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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희동의 대표 주점 이파리
    식량창고/서울 2016. 3. 12. 20:31

    술도 안 마시면서 뭔 술집엘 그렇게 가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더라고요. 술집가서 안주발 세우는게 죄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야 말로 뭘 모르고 하시는 소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집의 음식이 맛 있는건 당연한 겁니다. 일본으로 따지면 이자카야, 스페인으로 따지면 타파스, 영국으로 따지면 펍! 재작년에 제가 제일 많이 간 술집이 압구정의 이치에 라면 작년에는 규자카야 모토와 함께 연남동의 터줏대감 한식주점 이파리 였습니다. 한식을 그다지 찾아먹지 않는 저 에게 어찌보면 한식(안주)의 재미를 새롭게 알려 준 곳 이랄까요?

     

    [ 이파리는 제철 재료를 이용 한 한식안주가 일품입니다. ]

     

    이파리는 연희동에 있습니다. 기분상 으로는 연남동 인데... 연남동에서 굴다리 넘어니 연희동이 맞긴 하지요^^ 규자카야 모토에서 좀 더 들어가면 있는데 간판 찾기가 어렵습니다. 지도 보시고 찾아가시는게 여러모로 좋지요. 로드뷰에 보이는 엉터리 생고기 옆건물 함흥냉면집 2층에 있습니다. 이파리는 발렛파킹도 됩니다. 이상하게 전 언제나 모토나 굴다리에다가 차를 대고 가는데 가고나서 언제나 아차! 하지요.ㅎㅎㅎ 가격대는... 모토도 그렇지만 단품단품 안 비싼거 같은데 마구 먹다보면 꽤 나옵니다.

     

    이파리, 규자카야 모토의 사장님 블로그도 참조 해 보세요. http://blog.naver.com/mpasdf

     

     

    이파리 만의 특징이 하나 있다면 오토시(?) 가 푸짐하게 나옵니다. 한식주점에 오토시 라는 말이 참 안 어울리는데 우리말로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 어떤 블로거 분의 말에 의하면 술 퍼 마시기 전에 속 든든히 채워두라는 술꾼 사장님의 베려 라나? 기본찬에 죽, 계란이 깔리고 국물이 나올때도 있습니다. 지난번 방문때는 김치국이 나와 또 좋았지요. 뭐, 술꾼 사장님의 배려라니... 많이 퍼 마시고 비싼안주 많이 시키란 소리로 듣겠습니다.ㅎㅎㅎㅎ 아차!!!! 기본찬 추가 주문은 유료입니다.

     

    [ 기본으로 깔리는 찬도 좋습니다. 사진엔 죽이 빠졌네요. 추가주문은 유료입니다. ]

     

    제가 이파리를 좋아하는건 제철 재료를 잘 준비한다는 것 이지요. 위의 최사장님 블로그를 보면 가끔씩 현지에서 제철재료들을 준비 해 옵니다. 지난번에는 국산 생 참치가 들어 왔다길래 부랴부랴 갔었거든요. 아쉽게도 특수부위는 다 팔려서 모듬을 시켰는데... 어라? 이거 좋네!! 연근해 참치가 사실 그렇게 맛 있지는 않습니다. 크기도 작고 맛도 좀 아쉬울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때는 아주 좋았습니다. 산미는 좀 부족한거 같지만 질감도 그렇고 고유의 맛과 향도 부드럽게 올라오는 것이 생참치 만의 느낌이 참 좋았거든요. 제법 크기가 큰 참다랑어 였다는듯 한데... 마침 부산쪽에서 제법 질 좋은 참다랑어가 여럿 잡혀 노량진에 까지 올라왔던듯 합니다.

     

    [ 생참치를 한식주점에서? 그런데 이게 또 별미였단 말이지요... ]

     

    마침 대구도 있다길래 대구탕을 주문 했습니다. 오호~ 이게 또 괜찮네요. 물론 고급 일식집 이나 초밥집에서 내 오는 생대구탕같은... 응? 이정도면 훌륭하잖아!!! 알도 제법 들어있고 국물도 잘 나왔습니다. 안주에 쓰기 좋게 건저먹을 야채라던가 그런것도 제법 들어 가 있어 먹는동안 심심할 일이 없네요. 생선 잘 못 발라먹는 남정네들이 가서 정작 대구는 발라먹는데 애 좀 먹었지만 이 가격대 에서는 흠잡을 수 없는 대구탕이 나왔습니다. 초밥집에서 4,5만원씩 받는 생 대구에 이리 잔뜩 넣어 이게 우유인지 대구탕인지 모르는 진국하고 비교하긴 좀 그렇잖아요^^

     

    [ 탕 류도 잘 끓여 내 옵니다. 이날 대구탕은 먹을게 많았지요. ]

     

    그런데 가끔 실패? 하기도 합니다. 이건 트러플 육회 입니다. 트러플이 이파리에 들어 왔다는 소문을 듣고 냅다 달려 갓는데 마침 있는 트러플 육회!!!! 고기에 더 비싼걸 올리면 맛이 없을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 메뉴는 실패. 트러플도 향이 부족했지만 그 이전에 깻임이 모든걸 말아먹었거든요. 향과 식감 모두 말이지요. 이때는 차라리 트러플 오일에 소금을 넣어 양념으로 올리고 깻잎을 최소한으로 넣었다면 어쨋을까 싶더라고요.

     

    [ 가끔 이런 괴작 요리도 나옵니다^^;;트러플 육회. 깻잎이 트러플의 맛과 향을 말아먹어 버린TT ]

     

    일품 요리도 좋지만 이런 무침요리도 좋습니다. 이건 양지 무침인데 미나리와 천엽, 양지 등이 넉넉하게 들어 가 술이 꿀떡꿀떡 넘어가게 만드는 안주 입니다. 아, 뭐 저야 물론 콜라를 꿀떡꿀떡 넘겼지만요.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저 안동소주를 처음 맛 봤는데... 우와~ 그동안 마셔오던 소주와는 격이 다른 맛과 향 이네요. C1이 역시 좋네 아니다 두꺼비가 최고였다 하시는 분들, 이제 알콜 그만 마시고 소주 드셔 보시는건 어떨까 하네요. 비싸지만요. 

     

    [ 양지 무침에 듬뿍 들어간 간천엽과 양지에 미나리까지. 소주가 꿀떡꿀떡 ]

     

    무침요리 하나 더 보여 드릴께요. 꼬막무침 입니다. 꼬막철에 나오는 건데 이게 또 끝내주네요. 사실 제가 꼬막을 안 먹어서 몇점 안 먹었는데 딱 먹자마자 알겠더라고요.

     

    이 꼬막은 좋은 것이여!

     

    이파리를 자주 가게 만든 요리가 이 꼬막이였습니다. 제가 안 먹는 재료지만 이걸 맛있게 내 왔거든요. 위의 양지무침과 비슷한 양념인데 꼬막 자체가 맛이 있으니 이게 또 막걸리를 부르는 맛이 되더라고요.

     

     

    또 하나 꼭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 전복죽 입니다. 이건 가을경 전복 맛있을때 나오는 건데... 전복을 많이 넣어 주거든요. 게우도 잔뜩 들어가고요. 전복죽 이라고 이야기 안 했으면 이게 전복죽 인지 전복요리인지 알기 어렵지 않나요? 최근 몇년간 제일 맛있게 먹은 전복죽 이였습니다. 일단 전복죽 색이 게우색 이였으니 그림만 봐도 맛이 상상이 갈 만한 일품이지요.

     

    [ 전복과 게우가 잔뜩 들어간 전복죽. 이 맛에 이파리 가는거 아니겠어요. ]

     

    아래는 이파리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3색육회 입니다. 계절에 따라 이게 빠지고 다른 육회가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전 이게 최고로 좋네요. 고추장으로 무친 육회, 3년묶힌 조선간장으로 무친 육회, 특이하게 들깨로 무친 육회 이렇게 세종류 인데 이게 또 세가지 모두 맛이 틀리거든요. 조선간장의 맛과 향이 고기와 잘 어울리는 육회도 좋지만 전 들깨로 무친 육회가 정말 쇼킹 했습니다. 이게 또 향이 틀리거든요. 깨 많이넣은거 그다지 좋게 안 보는데 씹히는 들깨의 식감과 그 특유의 향이 독특해서 이 육회는 매번 시키고 싶습니다. 물론 맛 자체는 조선간장으로 무친 육회를 제일 좋아합니다. 최사장님께 약간의 불만을 이야기 하자면 고기를 좀 더 굵게 썰어 주세요TT 제 취향일 수도 있지만 고기를 지금같이 얇게 하면서도 폭과 길이를 길게 하면 좀 더 씹는 느낌이 좋을거 같습니다.

     

    [ 고추장, 조선간장, 들깨 세가지 맛의 육회는 이파리의 대표 메뉴 입니다.]

     

    그럼 요리 한가지 더. 차돌박이 된장전골은 꼭 시켜 보세요. 꽤 짜긴 한데... 이거 주문하면 당연 밥이 땡깁니다. 밥 달라고 하면 주시는데 이거 꼭 밥이랑 드세요. 진~~~ 한 된장맛에 씹히는 차돌박이가 일품입니다. 공기밥 두개정도 시켜서 저기에 밥 슥슥 비벼 먹는 상상을 이 형편없게 맛 없는 지금 일터의 점심밥을 먹으며 합니다. 어후~~~ 저기 들어 간 감자 생각나네요.

     

    [ 차돌박이 된장전골도 강추. 제법 짜요~ 밥을 부르는 맛! ]

     

    이런이런. 빼먹은게 하나 더 있네요. 아래 음식 뭘까요? 김 국 입니다! 넵! 바로 그 김이요. 위에 뭘 올렸냐고요? 성게래요. 그러니 이걸 안 먹으면 되겠어요? 오이냉국 같은 새콤하고 시원한 맛을 생각 햇는데 그게 아니라 김과 성게의 맛을 살리는 은은한 국물이네요. 김이 맛 있고 성게가 맛 있으니 거기에 물만 넣어도 맛있는 국이 되는거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저 날에는 김국 하고 전복죽 먹으러 갔었거든요. 둘다 제 기대를 저 버리지 않는 훌륭한 맛 이였습니다.

     

    [ 질좋은 김과 성게를 가지고 국을 만드니 더 이상 뭐가 필요 하리오... ]

     

    이파리도 그렇고 규자카야 모토도 그렇고 세트메뉴가 있습니다. 이파리의 경우 보신세트 라고 7만원 짜리 세트가 있는데 전 이상하게도 갈 때마다 품절이여서TT 가격대가 좀 있지만 이게 나오는 음식이 만만치가 않거든요. 계절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차례차례 내 옵니다. 못 먹어봣다면서 어찌 아냐고요? 전복죽, 병어무침, 옺닭백숙, 육전, 김국 같은게 줄줄이 나오는 보신코스라니 안 먹어도 상상이 가지 않으세요? 거기에 전통주 페어링도 가능하니 거 참 침이 안 넘어가면 이상한 세트지요.

     

    [ 다양한 주류도 마음에 듭니다. 막걸리나 소주도 좋은걸 드셔 보세요. 술 못마시는 전 모주나TT ]

     

    그런데 이파리의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간이 짜요TT 제가 입맛이 상당히 짭니다. 그런 제가 응? 짠거 같다 느끼면 이건 엄청 짠거거든요. 맛은 물론 보장 합니다. 그런데 이 염도라면 술안주 임을 감안 하더라도 조금 강한거 아닐까 합니다. 제가 이파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지만 그 중에서도 재료의 맛을 잘 살린다는 것 인데 이 짜다는 느낌 때문에 싫어하실 분들이 있을거 같기도 하네요.

     

    [ 이파리 정말 좋아하는 곳 이지만 음식이 좀 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네요. ]

     

    Good

     

    1. 제철 재료를 잘 살리는 맛있는 음식

    2. 다양한 한식 안주와 주류. 소주와 막걸리도 좋은걸 드셔 보세요.

    3. 어깨에 힘 안 주고 갈만한 편안한곳

    4. 처음에 내 주는 기본상차림 만 으로도 소주 한병은 마실듯.

     

    Bad

     

    1. 가격이... 좋은거 같은데 싼건 아님. 내가가면 1인당 5만원정도 들어감. 허걱!!

    2. 간이 셈. 무침요리나 전골 같은건... 꽤 짬. 안주임을 감안해도 조금 과한건 아닐까?

    3. 일요일에 문좀 열어 주세요TT

     

    최근 몇년 한식을 먹을때 제일 불만 이였던건 음식의, 재료의 맛과 질감을 뭉개놓는다는 느낌 이였습니다. 각각 재료의 맛이나 질감을 살리는게 아니라 양념으로, 조리법으로 그것들을 모두 뭉개버린다는 느낌? 재료의 장점을 살리는게 아니라 재료의 단점을 감추는데 급급하다는 느낌 이였거든요. 이파리의 꼬막무침 그것도 제가 싫어하는 재료인 꼬막이였는데도 먹자마자 맛있는 꼬막을 잘 무쳐 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파리 스럽게 간간했지요. 아니 그러면서 무슨 맛을 살렸냐고요? 그럼에도 꼬막의 맛과 향과 질감을 살려 냈거든요.

     

    한식은 맛이 안 바뀐다 라는 고정관념이 어느새 들더라고요. 어딜가고 어느걸 먹건 비싸건 싸건 점점 획일화 된 다는 느낌? 사실 이파리가 특별한 레시피도 아니고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진귀한 재료나 어마어마한 기교가 들어간 음식은 아닙니다. 그냥 한식주점 이거든요. 그런데 이파리의 음식을 먹고 좋은 한식을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식당이나 밍글스 같이 이제는 세계적 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한식 파인 다이닝도 있지만 제대로된 한식 어디 없나 찾아봐야 겠습니다. 물론 정식당과 밍글스는 가 볼 예정 이고요.ㅎㅎㅎㅎ

     

    [ 올해 참치 개시가 한식주점 이라니... ]

     

    렌즈를 추가했습니다. 사진을 올리고 보니 차이가 확 나지요? 심지어 폰도 바꿧는데 태그정보 안 보고도 한눈에 알 정도로 차이가 나네요. 삼짜이즈 35mm f1.5 입니다. 뭐, 저의 발사진 으로도 이정도 차이가 나니 역시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를 스마트폰이 넘는건 아직 멀고도 먼 이야기네요. 자동차는 배기량이 깡패고 카메라는 판형이 깡패고 렌즈는 조리개가 깡패고 음식은 재료가 깡패라는건 만고 불변의 진리 인 모양입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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