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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정의 맛있는 로스테리 커피 대정 로스테리
    식량창고/제주 2022. 5. 22. 12:14

    [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린 커피 뿐 아니라 스콘, 잼도 좋아요. ]

    휴가를 갔다 하면 제주도를 가고 있습니다. 식구들하고 가기도 하고 혼자 훌쩍 가기도 하고... 같이 가는 것 물론 좋지만 서울에서 사람에 치이며 생긴 상처는 조용하게 혼자 다니는 것이 더 치유받지요. 맛있는 커피를 한적한 카페에서 조용히 즐길 수 있는 것, 이게 서울에선 은근히 쉬운 일이 아니지요. 아니 가능이나 할까요? 유명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고 주말에 긴 줄을 스거나 평일 그 짧은 점심시간에 시간 안 늦으려 안달을 하며 커피... 없으면 하루가 안 돌아가지만 역시 조용하게 마시는 것이 전 좋네요.

     

    정말 딱 좋은곳을 찾았습니다. 대정읍의 조용한 마을 한가운데 있는 대정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산방산, 사계해안 쪽에서 멀지 않은 곳이고 1132번 도로에서 가까워 숙소를 주로 서귀포로 잡는 저는 딱 가기 좋은 곳입니다. 카페 바로 앞에 주차는 좀 어렵고 조금만 더 가면 마을 공동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는 여기에 하고 가세요. 정말 가까워요.

     

     

    메뉴는 커피 중심 입니다. 세 종류의 스페셜티 커피와 디카페인을 포함한 블렌드 드립 커피들, 에스프레소 음료 중심이고 제법 충실합니다. 유자차, 녹차  등 다른 음료들도 제법 있어 커피 안 드시는 분들도 충분히 즐기 실 수 있으며 디저트로 스콘과 푸딩이 있습니다. 푸딩은 떨어지거나 준비가 안 된 날이 많은 듯합니다. 다음에 꼭 가서 먹어 봐야지요^^ 스페셜티 핸드드립 커피들은 가격대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원두는 원두의 수급이 불안정할 때가 많아 자주 바뀐다고 합니다.  스페셜티 같은 경우 가격대가 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마디. 커피 좋아하신다면 아까워 마시고 주문하세요. 

     

    [ 주차는 10M 정도 서쪽 마을 공동주차장에 하세요. ]

     

    일단 첫 주문은 페루 게이샤. 만구천원 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네요. 제가 올 초부터 드립 커피를 시작해서 어떻게 커피를 내리는지 관찰을 많이 합니다. 상당히 정성스럽게 내리시더라고요. 우선 잔과 서버 드리퍼 등 온도 올리고 온도계로 계속 수온 재면서 추출에 좋은 온도로 맞추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 이였네요. 원두 뜸도 정성스럽게 들이고 추출 과정에서도 적당량의 물을 유지하며 정성스럽게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첫 잔 마시고 사장님께 드립 방법이나 이런저런 궁금한 것들 이야기 나누면서 많이 배웠네요. 손님이 저 밖에 없던 시간이라 사장님께 커피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커피는 제법 진하게 내려 주시네요. 대만족! ]

     

    역시 게이샤 원두들 이름값 합니다. 지난 휴가때 박이추 바리스타님이 내려 주셨던 파나마 게이샤의 맛과 향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지만 역시 맛있다 라는 느낌이네요. 제가 아직 커피 초보라 뭐라 평가하긴 좀 이르겠지만요^^ 적당한 산미와 복잡한 맛과 향, 거기에 산뜻한 느낌의 꽃향기 랄까요? 약간 진하게 내려 주십니다. 그 말은 원두를 안 아끼고 주신다는 소리이기도 해요. 이때 다른 유명한 곳 갔다가  여기가 얼마나 원두를 안 아끼고 내려 주시는지를 단번에 알았습니다. 사진만 봐도 느껴지시지요? 좀 연하게 드신다면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뜨거운 물을 요청하세요. 저야 지금 배우는 단계이지만 내릴 때 연하게 내리는 게 아닌 최적의 추출조건으로 내린 후 원하는 농도로 뜨거운 물을 섞어 농도를 조절하는 것 이더라고요. 그리고 처음 내렸을 때 농도에서 맛과 향을 한번 보고 좋아하시는 농도로 바꾼 후 다시 드시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 눈 앞에서 정성껏 내려 주시는걸 볼 수 있네요.]

     

    한잔 더 요청 드렸습니다. 추천을 부탁드렸는데 의외로 대정 로스터리 오리지널 블렌드인 내 맘대로 였던가? 를 내려 주시네요. 검색해 보니 아프리카 노지 원두를 들여놓으실 때가 있어 사실 그거 마시고 싶었는데 그 원두가 수급이 상당히 불안정하다 하시더라고요. 제가 원래 산미 싫어하고 구수한 느낌의 원두를 좋아하다가 핸드드립 시작하고 나서 산미도 있는 중, 약배전 원두들을 마시기 시작했거든요. 이 이야기 물론 같이 나누고요. 내려주신 커피는 배전을 더 강하게 하고 신맛이 적으며 탄맛이 살짝 돌면서 구수함이 강조된 녀석이었습니다. 박이추 바리스타님의 도쿄 블렌드가 이것과 비슷한 결 이랄까요? 아재들을 위한 아아 ( 저 아재입니다 TT )나 라떼에 잘 어울릴 만한 맛 이더군요. 예전 같으면 이 원두를 연하게 마시는걸 참 좋아했을 것 같은데 그걸 또 용케 골라 주시네요. 핸드드립을 시작하면서 이런 원두 선택이나 제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를 배우고 있습니다.

     

    [ 빼 먹을수 없는 스콘과 수제 잼.]

     

    스콘과 잼도 빼 먹을수 없네요. 스콘은 직접 만드신 수제. 어떻게 보면 스콘보다 조금 빵 같이 구워진 아쉬움이 있었지만 직접 만드신 것 이잖아요.ㅎㅎ 그런데 그런 걸 싹 날려주는 게 저 잼이네요. 스콘, 커피와 너무 잘 어울리는 맛과 향? 놓치지 말고 꼭 드셔 보세요. 스콘보다 잼을 드시기 위해서요. 그리고 같이 내주시는 설탕도 인상적이에요. 사탕수수 원당으로 만드는 저 설탕을 에스프레소나 핸드드립에 넣고 젓지 않고 살살 녹이면서 마시는 것 추천드려요. 

     

    Good

    1. 실력있는 로스터리 카페.

    2. 다양하게 구비된 원두와 각종 음료들

    3. 수제 잼, 스콘 등도 매력적

    4. 쉬운 주차와 비교적 찾아가기 쉬운 곳

    5. 조용한 분위기

     

    Bad

    1. 대정이라 찾아가기 쉽지만 가깝지는 않음. 

    2. 스페셜티는 가격대가 좀 있음. 원두 가격 생각하면 비싼 건 아님

    3. 약간은 불편한 의자 

    4. 푸딩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TT ( 푸딩뿐 아니라 일부 원두의 수급이 불안정하다고 함 )

     

    정말 좋은 곳을 찾았습니다. 집 앞이라면 매일 가고 싶어요. 물론 진짜 집 앞이라면 직장인과 술꾼들이 몰려가 정성스럽게 내려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다 사라지겠지만요. 아! 제가 대정으로 이사를? ㅎㅎㅎㅎㅎ 정말 커피 맛있게 내리고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한 고즈넉한 집입니다. 개인 로스터리 카페의 장점이 모두 살아있어 정말 좋네요. 유명하고 독특한 집들도 좋지만 이런 개인 카페에서 조용히 맛있는 커피 즐기는 것도 좋은 휴가법 아닐까 합니다. 휴가 갈 때마다 대정으로 차 돌릴 거 같네요. 사장님 다음엔 푸딩 꼭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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