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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식-만두외] 여전한 맛을 자랑하는 목란 ( ★★★★ )
    식량창고/서울 2010. 4. 12. 02:00
    제가 가 본 중국음식점 들을 꼽으라면... 허허허 3개국의 셀 수 없는 숫자 겠네요^^;;; 아직 아시아를 벗어나 본 일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올해 내에 벗어나겠습니다!!! ) 어찌되었던 중식을 먹게 되네요. 뭔가 꼭 맛있는걸 먹으러 가겠다 해서 먹으러 가는 적도 있지만 그냥 지나가다가 먹기도 했고요. 제일 기억에 남는곳은 지금 찾아 가라면 가지도 못할 인천항 근처의 할아버지가 하는 허름한 중국 집 이였습니다. 유슬짜장을 시켰는데 엄청 놀랐었습니다. 거의 물 같은... 옛날짜장에서 건데기 다 빼고 간 고기만 들어간 소스가 한사발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 고기의 볶은 정도며 장의 감칠맛에 분명 기계면 인데도 수타면 못지 않은 맛이 살아있는 엄청난 녀석 이였습니다. 요리 좀 한다는 중국집을 다니면서 유슬짜장 이란걸 시켜 봐도 그렇게 평범한듯 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짜장면은 없었습니다.

    [ 목란의 숨겨진 진미 중 하나가 군만두 입니다. 정말 우리나라 최고! ]


    목란은 건다운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찾아간 곳 이였습니다. 건다운님이 쪼~~끔, 아니 상당히 까다로우시죠^^ 어떤 음식이 나오길래 그런 평가를 받았을까 하며 간 곳 이였는데... 허허~ 거 참. 음식의 기본이 뭔지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라는 것이 저의 평 입니다. 사실 주변 사람들 에게 소개시켜 줬을때 평이 제일 안 좋은곳 중의 하나가 목란입니다. 잘 하는거 같긴 하지만 동네 중국음식하고 뭐가 틀리냐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목란이 맛있는 집인 증거로 보여주고 싶은것이 군만두 입니다.

    [ 겉은 파삭하고 속은 쫄깃한 군만두는 만화속 에만 있는게 아닙니다. ]


    군만두라... 동네 중국집의 공장제 개당 15원짜리 폐단무지 군만두 때문에 제일 이미지 구긴 음식 중 하나지요. 그런데 이 군만두 라는게 정말 맛있게 만들면 정말 맛있습니다. 예전, 짜장면이 500원 할때만 하더라도 군만두는 탕수육 먹기엔 돈이 부족할때 시키는 요리 였으니까요. 목란의 군만두는 그때 그 만두로 만든 일품 요리 라는 느낌의 맛 입니다.

    일단 피부터. 나올때 보면 다들 붙어있어 맛 없어 보입니다.( DSLR의 사진은 원래 다 멋저 보이는 법 이죠^^ ) 거기에 만두란 것이 원래 피가 좀 얇아야 맛있는 법 이니까요. 한입 씹어보면 왜 제가 그리 목란목란 하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제법 두꺼운 피가 겉은 바삭바삭 하면서 속은 촉촉합니다. 거기에 피 자체의 맛 뿐 아니라 씹는맛도 아주 좋습니다. 기름이 많은것 같으면서도 기름이 베어 나오지 않는. 따뜻할때 먹으면 고소한 피를 씹는것 만 으로도 만족스러우니까요.

    [ 재료들의 맛과 향, 질감이 모두 살아있는 요리. 이게 바로 목란의 장기지요. ]


    그뿐인가요... 속도 알찹니다. 고기의 향이 살아있는 소 또한 일품이죠. 적당히 씹히는 야채와 돼지고기의 풍미. 내가 먹는 것이 고기만두라는 느낌이 들지요. 아니 무슨 뻔한 소리냐고요? 요즘 중국집 군만두 중에 먹으면서 고기만두라는 느낌이 드는 소가 거의 없지요. 뭔가 속이 차 있는 기름에 튀긴 밀가루 덩어리란 느낌이지요. 목란의 군만두는 고기의 육즙, 향, 맛, 씹는감촉이 모두 살아 있습니다. 요리 재목 그대로 기름에 구운 고기만두라는 맛과 향과 질감을 자랑 합니다. 군만두의 가장 기본적인 이런 것들이 어울어진 기본에 충실한 요리. 목란의 요리가 바로 이런것 이지요.

    [ 춘권도 맛있습니다. ]


    춘권도 제가 자주먹는 음식 입니다. 군만두와 달리 야채로 속이 채워 져 있습니다. 보통 당면이 많이 들어 가 있는데 정말로 야채로 채워 져 있지요. 야채의 씹는 느낌이 살아있는 고소한 맛 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고기를 더 좋아해서 군만두를 더 좋아 하지만요^^ 아! 춘권 이야기 나와서 그런데 개인적으로 최고의 춘권은 부천 중동 주택가 골목의 어느 중국집에서 먹은 계란 춘권이 최고 였습니다. 여기도 찾아 가라고 하면 절대로 못 가죠. 거기에 10년정도 된거 같으니 그 집이 있을리도 없고요. 목란이요? 그 집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제가 선호하는 재료의 차이 일 뿐입니다.ㅎㅎㅎㅎ

    [ 꽉 채워진 야채소가 좋지요. 야채의 씹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


    이날 가서 처음 먹어본 메뉴가 누룽지탕 이였습니다. 목란은 보통 식구들과 가서 조금 제각각으로 시키는 편 이라서 약간은 음식 순서나 메뉴간 조화가 안 맞는 조합 이였습니다. 거기에 누릉지탕 같은건 뻔한 음식 이라고 할까요? 사진으로 보기에도 저정도는 어디나 다~~~ 라고 할 모양이긴 합니다. ㅎㅎㅎㅎ 그런데 그럼 목란이 아니지요. 얼핏 평범한거 같으면서도 목란 특유의 기본기가 살아있는 맛 입니다. 재료 하나하나의 손질 상태나 익힘 정도, 그리고 각 재료간의 맛의 조화가 그것 이지요. 거기에 모처럼 만 이였습니다. 초절임 관자^^ 바짝 말린 해삼이나 관자 초절임 같은건 우리나라에선 잘 안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요리 특유의 처리법 이랄까요? 조금 유난을 떠는 것 일수도 있지만 괜히 기분좋아 지는 맛 이네요^^

    [ 재료 하나하나의 손질상태와 익힘 상태가 작지만 큰 맛의 차이를 부르네요. ]


    이날은 조금 소박하게 먹었습니다. 보통 가면 엄~~청 먹거든요^^ 그래서 시킨 것이 군만두, 춘권, 누룽지탕, 삼선울면, 마파두부밥, 라조기밥 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로 동네 중국집에서 먹어도 될 메뉴지요. 그런데 여기서 목란의 장점 하나. 가격이 동네 중국집 하고 얼마 차이 안 납니다. 물론 뭔가 특별하고 본토스러운 음식이 으리으리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도 좋지요. 그래도 우리에게 친숙한 요리들을 제대로 조리 해 주는것도 참 좋습니다.

    [ 마파두부밥은 부드러운 두부와 매운 향이 인상적 ]


    [ 라조기밥은 야채에 살아있는 불맛이 일품~ ]


    [ 깔끔한 국물을 자랑하는 삼선울면. 깔금 그 자체! ]


    위의 세 요리 다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되는 것 입니다. 하지만 마파두부의 향 이나 ( 개인적으론 산초나 매운향이 강한 일본스타일을 선호 합니다 ) 라조기밥의 야채에 살아있는 불맛, 도저히 녹말풀을 풀었다고는 생각 안 될 정도로 깔끔한 국물맛의 울면은 동네 중국집은 커녕 어지간한 고급 중국집에서 조차 따라하기 힘든 맛 입니다. 특히 이번에 처음 먹어본 울면... 해물과 야채를 볶은 후 닭 육수에 한소금 끓이고 녹말을 풀어 걸죽하게 만드는 요리지요. 보통 녹말이 강하거나 계란을 잘못 풀어 계란맛이 튄다거나 재료를 잘못 볶아 숨이 너무죽은 야채나 해물이 굳어버린 조금 요상한 요리가 되어 나오지요. 그런데 목란의 울면은 야채의 씹는 느낌과 맛, 향도 살아 있고 해물도 부드럽게 익어 있으며 국물도 재료들이 잘 어울린 부드럽고 깔끔한 맛 입니다. 제가 울면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기스면과 헷갈려 시킨 거 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저 국물에 홀려서요.

    [ 앞으로도 목란 순례는 자주 할것 같습니다. 가격대 성능도 좋거든요^^ ]


    뭐 평가는 구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별 넷 입니다. 제가 가 본 중국음식점중 고가, 저가, 호텔을 모두 포함해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맛. 어떻게 보면 제가 음식에 대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 중 하나를 해 줄수 있는곳이 목란 입니다. 가격대비도 상당히 훌륭하며 친숙한 메뉴들 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 까지 목란 특유의 기본기가 살아 있습니다. 정말 닭고기 튀김을 한번 헤 집어보고 놀랐습니다. 격자무늬로 칼집을 하나하나 박은것을 보고 이러니 특별하지 않은듯 하면서도 특별한 맛을 내는구나 싶더군요. 거기에 동파육 같이 특별한 메뉴도 준비 되어 있습니다. 그럴 기회는 없겠지만 사장님과 친해지면 중국식 생선찜을 꼭 한번 부탁 해 보고 싶네요.

    [ 중국집 에서 차를 주는게 요즘엔 너무 고맙네요^^ ]


    하지만 조금 아쉽다는 것은 서비스 랄까요? 중국집 으로서 못한다는 소리는 절대로 아닙니다. 하지만 에디스키친 이나 아미디( 닫았지요TT ), 달, 그란구스토 같이 특별한 서비스를 받아보고 나서는 뭐랄까요...아줌마들 특유의 무뚝뚝함? 그런것이 사실 좋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이 일식집 스타일의 무릎꿇고 90도 인사, 엄청난 영업용 미소 이런게 절대 아니거든요.

    식사를 맛있게 하면서 필요한 것을 제때에 받는것 입니다. 주문이나 콜이 있으면 무조건 대답하고 예 아니오를 분명히 이야기 하며 손님 앞에서 만큼은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빨리빨리 일을 처리할것. 그리고 무슨일이 있어도 손님의 말을 무시하면 안되는것. 자신의 감정을 있는데로 드러네며 주문이나 부탁을 어깨넘어로 받고 말 자체를 잘 안 하려 든다고 하는 우리나라(아닌곳이 엄청 많습니다만^^;;) 아줌마들의 문제라 할까요?

    목란이 나쁘다거나 위와 같이 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목란은 사실 평균적인 음식점 이지요. 기분나쁜 일도 없었고 특별히 불편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달리 제가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일본에서 식사를 하고 에디스키친을 갔다오고 난 후 첫번째로 간 식당 이여서 일 겁니다. 아주 작은 차이인데 그 차이가 극복이 안 되는 차이네요. 어쩌면 도쿄에 가서 피에르 마르콜리니나 긴자 미츠코시나 전통 화과자점 같은 비싼데를 돌아 다녀서 그럴까요? 작은 차이 인데도 참 어렵네요. 나중에 로또에 당첨되면 이런 사설 교육기관이나 컨설팅 업종에 한번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도 또 먹는거가 되겠네요. 지난번 도쿄에서 먹고 온 것을 좀 정리 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번 포스팅 이였던 두 라면집 보다 더욱 더 임펙트가 있었던 음식이 있었습니다. 까르보나라 덮밥( 농담이 절대 아닙니다!!!!)과 피에르마르콜리니의 콜드 초콜렛 입니다.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콜드 초콜렛은 그 자체의 맛도 제 생에 최고의 초콜렛중 하나 였습니다. 그 메뉴를 추천 해 준 직원이 저에게 맛있었냐고 ( 입에 맞으십니까? 라고 물어왔지요) 묻길래 최고였다고 답을 했었습니다. 그때 직원이 보여준 미소 랄까요? 어쩌면 이번 포스팅 마지막의 주저리가 달린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거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청주 꽃놀이 갔다와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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