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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스퍼는 꼭 시승해 보고 구입하세요.
    지름기 2021. 11. 7. 16:49

    제가 경차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보통 혼자서 출퇴근으로 타고 다니며 공영주차장, 고속도로 톨비, 유류세 지원( 1가구 1 차량 또는 1호차를 렌터카로 타면 됩니다), 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승합차, 화물차, 경차가 대상) 등 저 같은 경우 세금 혜택도 상당히 봅니다. 경차란 게 환경, 조건에 따라 호불호가 워낙 많이 갈리지만 전 벌써 세대째 경차를 탔네요. 저같이 경차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예전부터 소문으로 돌던 현대의 신형 경차, 캐스퍼를 기다리셨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각종 언론, 유튜버, 게시판의 사람들 등은 비싸고 안전하지 않고 시끄럽다 차라리 상위 차종을 사라라고 하지만 올해 치는 벌써 다 팔렸고 대기가 4개월이라 하니 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2만 명 정도는 되나 봅니다. 저도 구매를 할 목적으로 캐스퍼를 시승해 보았습니다

     

    [ 전 아직 구매할지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모든게 모닝과 레이의 중간? 가격 포함 애매한 느낌 이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망설이고 있습니다. 조금 애매한? 결론을 아직도 못 내고 있는? 제가 캐스퍼에 원했던 것을 캐스퍼가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가격도 가격인데 레이의 공간을 바랬던 저에게 화려한 옵션과 비교적 좋은 주행 안정성이냐, 레이의 공간과 가격이냐 에서 선택을 못 하게 하고 있네요. 이런 결정을 내린 게 시승을 해 보고입니다. 시승해 보고 구입을 취소 한 케이스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취소 라기 보단 보류 쪽이 더 맞겠네요. 왜 그런지 하나하나 풀어 가 보겠습니다. 

     

    [ 모닝대비 커 보이지요? 시승은 쏘카로 했습니다. ]

    시승은 쏘카로 했습니다. 보험료와 운행비용을 내면 대여료는 면제되네요. 1회 가능하며 그 뒤엔 다른 카 쉐어링 처럼 탈 수 있습니다. 제법 여기저기 뿌려지고 있네요. 시승차는 1.0 자연흡기에 모던 트림이고 휠은 17" 검은색 알로이 휠이 끼워 저 있습니다. 캐스퍼가 인기를 끄는 이유 첫 번째는 디자인 아닐까 합니다. 모닝이나 스파크가 상품성과 가격이 제법 괜찮지만 이미지가 너무 올드하지요? 캐스퍼는 파워트레인이나 플랫폼 등 모닝과 유사한데도 실제 보면 더 커 보이고 젊고 멋져 보입니다. 분명 높이만 높을 뿐인데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캐스퍼가 더 크고 더 젊어 보이네요. 

     

    [ 옵션을 보면 돈값을 해요. 통풍시트에 카플레이 지원되는 네비와 무드램프까지. ]

    실내도 싼 재질에 좁긴 하지만 그럼에도 꽤나 잘 풀어냈다 봅니다. 다른 경차들에 비하면 정말 이쁘고 꽉 찬 느낌?  시승차가 모던트림이라 영상 등으로 올라오는 인스퍼레이션에 비하면 실내 소재가 떨어지긴 합니다. 그런데 그래 봐야 어차피 경차니까요. 모던만 하더라도 가죽시트에 페브릭 재질이 일부 적용된 내장 패널, 무드등, 어설픈 듯 나쁘지 않은 계기에 경차로 보면 화려하면서 충분하고, 윗등급과 비교하면 좀 아쉽지만 개성 있고 쓸만한 인테리어입니다. 

     

    [ 캐스퍼의 화려한 옵션은 분명 장점이에요. 순정 네비는 꼭 하세요. 상급모델보다 빠르고 디스플레이도 좋아요.]

    제가 생각하는 캐스퍼 최고의 장점은 옵션 입니다. 전부 선택하면 무시무시하게 비싸지지만 경차 타던 분들은 다 고르고 싶은 옵션들 일 겁니다. 그리고 모던등급부터 기본으로 제공되는 기능들만 해도 상위 모델보다 난 것들도 있어요. 일단 ADAS가 충격적이네요. 차선 유지 보조, 차로이탈 방지 보조, 측후방 경보(시승중 이거 덕 많이 봤습니다. 망할 오토바이들...), 긴급 제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까지. HDA, 완전정지와 재출발을 제외한 대부분의 ADAS가 됩니다. 능력도 나쁘지 않아서 HDA1이 적용된 현대차들 보다 약간 못한 느낌? 하여간 보조로서 제 값을 합니다. 거기에 통풍시트도 있지요. 이제 오토 홀드만 들어가면 엔진도 빼도 되겠네요. 그리고 전 내비게이션 꼭 넣으라 추천드립니다. 이게 화면 사이즈는 약간 작지만 빠르고 화질이 너무 좋아요. 현 상급 모델보다 더 빠릿빠릿하고 어설픈 듯하면서도 차에 잘 녹아들어 있어 어설픈 애프터마켓 네비나 스마트폰 거치대 쓰느니 그냥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연결해 쓰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 주행 감각은 레이와 모닝 에서 모닝쪽에 조금 더 가깝네요. 레이와 비교하면 천사네요.]

    주행 감각도 합격 입니다. 저는 워낙 연비 운전 이긴 합니다만 시내에서 타기에는 자연흡기 만으로도 충분하며 욕심만 안 부리고 2,3차선에서 그냥 흐름만 따라간다면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도 올라갈 만합니다. 애초에 고속도로 주로 타려면 경차 중에서는 CVT 달린 M400 스파크가 답입니다 ( 전 출퇴근 주간 연비 19 이상 내고 다녔습니다.) 답답하면 터보인 액티브 선택하면 되는데 뒷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등 좀 비싸 보이지만 알고 보면 혜자인 옵션이지요. 그리고 주행 안정성은 모닝이나 스파크만 못하지만 일상 영역에선 아무 문제없고 레이에 비하면 천사입니다. 제가 레이를 안 타고 싶은 이유 두 개가 하나는 연비고 하나는 주행 안전성 이거든요. 넘어질 뻔하거나 넘어진 레이를 눈앞에서 여럿 본 데다가 제가 운전해 봐도 무시무시했으니까요. 캐스퍼는 몰아붙이면 불안해지는데 너무 욕심만 안 부리면 충분히 탈만 합니다. 고속도로 IC 나 유턴 때 바퀴 뜨고 중심 잃던 레이와 비교할 레벨이 절대 아닙니다. 시승차가 17"이고 15"와 서스 구성이 다르다 하니 15"의 경제성과 승차감이냐, 17"의 안정감이냐는 차이가 있겠네요,

     

    [ 연비는 생각보단 좀 나왓지만 진동이 거슬립니다.]

    연비는 워낙 상대적이라 참조만 하세요. 제 느낌은 모닝>=스파크(M400)>캐스퍼>>레이 입니다. 고속도로는 짧지만 18, 시내 간선도로는 15, 시내 단거리나 막히는 곳 에선 11 정도 나왔습니다. 레쿠스 레이와는 비교할게 아니고( 레이도 신형은 로직이 바뀌어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모닝만은 못하지만 어느 정도는 내준다 보는 게 맞겠네요. 경차가 연비 더 떨어진다고 하는데 운전 방법에 따라 차이 나지만 생각만큼은 아닙니다. 다만 진동이 좀 거슬리네요. 시승한 분들 공통적 이야기인데 경차 치고도 진동이 좀 있습니다. M400스파크보다 진동이 확실히 더 있었고 냉간뿐 아니라 엔진 온도가 오른 후에도 정차 중엔 진동이 있었습니다. 기존 경차 타시던 분들은 진동이 좀 있네 싶은 정도 입니다만 이것도 시승해 보셔야 하는 이유네요.

     

    [ 공간은 레이 생각 하시면 실망입니다. 모닝과 비슷해요. ]

    제가 캐스퍼를 선택 안 한 이유는 사실 공간입니다. 전 레이 만큼은 아니더라도 레이의 공간을 기대했거든요. 레쿠스라는 말은 기름을 에쿠스만큼 먹는다는 의미 일 뿐 아니라 뒷자리는 에쿠스만큼 공간 나온다는 의미 이기도 했거든요. 물론 캐스퍼의 풀 플렛 시트는 옵션 추가하면 앞좌석 두 개 까지도 접혀 평평해지는 극강의 차박 머신이 되긴 합니다. 트렁크가 좁지만 조수석까지 접고 트렁크에 액세서리인 정리함 넣으면 뒤에서 앞 시트까지 평평 해저서 이케아도 갈 수 있게 됩니다. 저희 집 1호차인 IG가 가스차라 꿈도 못 꾸는.ㅎㅎㅎ 진짜 이케아나 코스트코 같은 데 가서 뒷좌석뿐 아니라 조수석까지 접고 욱여넣으면 캐스퍼가 왜 인기인지 알 수 있을 거 같네요. 저도 시승 중 코스트코와 이케아를 갔으니까요.ㅎㅎ

     

    [ 슬라이딩 시트(옵션)라지만 앞으로만 되 뒷자리는 기존 경차와 같이 좁습니다. ]

     

    그런데... 뒷자리가 좁습니다. 경차인데 뭘 바라냐 하시지만 레이 뒷자리가 정말 넓거든요. 캐스퍼 에도 동일한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좀 더 여유있길 바랬는데 공간은 모닝과 동일합니다. 무릎이 닿아요. 머리 위는 여유가 있지만 성인은 단거리만 타야 하는 정도입니다. 시승차가 슬라이딩 시트 옵션이 안 들어가 그렇다... 도 아닙니다. 슬라이딩 시트 옵션을 넣어도 이게 앞으로만 가는 거라 공간은 동일합니다. 뒤에 사람 태울 일 적은 경차라고는 해도 레이의 공간 경험해 보셨던 분들이라면 심히 아쉬울 겁니다. 스파크를 타던 제가 장점 많은 스파크를 교체하려는 이유는 이거거든요. 스파크의 형편없는 뒷좌석 폴딩과 레이의 공간 (그리고 사업자로 구입해 세금 혜택^^) 때문.

     

    [ 조수석 무릎공간도 심각합니다. 센터콘솔이 튀어나와 방해되요. ]

     

    또 하나. 조수석이 불편합니다. 센터콘솔이 두껍게 튀어나와 조수석의 무릎 공간을 침해합니다. 운전할 때는 페달 위치 때문인지 잘 못 느꼈는데 조수석 앉아보니 바로 느껴지더군요. 경차인데 뭘 그러냐... 가 아니라 경차라 그 작은 공간도 탑승자에게 정말 큰 게 되는 거 지요. 저만 이거 느낀 줄 알았는데 게시판들이나 시승기에도 동일한 걸 지적하는 사람들이 제법 되네요. 저 같은 겨우 대부분 혼자 타고 다니지만 조수석에는 사람 태우는 일이 제법 있습니다. 여러 가지고 공간에서 만큼은 기대만 못한 캐스퍼입니다.

     

    [ 전 캐스퍼를 이렇게 쓸려고 사려고 합니다. 출퇴근 겸 짐차 + 세금혜택 이지요.]

    캐스퍼의 제일 큰 논란거리는 가격이지요. 풀옵션 하면 2000만 원입니다. 상급 모델을 넘지요. 그런데 옵션 하나하나 뜯어보면 납득이 가거든요. 가격적으로 혜자인 터보 엔진에 상급 모델보다 더 좋은 ADAS에 선루프에 통풍시트와 멋진 디스플레이까지 가진 경차의 세제혜택. 분명 베뉴나 깡통 아반떼 이야기하실 텐데 저에게 그런 차는 1도 매력 없거든요. 전 경차가 필요하니까요. 그렇다고 가격을 보고 중간옵인 모던이나 완전 깡통을 하자니 캐스퍼의 매력이 줄어듭니다. 시승차 같이 모던에 네비만 추가하는 게 가성비로서 날 수도 있는데 결국 인스퍼레이션과 가격차이가 별로 안 나게 됩니다. 현기의 특징이 그거지요. 옵션과 차량가 포지셔닝이 절묘해서 윗급의 차, 풀옵션, 최고등급의 차를 자꾸 쳐다보게 만들어요. 거기에 비싸다 하지만 소형 SUV들이 3천에 육박하고 중형 SUV들이 5천을 바라보는 세상이니 상대적으로 2천이란 가격이 비싸다고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지금은 줄었지만 부가세 환급을 빼더라도 전 작년에 경차 혜택으로만 연 200만 원 이상 아꼈으니까요.

    [ 여기저기 다 이쁘지만 전 뒤가 제일 이쁘네요. ]

     

    그래서 살 거냐? 보류입니다. 아직도 레이냐 캐스퍼냐 고민 중입니다. 시승하기 전엔 캐스퍼 사려 했지만 시승 해 보고 레이와 다시 고민중 입니다. 갑자기 레이의 1500만 원이라는 가격이 싸 보이는 것도 있지만 전 역시 공간이 제일 아쉬웠거든요. 그렇다고 선뜻 레이도 계약 안 한 게 레이의 주행 안정성이 너무나도 형편없는 점이 걸립니다. 거기에 비싸다 하지만 캐스퍼의 옵션들이 너무나 좋아요. 오토 홀드만 들어 가 있으면 사실 바로 계약했을 지도 모릅니다. 올 초 경차용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개발되어 이제 경차에도 오토홀드 들어 갈 수 있거든요. ADAS, 통풍시트, 오토홀드를 IG 에서 처음 경험 해 봤는데 서울에서 한여름 차로 출퇴근 하며 이거 경험 해 보면 다시는 없는차는 타기 싫어질 겁니다. 오토홀드 말고는 캐스퍼만이 가지고 있으니까요. 최소한 통풍시트 만 이라도 레이가 넣어주면 안 될까요?

     

    [ 모닝과 레이의 중간에서 모닝에 좀 더 가까운 차 입니다. 가격은 저 멀리... ]

     

    Good

     

    1. 이쁘다. 늙고 고리타분한 이미지의 다른 경차들과 다름. 심지어 레이는 이제 플랫폼 자체가 사골

    2. 풍부한 옵션. 상급 모델보다 옵션이 좋음. 내비게이션 꼭 넣으세요. 모던의 통풍시트는 한국에서는 신의 한 수

    3. 나쁘지 않은 주행 감각. 모닝보단 못하지만 레이 생각하면 천사.

    4. 최신형 경차. 경차 혜택 누리는 분들에겐 좋은 선택

     

    Bad

     

    1. 상급 모델 넘어서는 가격. 풀 옵션이 2천만 원인 경차. 하나하나 납득은 가는 구성이라 해도 비싸긴 너무 비쌈.

    2. 생각보다 별로인 공간. 레이 생각하면 큰 오산. 모닝 생각하면 나쁘지 않음

    3. 운전석 이 외엔 불편함. 뒷좌석은 경차 생각하면 이해되지만 조수석이 불편한 건 좀 큰 단점

    4. 진동이 제법 있음. 다른 경차 대비해도 진동은 좀 있음. 디젤과 GDI 엔진 사이.

    5. 이쁘지만 눈에 안 들어오는 계기판. 다이얼이 아닌 숫자와 그래프로 표시되는 타코미터는 연비 운전하며 회전수 체크 자주 하는 저에겐 독.

     

    음... 애매합니다. 모든 게 애매합니다. 제가 안 사는 건 공간 때문입니다만 인터넷이나 유튜버들은 캐스퍼 구입하는 사람들 에게 호갱이라는 이미지를 씌우고 있네요. 애초에 경차를 타는 사람들이 왜 경차를 타는지 무시하는 시선들 이기에 신경은 안 씁니다만 솔직히 비싸기는 하지요. 그 가격만큼 제공하는 게 마음에 들긴 합니다. 그런데 견적을 내 보고 여러 가지 따저보면 볼수록 과연 이란 생각이 드네요. 만약 CVT나 오토 홀드가 들어 가 있었다면? 불가능 할거 같지만 뒷 시트가 뒤로 슬라이딩이 되었다면? 전 이미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차가 당장 필요한 건 아닌 데다가 지금 주문해도 내년 봄이니 내년에 다시 생각해 보려고요. 

     

    그래서 결론은? 시승해 보시고 견적 한번 내 보세요. 일부가 말하는 거만큼 사면 호갱이 되는 차는 아니지만 여러분이 원하는 것과는 좀 다를 수 있어요. 경차가 주는 혜택이 유지되는 한 제법 팔릴 차 인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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