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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드코어한 숙성스시 스시만
    식량창고/서울 2017. 3. 26. 05:37

    근 일년째 해외출장 중 입니다. 뭐 두달에 한번 귀국햇다 오니 고생은 덜 하긴 한데... 이 나라 와서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의 미식? 외식 수준도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요즘 스시들은 소위 말하는 본토에 꽤나 근접했다고 생각 하거든요. 다만 제가 조금 아쉬워 하는건 개성이 좀 부족한거 아닌가 하는 겁니다. 제가 잘 가는 스시집 말고도 다른곳 들을 일부러 가 보는데 사실 독특한 곳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대가 있는 곳들 중심 이지만 상향평준화 된건 좋은데 여기저기 가 봐도 느낌이 비슷한게 아쉽거든요. 물론 스시조나 아리아케나 미쉐린 별 받은 코지마 같은곳을 가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만 그런 곳들을 가기엔 제가 좀 가난합니다.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찾아간 곳 스시만 입니다. 전부터 가 보려고 찍어둿던 곳 인데 이제야 가 보게 되네요. 정말 독특한곳 입니다. 원래 회나 스시는 선도가 중요 하다고들 하지요? 아니라고요? 스시는 숙성이 중요하다고요? 그런데 스시만 같이 짧게는 몇일에 몇개월을 넘어 거의 일년을 숙성 하는건 상상 해 보셧나요? 스시만의 최대 특징 이지요. 이렇게 장기간 숙성 스시는 일본쪽 에서도 있다고 합니다. 개성도 있고 메인쉐프님의 입담에 서래마을이란 젊은 이미지의 동네에 이런 묵직한 스시가 있다는 점 등 재미있는 곳 입니다. 가격대는 좀 있지요? 자세한건 홈페이지 참조 하세요. 발렛 지원 하고 예약을 추천 드리는데 다른 스시집 보다 좌석의 여유는 좀 더 있는거 같습니다. 당연 카운터 추천 드리는데 그러려면 예약 필수 입니다.

     

    https://sushiman.modoo.at/ <- 홈페이지 참조 하세요

     

     

    주문은 점심의 코스인 15만원짜리 타쿠미 입니다. 메인쉐프이신 권오준 쉐프에게 카운터에서 부탁 드렸고요. 원래 가이세키를 하셧던 분 이라고 하니 스시만 먹는것 보단 좀 더 다양하게 나오는 쪽이 좋을거 같다는 느낌이 들은 데다가 얻어먹는거니 좀 비싼것좀 먹어도 되지요^^ 아니나 다를까 내 주시는 음식들이 가이세키에 나올법한 재료와 구성으로 시작 합니다.

     

     

    유채를 얹히고 가쓰오부시 다시를 부어 냇다거나 알배기를 간장에 조려 내거나 가이세키에서 잘 나올법한 느낌의 조리법이 재료를 잘 살려 줍니다. 플레이팅도 좋고요. 물론 맛도 잘 살려 내는것이 마음에 들었고요. 워낙 요즘 스시집들의 기교가 좋아저서 아주 특별한 느낌은 아닐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도리어 이런 클래식한 맛과 재료가 이젠 더 신선하게 느껴 집니다.

     

     

     가이세키, 클래식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가 이 플레이트에도 드러납니다. 가운데 있는 껍질을 구운 생선은 영어로 바라쿠다, 우리말로는 창꼬치, 일어로는 카마스 라고 합니다. 저는 두번째 먹어 보는건데 이 전에 먹어 본 곳이 미쉐린가이드 별 셋인 교토의 가이세키전문점 효테이 입니다. 별이 주목할 포인트가 아니라 오래된 가이세키 전문점에서 내 오는 재료라는 것 이지요. 유채 줄기 라던가 아래 플레이트 구석의 자주색 풀(^^;;;) 이라던가 일본에서 먹어 본 가이세키에서 많이 쓰는 재료들 입니다. 물론 숙성한 참치를 곁들인것도 놓치면 안되겠지요.

     

     

    스시를 내 올때 첫 점을 제일 신경 쓴다고 합니다. 아니라고 생각 했지만 저도 첫 점 에서 인상을 많이 좌우 받거든요. 코우지나 선수나 만 에서 쉐프님들도 공통적으로 아야기 하시는 것 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만의 첫 스시인 숙성도미 스시는 대성공 입니다. 은은 하면서도 임펙트 있는 단맛에 장기숙성 스시 특유의 향, 거기에 살아있는 도미 껍질의 지방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거기에 적초의 맛이 살아있는 밥이 어울리니 정말 스시로서 상상하지 못했던 맛이 나오네요. 쉐프님께 물어보니 볶은 파를 사용하여 특유의 단맛을 냇다고 합니다. 파야말로 도미와 제일 잘 어울리는 재료이고 가이세키에서 그렇게 전해 저 내려온다 하네요.

     

     

    두번째 스시도 정말 강렬합니다. 삼치스시 입니다. 이제와서 삼치는 스시에서 특별한 재료도 아니지요? 그런데 이게 또 만 에서의 삼치는 틀립니다. 약간은 심심할 수 있는 삼치의 향이 장기 숙성으로 살아난 데다가 뭔가 매운맛과 향이 기분좋게 올라옵니다. 어떻게 스시에서 이런맛을 냇을까 쉐프님께 물어보니 유즈코쇼를 활용 했다 하시네요. 도미도 그렇고 삼치도 그렇고 숙성과 함께 쉐프님의 가이세키에서 얻은 경험이 잘 드러납니다. 다른곳과 틀린 맛 이면서도 전통 일식에서 활용되 온 아이디어 라는 쉐프님의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참치도 숙성을 하니 틀리네요. 맛이 더 진해지면서 부드러워 집니다. 거기에 독특한 방법으로 쥐어 내 주시네요. 이런 작은게 스시에서 입 안에서 맛과 느낌을 제법 크게 바꾸지요. 물론 전통적인 방법이 오랜기간 여러 쉐프님들이 고민하면서 최선을 찾아 낸 것 이지요. 이런 변화 하나하나가 어떻게 쓰냐에 따라서 중간에 훌륭한 변주가 될 수 있다 생각 합니다. 

     

     

    이번엔 전갱이 입니다. 초가 적초인데 코우지에 비해서 향이 꽤 있습니다. 쉐프님 말씀에 의하면 적초는 흰살생선 보다는 색이 있고 맛이 진한 재료에 잘 어울린다고 하시네요. 만의 숙성 기간이 짧게는 한달 길게는 거의 일년짜리도 있습니다. 맛과 향이 진해지며 평범한 초 로는 밥이 재료에 뭍힐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스시만의 장점 중 하나가 그 밸런스를 맞췃다는거 아닐까 싶네요. 다른곳 보다 두꺼운 재료, 많은 밥이 사진으로는 과해 보일수도 있는데 먹으면 잘 어울리거든요. 

     

     

    중간에 잠깐 생선도 먹어 주고요~~~~~ 만의 스시들은 상당히 쇼킹한데 이렇게 중간중간 나오는 음식들은 상당히 클래식 합니다. 플레이팅도 가이세키 만큼 이쁘고요. 

     

     

    스시만의 자랑인 고등어 입니다. 숙성시킨 두터운 고등어 네요. 처음엔 엄청 진한 거의 치즈급의 고등어 아닐까 예상을 했거든요. 예전 한창때의 남가의 고등어 초밥이 아주 진하게 절인 고등어였지요? 최근 스시집들의 고등어는 가볍게 하거나 보우스시 스타일로 만들어 예전같이 강한 고등어는 먹기 힘들어 졌네요. 만의 고등어 강합니다. 그런데 그 치즈같은 강함 까지는 아니네요. 숙성을 오래 해 부드러운 질감에 깊은 맛, 거기에 두터운 살이 적초와 잘 어울립니다.  

     

     

     지금은 조금 늦은 느낌 이지만 3월 초 방문이라 새조개가 나왔네요. 이것도 몇일 숙성시킨 것 이라는데 질감도 부드러워 지고 맛도 살아 납니다. 보통 스시 재료들은 생선은 수시간 조개는 바로 잡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요? 만은 조개마저 장기숙성 해 버립니다. 보통 조개란 쫄깃한 것 인데 부드러운 새조개 라니 거 참 고정관념을 여러개 깨네요.

     

     

     만에서 장기 숙성을 한 재료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특성을 보여 줍니다. 식감이 아주 부드러워 지며 고유의 향이 진해지고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짇어집니다. 물론 그에따라 비린맛이 늘어나기도 하며 쫄깃한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역으로 그 부드러운 식감이 불만이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그동안 먹어 온 재료들이 이런 식으로 변화가 된다는 것을 맛 보는것 만 으로도 재미있어 진다고 할까요?

     

     

     단새우 조차 숙성을 하시다니... 새우의 맛도 바뀝니다. 적초에 단 새우가 녹아 내리면서 느껴지는 맛은 숙성안한 단 새우와도 또 틀린 맛 입니다. 익숙한듯 하면서도 다른 맛과 식감과 향. 제가 만 에서 바랏던 것이 이런거 아닐까 하네요. 상향평준화 되긴 했지만 어디를 가나 비슷한 느낌 같은 재료 뭔가 다른걸 찾고 싶었다는 저의 바램이 이루어 진 듯 합니다.

     

     

    우와!!! 이 참치 무섭네요. 보기부터 이게 참치라고 생각이 되나요? 슬슬 만의 장기 숙성이 진한 치즈(비유가 말이죠^^)향으로 올라오기 시작 합니다. 진짜 강해지기 시작 하네요. 이제 시작 입니다. 전반(?)에는 대중적인 맛에 집중 된 느낌이라면 후반에는 진짜 만의 강함이 올라옵니다.

     

     

     이 두터운 고등어를 보세요. 거의 일년 숙성시킨 고등어라 합니다. 앞서 고등어 나온거 먹고 강하다 했는데 우와 이건 뭐 숙성 기간부터 상상을 초월하네요. 보통 초와 소금으로 흰색으로 숙성이 되는데 이건 갈색이에요. 그런데 뭔가 강력하게 찌르는 느낌이라고 보단 두껍게 치고 들어 온다 할까요? 비린맛에 아주 약한 저에겐 좀 비린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어 좋아하시는 분들 에게는 참을 수 없는 맛이 될 거 같네요.

     

     

     아... 뭐였더라^^;;;;; 까먹었네요. 카레 소금과 오징어먹물을 곁들인 튀김 이였는데 스시들의 임펙트와 완전히 묻혀 버렸습니다. ㅎㅎㅎㅎ

     

     

    방어와 전복 입니다. 깊어진 맛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지요. 요즘엔 전복을 그냥 내 주는 곳이 적어진 느낌 입니다. 술찜 이라던가 상당히 뜨겁게 내 주는 곳도 있고요. 어찌보면 그런 방법이야 말로 가이세키의 조리법 이엿을 텐데 말이지요. 부드러운 방어도 숙성하며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게 아주 좋네요. 

     

     

     만의 숙성이 놀라운 것은 역시 조개들 입니다. 숙성하며 부드러워지는 혜택을 제일 많이 봣다 할까요? 피조개 만의 비릿한 맛도 묵직해 지면서 깊어지는게 비릿한 느낌이 아닌 바다향이 살아나니 더더욱 그러네요. 쫄깃함이 다가 아닌 새로운 조개 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쯤해서 참치 한번 더 내 오고요. 아주 강한 펀치가 날라 옵니다. 이건 대뱃살로 기억 하는데 지방질은 대뱃살 이면서도 향은 아카미인 참 신기한 녀석 입니다. 아쉽게도 그러면서 비린 맛은 도드라 지는데 이게 참 숙성스시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좋아하는 분은 좋아하시겟지만 세련된 최근의 스시들에 비하면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번 겨울(?) 첫 전어 입니다. 숙성 전어네요. 살짝 고등어 느낌이.ㅎㅎㅎㅎㅎ 만의 장기 숙성이 비린맛이 도드라 진 다고 했지요? 보통 전어회와 달리 전어의 향이 강하게 올라 오는게 전 좋았습니다. 단순히 비린맛만 올라 온다면 비린맛에 아주 약한 제가 만의 스시를 이렇게 맛있게 먹을 리가 없지요. 정말 맛이 올라옵니다. 삼치가, 전갱이가, 전어가 이렇게 묵직한 맛을 내리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우와... 이거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것도 나오네요. 연어알 입니다. 그냥 알이 아니라 알집 이네요. 당연 숙성이고요. 묵직한 식감과 맛이 우리가 알고 있던 연어알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저에겐 좀 강하네요. 알집이 묵직 합니다.

     

     

     ㅎㅎㅎㅎ 성게까지 숙성을. 이런 무시무시한 곳을 봣나요. 두껍게 올린 성게가 좋습니다. 다만 다른재료 만큼 극적인 맛의 변화는 없는게 살작 아쉽지만 성게만큼은 이미 충분히 묵직하고 진한 향을 내 오잖아요. 일단 이렇게 두껍게 올린거 부터가 좋습니다.

     

     

    장어는 소금을 올린 심플한 스타일 입니다. 지방이 잘 올라와 있네요. 이렇게 지방이 잘 올라온 장어초밥도 모처럼 입니다. 요즘엔 찐 스타일이 많이 나오다 보니 이런 구운 느낌이 그리웟거든요. 

     

     

    마무리는 우동이나 소바 중 고를 수 있고 디저트는 수제 모나카가 나왔습니다. 둘다 맛 있네요. 가만보면 만의 스시를 제외한 음식들이 꽤나 공이 들어 가 있습니다. 호지차가 나온다던가 어떻게 보면 특별한거 같지 않으면서도 공이 많이 들어간 것이 보입니다. 이런것들이 쌓여 단순히 독특한 숙성스시를 내 오는 곳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스시집이 되는 것 이겠지요. 

     

     

    장기숙성이 장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확실히 비린맛이 강해지는 재료도 있고 부드러워지는 식감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재료도 있습니다. 묵직한 맛이 자칫 밸런스를 깰 수도 있어 보이고요. 이런점을 가이세키 경험이 많은 권오준 쉐프님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잘 풀어 가시는 것이 스시만의 진짜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쉐프님도 자부심이 상당하셧습니다.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의 분 이고 여러가지 물어 보는거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 해 주셧는데 그동안 스시 쉐프님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스시를 접근 하시는 것이 참 인상적 이였습니다. 애초에 스시의 기원을 따지자면 밥과 초에 소금을 넣은 절임에 생선을 같이 넣은, 지금 스시만의 숙성과 비슷하다는 것 이였거든요. 물론 지금 우리나라의 초밥, 이름하여 에도마에 스시는 재료에 많은 가공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요. 어떤것이 옳고 그른지는 드시는 분들이 결정 하는거 아닐까요? 전 둘다 옳다고 생각합니다.

     

     

     GOOD

     

    1. 독특한 장기 숙성스시의 맛. 하드코어 하면서도 묵직한게 일품.

    2. 첫 스시인 도미의 단맛과 둘째 스시인 삼치의 매운맛은 다른곳에서 먹기 힘든 일품!

    3. 연어알집 이나 일년 가까이 숙성한 고등어 같이 강하고 독특한 재료.

    4. 공들인 음식들과 서비스

    5. 쉐프님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좋음.

    6. 클래식한 느낌의 음식. 도리어 요즘엔 이게 개성있는 음식이 되어버린 세상. 너무 스타일들이 비슷해TT

     

    BAD

     

    1. 좀 비쌈TT 물론 전 얻어먹어서 해당 없음.ㅎㅎㅎㅎㅎㅎ

    2. 재료에 따라 비린맛이 도드라 진다던가 식감이 안좋은쪽으로 흐르는 경우도 있음. 호불호 강하게 갈릴곳.

    3. 클래식 한 것이 좋기도 하지만 조금 뒤처진 느낌도. 밧데라나 계란찜 이라던가 미소시루 라던가 요즘 기준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도.

    4. 훌륭한 음식 묵직한 쉐프님의 주관. 하지만 그것이 내 스타일과 안 맞으면? ( 전 좋아합니다^^ ) 

     

     최근 출장 탓에 다양한걸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모처럼 간 스시집이 이렇게 개성있으면서 묵직한 맛을 내면서 쉐프님의 경륜이나 음식에 대한 주관 만큼 강력한 곳이엿다는게 참 좋았습니다. 스시만은 정말로 매니악한 곳 입니다. 스시를 좋아하시는 분 이라면 호불호를 떠나 한번쯤 가서 드셔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저도 원래 다니는 단골 스시집을 계속 다닐거 같긴 합니다^^ 그런데 스시만의 묵직한 숙성 스시가 제 스시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꿔놨고 쉐프님이 해 주신 이야기에서 참 여러가지 배웠다고 생각 합니다.

     

     그럼 속칭 저의 단골집 이란 곳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올려야 겠네요. 그 전에 귀국부터TT 이 나라가 스시 만큼은 정말 절망적 이거든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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