코 라고 소바 반죽을 삶아낸 것이 있습니다. 일본 소바 매니아들 사이에선 이 소바코에 소금만 간 해서 먹어봐야 그 소바집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TV에서 본 거라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아! 미슐랭 가이드에 의하면 마키노의 일본주가 괜찮다고 합니다. 일본주 좋아 하시면 안주 같은거 좀 곁들여서 한잔 가볍게 하시고 소바로 마무리 하는것도 아주 좋겠네요.

     

    [ 가격대는 대~강 이렇습니다. 영어와 사진있는 메뉴도 있습니다. ]

     

    첫번째 주문인 가마보꼬가 나왔습니다. 그냥 어묵이지요^^ 이상할 정도로 일본의 소바집 에는 꼭 있더라고요. 둘이 갓는데 하필 세개냐 라는 동행의 불평이. 그런데 그 불평이 현실화 되어 버렸습니다. 잘라 먹으면 되지 않냐고요? 안잘려요TT 너무 탱탱해서 나무젓가락 으로는 저걸 자를 수가 없었습니다. 좀 과하다 할 정도로 탱탱? 거기에 가운데 들어간 초록색 라인이 와사비 입니다. 탱탱할 뿐만 아니라 어묵 치고는 진한 생선맛이 나는데 그걸 또 와사비로 잘 잡아 줍니다. 그야말로 사케를 부르는 맛 이네요.

     

    [ 진한 생선맛과 놀라울 정도로 탱탱하면서 가운데 들어간 와사비가 또한!!! ]

     

    두번째는 야키미소 입니다. 사실 이건 제가 좀 과욕이였지요^^ 이거야 말로 진짜 술안주 였거든요. 미소를 양배추, 양파와 함께 볶은 후 구어낸 요리 입니다. 말 그대로 미소. 이거야 말로 사케 안주로 딱 이네요. 미소의 향과 안에 씹히는 양배추의 단맛이 잘 어울립니다. 사케 하고요.ㅎㅎㅎ 뭐, 이런 음식이 있던걸 알고 한번 먹어보려고 시킨 것 이였으니까요.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걸 먹어볼까 싶었거든요.

     

    [ 야키미소는 미소맛^^ 안에 들어간 양배추와 단맛이 잘 어울리는 술안주. ]

     

    자, 그럼 소바가 나왔습니다. 보통 소바하면 무, 파, 깨, 김... 이런거 생각이 나는데 마키노는 그런거 일절!!! 없네요. 튀김 찍어 먹으라고 소금과 츠유에 넣을 와사비만 달랑 나왔습니다. 츠유는 엄청나게 진한 색 인데 일본의 일반적인 츠유보다는 좀 덜 짭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츠유들 보단 짜니 조심하세요. 대신 가쓰오부시의 맛이 진합니다. 거기에 단 맛도 좀 더 살아 있고요. 츠유부터 같은듯 하면서도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츠유는 단 맛과 가쓰오부시 맛이 강조되었네요. 짜긴 하지만 일본 츠유 중 에선 덜 짭니다. ]

     

    자, 드디어 소바가 나왔습니다. 미슐랭 가이드를 보니 9:1로 메밀을 쓴다 하더군요. 그에 비하면 맛이 부드럽습니다. 물론 메밀맛이 적다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메밀의 향이 살아있고 씹는 촉감도 좋으며 면도 고르게 나온 훌륭한 면 입니다. 보통 메밀의 품종, 껍질을 얼마나 벗겨 냇는지, 밀가루의 비율로 맛이 바뀐다고들 하네요. 교토의 유명 점 에서는 부드러운 맛에 비해 메밀의 향이 죽어 있었고 스바루의 면은 메밀 향이 강하면서도 약간은 날이 선 느낌? 이였는데 마키노는 이 둘이 다 살아있습니다. 면의 탄력이나 씹는 느낌도 일품이고요. 면만 놓고 봤을때 에는 제가 먹어 본 소바 면 중에서 두번째로 맛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메밀의 품종, 껍질의 벗겨낸 정도, 면의 굵기를 바꿔 세가지 다른 맛과 색을 낸 홋카이도의 소바집^^

     

     

    두번째가 나왔습니다. 아! 곱베기를 시키면 두 판을 내어 줍니다. 첫번째 판을 다 먹을때 쯤 두번째 판을 내어 주네요. 우연인지 좀 더 맛있게 먹기위한 노력인지는 몰라도 이런 작은게 모여 사실 큰 차이를 드러 내지요. 일본에서 밥은 먹을때 느끼는 제일 큰 차이는 이런것들 입니다. 물론 요시노야네 체인점들 같은데 가면 우리랑 큰 차이 없습니다. 그런데 좀 더 잘 하는집 들을 가 보면 이런 차이가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스바루를 봐도 면의 맛 이나 쯔유의 진함 으로는 왠만한 일본의 소바집 보다 좋습니다. 그런데 고르지 못한 면 이라던가 면의 물 빼기가 부족하다던가 하는 작은것 들이 쌓여 결국 맛이 떨어진다, 조리 스킬이 부족하다 하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상대적인 것 이지만요.

     

    [ 작은 부분에서의 정성이 모여 큰 맛의 차이를 느끼게 하네요. ]

     

    제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이름은... 뭐였더라^^;;;; 제가 한자와 노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것 이라서요. 물론 일본어도 못 읽고^^; 닭 육수에 라임을 띄운 소바 입니다. 따뜻한것이 있고 찬 것이 있는데 전 찬것 입니다. 마키노를 미슐랭 가이드에 오르게 만든 대표 메뉴인 듯 하네요. 안 어울릴거 같다 생각 했지만 대표 메뉴라기에 시켰는데..

     

    헉!!!! 이거 진미네요. 마키노의 맛있는 면이 시원한 닭육수에 그나마 없는 잡맛도 라임이 전부 잡아줘서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소바가 나왔습니다. 소바가 들어간 국물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만큼 깔금하네요. 그러면서도 밋밋한 맛이 아닌 제대로 국물 맛이 밴 소바를 먹을 수 있습니다. 양이 조금 적은게 흠 이지만 여성분들 이라도 즉석에서 꿀떡~~ 하고 넘기실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이 국물에서 아무맛이 안 느껴지거나 맛이 없다면... 혀의 미각이 상당히 둔해진 것 아닐까 할 정도네요. 아!! 라임의 향이 엄청 강하진 않지만 국물에서 산미가 제법 느껴 집니다. 이게 정말 잘 어울리고 닭 육수와 소바 면을 잘 어울리게 합니다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신맛을 안 즐기는 분 이라면 한번쯤 생각 해 보세요.

     

     

    제가 위에 마키노의 소바가 여태까지 먹어 본 소바 중 두번째로 맛있었다 했지요? 거기엔 단서가 달립니다. 소바 즉 면에 한해서 입니다. 아니 애초에 도정을 많이 해 새하얀 소면같이 뽑은 것과 아직 건조를 덜 시킨 초록색 껍질을 섞어 칼국수 같이 굵게 해 풍미를 살린 소바 같은걸 동시에 내어주는 집이 괴물이지요. 스바루 사장님 한테 이야기 해 보니 정말 맛있지만 우리나라 에선 인기도 없을 테고 손이 너무가 본인에겐 무리라고^^; 그럼 마키노가 맛이 떨어지냐... 노우! 절대 아니지요. 소바의 면만 놓고 보면 더 잘 하는 집이 있겠지만 제가 먹어본 소바 중 제일 맛있다는 집에 마키노를 동일선에 올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 마키노에서 소바츠유에 면수를 부어 마시지 않고서는 마키노에 가서 소바 드셧다 하면 안됩니다^^ ]

     

    바로 이 면수 입니다. 시간예약을 해 놓은게 있어 저 면수를 뒤에 두고 나오는데 피눈물이 낫습니다. 이번 휴가때 먹은 것 중 두번째로 맛있었던 것이 이 마키노의 면수 입니다. 정말 맛있었던 마키노의 소바들 이지만 이 모든것의 화룡점정은 이 면수네요. 아!!! 남은 츠유에 면수를 부어 마시는거 거부감이 들거나 처음 보는 분들도 계시지요? 스바루에 가셔도 체험 해 볼 수 있습니다. 스바루의 면수도 좋거든요. 약간 거칠지만 거기 쯔유도 직접만든 수작 이고요. 마키노 포스팅에 스바루 이야기 참 많이도 나오네요^^;;;

     

     

    그럼 무엇이 틀리냐... 눈썰미가 좋은 분 이라면 위 사진에서 눈치 채셧을 겁니다. 넵~ 엄청나게 진합니다! 이건 면수가 아니네요. 츠유에 섞기 위하여 따로 만든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진짜로 면을 삶을때 쓴 면수를 주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닙니다. 일단 진합니다. 거의 죽 정도로 진합니다. 거기에 맛이 진합니다. 면수를 먹어보면 굵은 메밀의 입자가 느껴 질 정도거든요. 이걸 마키노의 단맛과 가쓰오부시맛이 살아있는 쯔유에 부어 먹으면... 짠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확 살아나면서 메밀의 풍미가 입안에 가득 차게 됩니다. 정말이지 죽을 먹는 느낌? 저 면수 때문에라도 마키노에 또 달려 갈 정도의 일품입니다.

     

     

    아아~ 정말이지 이번 휴가때 첫 음식점으로 마키노를 선택하길 잘했습니다. 제가 먹어 본 소바들 중 최고의 소바 였습니다. 물론 차원이 틀린 면 때문에 공동1위 지만요. 개성이 있고 그 개성에 뒤지지 않을 맛과 정성이 살아 있네요. 튀김 이라던가 가마보꼬 라던가 이런것도 소바에 묻혀 그렇지 전부 다 개성이 있고 맛이 있습니다. 거기에 상대적 으로 찾아가기 편하고 오사카 역 에서 가까워 JR 오사카역을 중심으로 동선을 잡으신다면 도착일 또는 귀국일에 맞춰 가시기에도 좋습니다. 문턱도 안 높고 줄도 덜 긴 편 이고 일본어를 못 하시는 분들 이라도 가실 수 있을만한 곳 입니다. 그야말로 미슐랭 별을 받을 만한 맛 임에도 여행객이 가서 편하게 먹을 분위기와 가격이라는게 포인트 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이번 휴가에서 먹은 최고의 맛 이였던 교토의 컨템포러리 프렌치인 모토이 입니다. 여러가지 의미로서 미슐랭가이드의 점수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줫던 곳 입니다. 미슐랭 가이드 라는 브렌드, 레스토랑이 가지는 맛에 대한 가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거든요. 뭐 그냥 대강 싸고 맛있고 양많은거 먹으면 되지 않냐 라고 하실수도 있지만 모토이나 효테이 정도 되면 그 의미도 많이 퇴색되는거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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