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마디...

갑의횡포!!!!!

 

[ 나무전문가 불러놓고 철근콘크리트 집 지래요-_-; 반쯤 만들어 뒀구먼. ]

 

제가 아이폰 개발자 인데... 어제 오후에 갑자기 갑(실제론 을..)이 부르더군요. 뭐지? 올라가 봤더니 갑의 관리자 까지 같이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아... 뭔가??? 그러더니만 발주사 에서 갑자기 하이브리드로 개발 하라고 했다 합니다. 뭐 그럴수도 있지요. 그런데 프로젝트 기간이 2/3이 지난 데다가 월말 개발완료 인데 아직 기획도 확정 안 되었고 디자인도 안 되었고 서버도 다 해 놓고 그제 갑자기 우리 다 되었다며 다음주면 끝나냐고 하는데요?

 

뭔소리냐고요? ㅎㅎㅎㅎㅎㅎ

 

나무로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제가 나무전문가 거든요. 이달 말 까지 집 지라고 하며 지난달부터 월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집 디자인은 커녕 건축허가조차 아직 안 떨어진 거죠. 그래도 준공검사등 생각하면 이번달 중순까지 집을 다 지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상상력을 동원해 나무 깎고 있었습니다. 집 질 땅 고르는 것도 아직 완료 안 되었지만 그나마 이리해야 집 지니까요.

 

그런데 어느날 집 주인도 아니고 집을 관리할 관리소장이 나무집은 자기네가 관리 못 한다고 철근콘크리트 집에 나무를 붙여 나무집 같이 보이라고 한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이번주쯤 외관 마치고 인테리어 들어가야 하는데요. 그것도 어제 갑자기.

 

그럼 나무전문가는 뭘 해야 할까요? 나무로 집 만드는건 어렵지만 나무를 겉에 붙이는건 일반 노가다들도 할수 있거든요. 거기에 나무집을 콘크리트로 바꾸려면 땅부터 다시 파야 하거든요. 건축비? 건축기간? 바뀔리 없지요. 어짜피 월급제니 전 상관 없는거 아니냐고요? 이 건축회사가 나무전문가가 장기로 필요하다는 희망으로 왔는데 필요 없는걸 알았으니 뭐...

 

[ 그거보다 더 큰 문제는 나무전문가가 필요 없다는거. ]

 

아니 나무로 집을 짓건 콘크리트로 짓던 사실 자유지요. 그런데 나무로 짓는다고 해서 허가 다 나무로 올리고 저같이 비싼 나무전문가 불러 공기도 빠듯하게 공사 중 인데 완공 2주 앞두고 자기네나 나무 모르니 철근콘크리트로 바꿔... 그동안 돈은 을이 뒤집어 쓰고 공기 압박은 기술자 들이 뒤집어 쓰지요.

 

워낙 IT쪽이 이럽니다. 제일 심한게 공무원, 은행, 대기업... 이름하여 돈 된다고 알려진 곳 들이 그러지요. IT의 프로그래머 들이 갈려 나가는 대표적인 곳들. 솔직히 돈만 제대로 준다면, 야근, 주말근무 수당만 노동법( 정규 근무시간의 1.5배 ~ 2배 ) 대로만 준다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됩니다. 돈 아끼려면 효율성 높여야 하고 공기 맞추려면 RFP 단계부터 확실하게 해야하며 계약서를 중심으로 책임 소재를 따지면 갑질도 못하게 되지요. 물론 X성 이라던가 삼X 라던가와 같이 대단하신 양반들은 계약서 자체를 노예계약서로 쓰고 불리하다 싶으면 도장찍은 계약서 찢어버린 후 새로 쓰고 와서 도장만 찍고 가라고 협박하지만요.

 

[ 죽어라 죽어라 하네요... ]

죽어라 죽어라 하네요. 그저 월급하나 보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벌면 뭐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