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진정한 가성비 스시소라 점심 오마카세
    식량창고/서울 2017. 6. 20. 20:42

    비싸긴 해도 서울도 요즘 맛있는 것이 꽤 있습니다. 제가 아부다비를 일년정도 갔다 와서 느낀건데 우리나라 레스토랑들 참 잘 합니다. 좀 비싼게 흠 이랄까요? 제가 좋아하는 초밥도 평소 가는 곳 쯤 되면 쉽게 가기 어려운 가격대 이긴 합니다. 그럼 조금 저렴한델 가 보면 어떨까 해서 몇군데 가 봤는데 조금 아쉽긴 합니다. 초밥 만큼 원가 중 재료의 비중이 높은 음식이 별로 없다 하니 그러려니... 하는 중에 코우지에서 문자가 하나 오네요. 스시 코우지 3호점인 곳이 오픈 했다고요. 그래서 스시 소라에 다녀 와 봤습니다.

     

    [ 스시 소라는 한정된 예산으로 맛있는 스시를 만들려는 궁리가 돋보입니다. ]

     

    스시 소라는 선릉역과 삼성역 사이에 있습니다. 주상복합 건물이라 주차가 되긴 하는데... 그 건물 주차장이 극악합니다. 주차 시스템도 고장이 많고 주차장 입구도 무시무시 하고요. 어떻게 보면 스시소라의 유일한 약점이 이거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의 장점은 가격! 점심 오마카세가 4만5천원, 디너 오마카세가 7만원 입니다. 오픈한지 한달 정도 되어 아직은 자리가 있는 듯 한데 예약 권유 해 드립니다.

     

     

    주문은 점심 오마카세 입니다. 시원하게 만든 카운터가 인상적 이네요. 룸도 있지만 카운터가 길어 카운터 예약이 쉬운것도 장점 입니다. 다만 두분이 카운터 에서 스시를 쥐고 뒷주방에 한분이 담당하고 있어 지금은 좀 힘들다고 하시네요. 다음주 부터 한분이 더 온다 하니 조금은 편해 지실거 같습니다. 오늘은 코우지때 쥐어 주셧던 분이 쥐어 주셧는데 참 즐겁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 좀 더 젊은 감성 이랄까요? 매장 분위기도 코우지에 비해 좀 더 밟은 느낌 입니다.

     

    [ 콩과 옥수수를 얹힌 계란찜. 심플(저렴^^) 해 보이지만 맛은 코우지의 계란찜 맛 입니다. ]

     

    첫 계란찜 부터 보면 아니다~~~ 싶으신 분들이 있을거 같네요. 그런데 이 계란찜 부터 스시 소라가 어떤 곳 인지 알 수 있네요. 재료는 심플합니다. 콩 페이스트와 옥수수를 얹힌 계란찜 입니다. 가격대가 있는 곳에 비해선 심플하게 나오지만 맛과 식감은 다른 가성비 좋은 곳들과는 틀립니다. 약간 뜨겁게 나오면서도 여분의 수분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는 식감에 맛도 흐트러짐 없는 계란찜 이네요.

     

    [첫 점은 광어. 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에 좋아하는 재료 입니다. ]

     

    제가 코우지를 잘 갔던 이유중 하나는 밥 입니다. 제가 초밥의 밥은 수분이 적은 스타일을 좋아 합니다. 그러면서도 초의 향이 살아있어 밥의 맛과 초의 향, 재료의 맛이 모두 느껴지는 스타일을 좋아 하거든요. 스시 소라의 첫 광어는 그러기에 코우지의 맛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소라의 개성을 보여준다 생각이 드네요. 여러 초밥집을 가서 물어 보아도 첫 초밥에 신경을 많이 쓴다 합니다. 초의 향 이나 맛에 점점 혀가 익숙 해 지기에 첫 점의 인상이 제일 오래 간다 하네요. 첫 입에 아~ 오늘 오길 잘 했다 생각이 듭니다.

     

    [ 참치도 가격대 생각하면 만족. 축양참치 라네요. ]

     

    참치는 기대도 안 했는데 뱃살이 나왔습니다. 축양참치 라고 하네요. 역시 맛은 조금 부족하다 느껴지긴 합니다만 다른 가성비 좋다는 초밥집의 참치와는 다른 수준있는 맛 입니다. 모로코네 스페인이네 해도 좋은 자연산 참치의 맛과 향에는 부족한듯 하네요. 그동안 너무 좋은데만 다녓나봅니다.ㅎㅎㅎㅎㅎ

     

    [ 삼치도 최근 인기있는 재료지요. ]

     

    삼치도 초밥 재료로 꽤나 훌륭합니다. 삼치 특유의 향이 있으면서도 비리지 않고 그동안은 잘 안 냇던 재료니까요. 타다키 스타일로 올렸는데 불맛도 그렇고 삼치의 향 이나 부드러운 질감도 살리고 좋네요. 몇년전만 하더라도 삼치초밥은 내 오는 곳이 적었는데 요즘 가 본 곳에서는 꼭 나오는 재료 중 하나네요.

     

    [ 가지와 토마토에서 스시 소라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

     

    소라에서 내 오는 음식들에서 여러가지 고민이 느껴집니다. 유채(아마도^^;;) 가지 미니토마토에 다시를 붓고 가쓰오부시를 얹혔습니다.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으니 다른 초밥집 만큼 고급 재료를 쓰기 쉽지 않지요. 그 와중에도 의미있으면서 맛도 챙길 수 있는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일단 맛이 있거든요. 다시와 야채와 가쓰오부시의 조화가 좋습니다. 식감도 있으면서 맛도 챙기고 마지막 토마토의 상큼함이 입도 정리 해 줍니다. 토마토를 제일 마지막에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시네요.ㅎㅎㅎ

     

    [ 한치와 성게 무침 + 김. 이거 좋은데요. ]

     

    성게와 한치를 비빈 후 밥과 함께 김에 올렸습니다. 김은 코우지에서 쓰는 일본산 김 인데 이게 또 맛이 좋거든요. 김에 가리비나 새우에 성게를 올리는 조합도 많이 보입니다만 개인적 으로는 이 조합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재료의 가격과 맛 에서 타협을 본 선택 이라고 쉐프님이 이야기 하시는데 이게 맛이 타협한 맛이 아니네요. 잘 어울립니다. 간장이나 와사비의 숨은 맛도 좋고 아래에 깔린 밥도 참 잘 맞거든요. 그나저나 제 손 참 투박하네요.ㅎㅎㅎ

     

    [ 튀김도 어묵으로 대체. 정말 많은 고민이 맛으로 승화된 곳 입니다. ]

     

    튀김 대신 어묵이 나왔습니다. 소스도 마요네즈에 시치미 라는 어떻게 보면 대중적인 것 이고요. 가격대가 있는 곳에서 드시던 분 이나 코우지 생각하신 분들 이라면 한마디 나올 조합 이지요? 어떻게 보면 서민적인 음식들 이지만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게 맛이나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데 스시 소라의 특징 이지요. 된장국도 생선뼈(아마도^^) 베이스에 너무 강하지 않은 미소를 이용해서 은은한 맛을 냇네요. 비싸지 않은 재료들에 공을 들여 맛있는 음식을 내 온다는점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 아카미는 즈케! 뭘 더 바랄까요... ]

     

    아카미 즈케에 시마아지에 정말 재료 만큼은 코우지에 안 뒤질 품질을 유지 합니다. 밥도 그래요. 이 가격대의 초밥집에서 내 오기 힘든 재료들을 씁니다. 조금 작다던가 정말로 비싼 재료나 부위는 안 쓴다던가 하는건 있습니다. 그래도 단순 가성비가 좋다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가지고 있네요.

     

    [ 시마아지1. 아니 요즘 시마아지도 어디나 나오네요. ]

     

    [ 단새우에는 새우 알이 살짝 묻어 있네요. 의도한 것 이라면 정말 대단합니다. ]

     

    쉐프님께 물어 본다고 하고 깜빡 했네요. 단새우에 새우알이 고르게 살짝 붙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코우지나 기타 다른곳에 비해 재료를 싸게 갈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저 새우알이 숨겨진 맛이 되거든요. 이 가격대의 다른 곳 에서 부족한게 뭔가 했더니 이런거 아닐까 합니다. 가성비가 좋다고들 하지만 과연 먹는 분들이 즐거워 할 만큼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냐 하면 많이 아쉬웟거든요.

     

    [ 코우지 에선 잘 안 나오는 연어에 포도를 올렸습니다. 잘어울리네요. ]

     

    [ 새우는 뒤집어서 올리네요. 다른곳 에서도 식감을 위해 쓰는 기법인듯 합니다. ]

     

    코우지에서는 안 나오던 연어에 포도를 올려 개운한 맛에 과일향을 첨부 한다거나 보탄에비 같은걸 쓰기 어려우니 새우를 뒤집어 식감을 강조 한다거나 하는 재미있는 시도를 합니다. 좀 더 과감하다 할까요? 평일이라 그런지 젊은 여성 분들이 많이 계시던데 전체적으로 다른 초밥집 보다 젊은 느낌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거 같아 보입니다.

     

     

    [ 전 많이 놀랏습니다. 맛의 조화가 기대 이상 이였거든요. ]

     

    제일 놀란 것 중 하나가 이 덮밥 입니다. 코우지의 덮밥에 비해 많이 부실 해 보이지요? 그런데 가쓰오부시와 말린 해초의 조합이 참 좋습니다. 김도 빠지고 재료도 코우지에 비해 1/3 정도밖에 안 들어가 보이지요. 하지만 맛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한정된 가격에서 이런 궁리들이 쌓여서 다른곳 과는 틀린 맛을 보여 준다는게 기쁘네요.

     

     

    [ 시마아지가 한번 더 나왔습니다. 재료 만큼은 비슷한 가격대 중에선 소라가 최고입니다. ]

     

    놀란것 또 하나. 우동입니다. 이 우동 꽤나 맛있거든요. 그런데 일본의 시판우동을 가지고 이 맛은 낸다 하네요. 물론 그것도 가격이 만만친 않습니다. 그래도 이정도 맛을 내 온다는게 놀라울 뿐 입니다. 물어봣더니 비결이 삶는 방식이라 하네요. 물론 익혀 급냉한 제품을 다시 삶는다고 하는데 맛으로만 따지면 서울의 어설픈 수제 우동보다 맛있네요.

     

    [ 시판면을 사용한 우동 이라는데 맛이 전문점 못지 않습니다. ]

     

    [ 제일 아쉬웟던건 아나고. 역시 재료의 가격을 넘기는 힘드네요. ]

     

    놀랏던거 또 하나. 김초밥이나 계란이 아닌 마지막으로 내 오는게 유부 입니다. 국내 시판품과는 다른 향을 내서 좋긴 한데... 쉐프님 이야기가 우동 국물을 남겨 국물과 꼭 먹으라고 하시네요. 먹어보면 아하!!! 합니다. 조금 진하고 짠 맛인 유부가 우동국물과 섞이면 잘 어울리거든요. 쉐프님이 교토에서 공부를 하셧다던데 동네 우동집에서 우동에 꼭 유부를 같이 먹는 사람들을 보고 시도 했다고 하네요.

     

    [ 아니 초밥집에서 유부를?? 이게 참 놀라운 시도네요. ]

     

    맛의 어울림은 둘째 치고 초밥집 에서 어묵이나 유부초밥에 기성품 우동까지 어떻게 보면 욕 먹을 시도입니다. 그런데 이게 모두 스시 소라만의 고민에 저렴한 재료를 소라의 손을 거처 코우지에 안 뒤지는 맛으로 바뀐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스시도 그렇지요. 같은 가격대의 초밥집 보다 과감하게 재료를 쓰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거기에 맛은 또 안 뒤지거든요. 가격이 싸다고 싼 재료만 쓰는것도 아니고 과감하게 뺄건 빼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코우지의 밥이나 재료 솜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싸다면 비싼 4만5천원이란 가격이 싸게 보이네요. 가성비가 좋다면 싼거로만 이야기 하기들 하는데 스시 소라의 초밥은 정말 이 가격으로 장사가 될까 생각이 드는 맛 입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을 맞추기위한 과감한 시도가 기분 나쁜것이 아니라 위트있고 맛있게 보이는 곳 입니다.

     

    [ 디저트 마저 파격! 요구르트 소스 아이스크림. 식감 아주 재미있습니다. ]

    Good

     

    1. 가성비는 싼 것이 아니라 가치 대비 저렴하다는 뜻. 비슷한 가격대의 초밥집보다 맛있는 재료와 밥.

    2. 재미있는 음식들을 내 옴. 참신한 시도를 보는것도 재미

    3. 젊은 분위기. 손님층도 젊은거 같은 느낌?

    4.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솜씨는 코우지의 느낌. 이 가격을 계속 유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

     

    Bad

     

    1. 고급 이라는 의미에서는 불합격일 수도... 블로거 평 중 이 부분을 보고 여긴 아니다 라고 하기도. 개인적으론 동의 못하지만...

    2. 주차장이 사실상 무료인건 좋은데 들어가고 나오기 힘듬. 큰 차는 정말 힘들듯.

    3. 개인적 으론 초밥 이 외에 다른 메뉴도 있으면 어떨까 함.

     

    초밥을 쥐어주신 쉐프(일식에 쉐프라니 좀...)님은 코우지 때 부터 안면이 있는 분 입니다. 위트 있으시고 즐거운 분위기로 식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시는 분 이라 언제나 즐겁게 먹지요. 교토에서 공부를 하신 분 이라 일본 이야기나 일본의 음식 이야기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시지요. 일년넘게 못 뵛는데 알아 보시고 인사를 하시네요. 코우지 계실때도 맛있게 쥐어 주셧지만 그때보다 더 잘 하시는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워낙 기분좋게 먹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한정된 예산에서 이렇게 즐겁게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스시소라에 자주 다닐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건 싼 음식인데... 라고 볼 것만이 아닌것이 진짜 맛있거든요. 미들급이네 라이트 미들급 이네 하이엔드네 가격대 가지고 나누고 있던데 같은 급 에서는 단연 소라의 궁리가 최고일거 같습니다. 저녁도 좋지만 싸다가 아닌 가치의 면 으로 보면 소라야 말로 가성비가 좋다는 말에 딱 어울리는 곳 같습니다. 도리어 코우지 가기 좀 아까울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