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평양냉면의 원조 의정부 평양면옥
    식량창고/지방 2017. 7. 31. 03:43

    지금 제가 아부다비에 출장을 와 있습니다. 이 불지옥에 은근 한식 잘 하는 곳들이 있는 데다 전 직접 해 먹고 살아서 먹고사는데 그다지 부족한건 없습니다. 오늘 저녁도 이슬람 국가에서 돼지고기 구워 먹었으니^^;; 그래도 역시 안되는게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냉면인데 한인마트에서 파는 냉동 냉면 같은거 사 먹을 수 있지만 역시 그 시원한 국물과 메밀향 그윽한 면은 안 되거든요. 저녁에 밥을 먹으면서 수요 미식회를 틀었는데 마침 냉면편이 나오네요. 어째 요새 제 블로그에 유입이 늘었다 했더니 정인면옥 포스팅에 트래픽이 늘은 거 였네요. 물 들어올때 노 저으라고, 정인면옥 가기 전에 가 본 원조 평양냉면, 의정부 평양면옥이 이번 포스팅 입니다.

     

    [ 심심한 국물과 제법 메밀향이 나는 면이 원조의 맛을 보여 줍니다. ]

     

    제가 사는 인천 그것도 송도 쪽에서 의정부 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외곽순환도로 에서 멀지 않아 차로 가기엔 나쁘진 않네요. 아주 넓진 않지만 주차장이 있어 차로 가시는 분들이 많은듯 하네요. 냉면은 만원이고 물, 비빔 이렇게 있습니다. 냉면집의 정석인 수육, 제육, 만두가 있으며 역시 반 접시씩 주문 할 수 있고요. 불고기 라던가 다른 메뉴도 좀 있긴 한데 눈에 들어오진 않지요. 아무래도 역사가 좀 있다 보니 환경이 편안하진 못하네요.

     

     

    찬이고 뭐고 아주 단촐합니다. 면수는 역시 나와 주고요. 면수를 제일 인상적으로 먹은 곳이 냉면집이 아니라 오사카의 소바집 이였습니다. 거긴 면을 삶은 물이 아니라 아에 따로 만들었거든요. 아주 죽을 끓여 주는 곳 이였는데... 의정부 평양면옥은 면수가 좀 묽게 나왔는데 마시기엔 이게 전 더 좋더라고요. 제가 좀 일찍 가서 그런거 일 지도 모르겠네요.

     

    [ 냉면집 에서 면수는 면을 직접 만든다는 증거이지요. ]

     

    먼저 만두가 나왔습니다. 만두 반을 시켯지요. 속이 촉촉한게 제대로 나왔는데... 아 이거 엄청 심심하네요. 개인적으로 만두는 고기소가 풍부하고 진한 맛을 좋아 합니다. 의정부 평양면옥의 만두는 딱 제 취향의 반대로 나오네요. 아주 심심합니다. 두부 중심 일까요? 어떻게 이렇게 만들지 싶을 정도 였거든요. 주문 하시기 전에 참조 하세요.

     

    [ 만두가 엄청 심심한 맛 입니다. 잘 만든 만두 인데 제 취향은 아니네요. ]

     

    기다리던 냉면이 나왔습니다. 우와... 이거 대단하네요. 국물의 심심함과 적당히 전분이 들어간 가는 면이 궁합이 잘 맞네요. 어설프게 식초나 겨자 넣으면 도리어 섬세한 국물맛이 깨지는거 같네요. 면도 가는면에 적당한 탄력과 메밀향이 은은하게 도는게 그렇지 이게 냉면이지 라는 생각 입니다. 정인면옥 순면은 메밀향이 제법 강한 냉면 보다는 메밀면이란 느낌 이였거든요. 친척 중 이북 출신이 계시는데 어머니 말씀 으로는 그 집에서 해 주신 냉면이 이런 느낌 이엿다 하시네요. 평양냉면이 지금의 모습으로 된건 분명 한국전 이후 라고 하는데 최소한 이북 출신 분들이 이런 심심하고 메밀 함량 높은 냉면을 만들고 계신건 사실이라 생각 합니다.

     

    [ 심심하면서 섬세한 국물과 얇은 메밀향 진한 면의 조화를 즐기려면 아무것도 안 넣어야 합니다. ]

     

    얼마전 기사에 이상한 단어를 쓰며 평양냉면에 뭔가를 넣는걸 욕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정인면옥 포스팅 올린것도 있어 뜨끔 하네요. 그런데 정말로 아무것도 넣지 말고 드셔 보세요. 일단 드셔 보시고 넣어도 안 늦습니다. 물론 취향이란게 있으니 드셔 보시고 원하는 대로 가미를 하시면 더 맛있게 드시는 길 입니다. 당연히 전 맛잇는 평양냉면 일수록 아무것도 안 넣기를 추천 드립니다.

     

    [ 저에겐 정인면옥이 입에 더 맞지만 여기의 순하고 섬세한 맛도 생각 많이 납니다. ]

     

    Good

    1. 순 하고 섬세한 맛의 국물과 메밀향이 살아있는 냉면의 조화.

    2. 원조의 맛은 아마도 이거?

    3. 주차장이 있어 멀리서 가기에도 부담 없음

     

    Bad

    1. 너무 섬세한 국물과 냉면스런 메밀면. 저의 취향은 정인면옥 순면 쪽으로.

    2.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 관리가 잘 되긴 했지만 오래된 건물과 집기류들.

    3. 만두도 심심. 취향 탈 만두. 잘 만든 만두 이지만 전 불호.

     

    예전 분당 평양면옥 맛있을 때는 국물이나 면이나 날이 선 듯한? 심심하지만 자기 주장이 강한 맛 이엿지요. 지금은 그냥 순~~~ 하고 유해 졌지만요. 그에비에 의정부 평양면옥은 심심한듯 무심한듯 하지만 섬세한 국물맛과 일반 냉면인가? 싶을 정도로 얇고 탄력 있지만 메밀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면이 참 잘 어울립니다. 제가 정인면옥을 좋아하는건 메밀향이 강하고 툭툭 끊어지는 순면과 어느정도 육향도 나면서도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육수가 딱 제 취향 이여서 이고요. 거리가 멀어 가기 쉽지 않지만 다시한번 저 섬세한 국물을 먹어보면 좋겟다 생각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블로그 초창기에 분당 평양면옥 갓다 온 포스팅이 있네요. 이 짓도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아쉽게도 분당 평양면옥은 예전의 맛이 아닌 순한 맛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백령도식 냉면 이라지만 평양냉면 스타일인 인천 신포동 경인면옥도 맛이 순하게 바뀌었고요. 대중적 인 것도 좋지만 본래 자신들의 맛은 계속 유지 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한국 돌아가면 두집 다 가 봐야 겠네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