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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의 천국 미라이 공업. 대가없는 천국일까?
    일.상.다.반.사. 2007. 7. 29. 14:45

    어제... 오늘이라고 해야 하나요? MBC 스페셜 보신 분들 이라면 신이내린 직장, 사원들의 천국 미라이 공업 이야기를 보고 부럽다고 느낀 점이 많을듯 합니다.

    못 보신 분들을 위한 다이제스트. 거의 불펌의 액기스 입니다만^^;;;
    http://www.imbc.com/broad/tv/culture/dspecial/commingsoon/1576953_69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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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라이 공업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 ]

    창업주인 야마다씨의 출근해서 첫 일은 결재도, 보고도, 회의도 아닌 벽 한쪽의 연극 포스터를 최신 작품으로 업데이트 하는 일 입니다. 아. 정정해야 겠군요. 옷을 벗는 일 입니다. 갈아 입냐고요? 천만에! 그냥 속옷 차림 입니다. 방송 촬영시 에는 카메라 앞 이라고 약간 걸치긴 하더군요. 그나마 후에 나오는 필름에는 원상 복귀. 승용차를 사 본적도 없고 상장사 창업주가 집에주는 생활비는 달랑 200만원. 지저분한 집무실에 처음에 이 사람은 단순한 기인. 그래서 무언가 특이한걸 갈망하는 일본 사회에서 인기를 끈 것 아닌가 생각 했습니다.

    그럼 미라이공업이 다른 회사와 틀린점... 아래 자료로 보시는 것이 딱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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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라이 공업에 있는것, 없는것 ]


    미라이 공업을 설명할 수 있는 모든것 입니다.
    1. 잔업, 휴일근무 금지.
    2. 전직원 정규직, 정년 70세 , 종신고용 보장, 정리해고 없음
    3. 연 140일휴가, 5년마다 전 직원 해외여행, 육아휴직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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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직원 호주 해외여행 기념 사진첩 ]


    뭐, 저 정도는 우리나라 공무원하고 비슷하니 않냐... 아. 공무원 욕 하지 말라고요? 제가아는 인천의 모 공기업 산하 발전소 였는데 그 발전소 1년에 심각하면 두달 발전 합니다. 보통 한달, 전기 소비가 조금 잠잠하다 하면 이주일 정도 발전 한다고 합니다. 설비 녹 슬까봐. 직원들? 휴가 일수만 빼면-_-;;;

    하여간. 저 정도는 조금 심하긴 하지만 실적이 좋은 회사면 가능하지 않냐 합니다. 잠깐 다녔던 상장사인 모 온라인 게임 업체도 저 정도는 아니여도 비슷 했으니까요. 그러나 이 정도면 뭐라 안 하지요.

    1. 연공서열 완전 철폐.
      직위, 직책? 물론 있지요. 기준이 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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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다 사장 승진시험중 ]


    야마다 사장(회장인듯-_-;;) 유니폼도 정복으로 갈아 입으시고 승진시험 중 입니다. 설마? 네 맞습니다. 맞고요~~ 종이에 승진 대상자 이름을 씁니다. 그 다음 선풍기로 날리는 것 이지요. 정말이냐고요? 아. 하나 더 있습니다. 저 종이를 일렬로 세운 다음 볼펜을 세워서 쓰러 트립니다. 볼펜이 넘어진 방향의 사람이 승진.

    2. 성과주의 배척.
    이건 사실 상당히 의외 입니다. 미라이공업이 화재가 되는건 이런 말도 안되는 회사 정책 보다도 이런 정책으로 영업 이익률이 15%에 육박 한다는 것 아닐까요? 대기업에 준하는 월급을 준다고 해도 영업 목표를 초과한 사원에 대한 포상도 없고, 열씸히 일 한 사원에 대한 포상도 없습니다.사실 이 프로를 본 후에도 이해를 못 하는(논리적으론 압니다. 그러나 감성적으론-_-) 부분 입니다. 전 직원 해외여행 행사가 20억이 든다는군요.우리나라의 작은 벤처기업 1년 인건비에 맞먹는 액수 입니다. 이건 다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여기까지만 보면 이 직장 엽기지요. 이러면서 영업 이익률 15%에 매출엑 2500억원, 지사와 공장이 30개... 마쓰시다 전기를 누르고 산업용 전기자재 1위. 이거 참 원인이 뭘까요?

    저는 두가지를 보고 있습니다.

    1. 무서울 정도의 경비, 원가절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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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지지마 바보! ]

    회장님 휴일에 나와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일본어를 못 읽지만 내용인 즉 만지지 말라는 내용 이라네요. 저게 뭔데???? 바로 형광등 스위치 입니다.전체 스위치 에는 저렇게 철저하게 봉인을 해 둡니다. 그리고 각 형광등 하나하나 마다 담당자가 정해 저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본사 전체에 복사기 라고는 단 한대. 역시 각종 경고문 으로 도베되어 있습니다. 낮 이라곤 해도 전체 사옥에 불이 켜 진데는 별로 없었습니다. 회장실 에어컨 온도는 27도. 그나마 꺼저 있고 건물간 이동 통로에 심지어 열지말고 지나가(???)라고 쓰여 있습니다.
    본사 말고 다른 공장에 가 보니... 공장장이 정을 들고 배수로를 파고있고, 사장이 20년차 과장하고 페인트를 칠하고 있고... 외부에서 부르면 50만원 짜리 용역 공사지만 본인이 하면 페인트 값만 들어서 그렇게 한다. 내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 해야하기 때문에 내 일이다...

    2. 끊임없는 혁신과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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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의 저 것들은? 특허, 실용신안들. 제품의 98%를 차지 한다네요 ]


    미라이 에는 아이디어 박스란 것이 있다고 합니다. 소소한 불만부터 제품 아이디어 까지 모든 종류의 혁신안을 받아 문서화 되어있지 않은 심사 규칙에 의해 심사 후 그 등급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 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점심식사에 대한 불만부터 홈페이지 개선안 같은 것도 있지만 현재 미라이공업의 주력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나 제품공정, 안전에 대한 제안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 생산 라인에 들어 가 보면 채택된 아이디어가 적용된 곳에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제품생산 효율을 높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적용된 부분이 많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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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하라. 다섯보 마다 붙여 놓는다고 합니다 ]


    3. 직원은 인간이다.

    위의 모든것에 대한 원인과 결과는 이 한마디에 함축 되는거 같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 이기도 하고요. 또한 우리나라 회사들이 가장 망각하고 있는것이 이것 이라고 생각 합니다. 미라이에 승진 제도가 이리 엉망인건 직위가 사람을 움직인다는 사장의 생각 입니다. 종신고용과 짧은 근무시간, 많은 휴가도 마찬가지고요. 야마다 씨는 이러한 것을 직원에게 빼았는 것을 직원들의 인권 유린과 비교 했습니다. 성과급 문재나 목표량 문제도 그렇고요. 사람은 말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건 채찍이 아니라 먹이라는 말은 합니다. 당근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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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라이공업의 인간경영 부럽네요 ]


    직원은 인간 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생산 라인의 조립기계만 못한 대접을 받습니다. 적당한 메인터넌스도, 쿨다운도, 수리나 개선도 없이 월급 이라는 연료만 붓고 법 이라는 감시장치의 테두리 안 에서는 어떤거라도 할 수 있고 어떤 식으로도 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라고요?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최근의 생산직의 노동조건이 좋아지는것 입니다. 사무직, 연구 개발직과 달리 생산직은 이러한 노동 조건의 악화가 제품에 바로 영향이 나타 나니까요. 그에비해 제가 일 하고있는 IT분야는? 요즘 문재되는 비정규직 이나 서비스 업종은?

    한국 사회와 회사는 그 동안 앞만보고 달려 왔습니다. 고도의 산업화, 정보화, 세계화 과정을 거치며 낙오 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톱니바퀴에 갈아 오면서 지내 왔습니다. 덕택에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경제력을 얻었고 일에대한 추진력과 신속함, 성과에 대한 노력은 그 독하다는 중국인 이나 유태인 보다도 높다는 평을 듣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대한민국의 성공한 패러다임 이였고 아직도 그 신화는 계속되고 있는 것 이지요.

    이것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 될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는 입장에서 할 이야긴 아니지만...우리나라의 인구는 앞으로 줄어 듭니다.지금과 같이 고급 인력이 길거리에 채일 정도로 나오는게 아니라 이젠 일 할 인력 자체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 질 겁니다. 그럼 거꾸로 돌아가서... 30대 초반의 미혼자, 기혼자 중 아이가 없는 사람들의 대표적 고민이 뭘까요? 그 고민의 원인이 뭘까요? 누군가 또는 어느 집단인가가 그 원인을 해결하러고 하는 집단이 있나요? 단언컨데 없습니다.당장의 수익이 줄 것을 걱정하니까요. 위의 두 고민이 뭐냐고요? 시간과 돈 입니다. 저만 그런거 아니냐고요?

    개인적 으로는 주 50시간 근무, 연봉x000천만원, 고용보장... 이런거 바라는거 절대 아닙니다. 많다면 엄청나게 많은 것 이지요. 제 식구들과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것. 이거 단 하나 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말 하자면 너무 어렵네요.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사회적 현실이 각박해 지고 당장 먹고사는거 해결하는게 급선무 이면서도 그러기 위해 내 소중한 것들을 포기 하거나 힘들게 하는 일을 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그래서 직원을 인간으로 대우하고 그 직원들 에게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 만 기대하는 미라이 공업이 부러워 지는거 같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KOSPI 상장사 였던 온라인 게임회사 모 회사에서 제가 6개월 만에 나왔던 이유도 그 회사가 저를 사람이 아닌 직원, 프로그래머A로 여겼기 때문 입니다. 제가 삼성을 싫어하는 이유도 사원과 하청업체 직원들을 인간이 아닌 생산라인의 부품보다도 못하게 생각해서 입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나 부서 에서는 저나 동료들을 직원으로서, 인간으로서 존중 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니고 있고요. 하지만 주변 여건이나 비즈니스 환경은 회사에서 우릴 소모 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씨도 창업 초기에는 집엘 들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가족사진이 거의 없을 정도 라니까요. 그 경험이 지금의 미라이 공업을 만들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판로가 확보되어 있고 시스템 으로서 정착한 미라이와 같은 정책을 우리나라 회사들이 시행 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고용한 것은 직원이며 직원은 인간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나하나씩 실천하고 그렇게 채용한 인간이 회사를 위해 움직이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제 2의 미라이가 우리나라 에서 정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불펌 해온 미라이 창업자 야마다 씨의 인터뷰 입니다. 작년 12월의 인터뷰라 이번 MBC의 방송분에 대한 제작자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은 야마다씨의 의견을 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채찍 필요없어, 당근이면 돼" 일 괴짜경영인의 충고
    [조선일보 ]   
    ‘미라이 공업’ 야마다 아키오 창업주
    연간 휴일 140일·육아 휴직 3년… 전원 정규직·70세까지 연공서열
    “괴짜·엽기? 천만에… 이게 진짜 유토피아 경영”

    행색부터 헐렁했다. 셔츠와 면바지에 슬리퍼 차림이다. “추우면 셔츠를 더 껴입고, 더우면 셔츠를 벗고 러닝만 입는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작년부터 유행시킨 ‘쿨비즈’, ‘웜비즈’의 원조(元祖)란다.

    일과도 헐렁했다. 29일 오전 11시 기후현 본사 공장 상담역실. 전날 끝난 연극 포스터를 뜯어내고 당일치 포스터를 다닥다닥 벽에 붙이고 있었다. “취미냐”고 묻자 “일. 이것뿐이지. 다른 일은 사원들이 해. 난 안해. 그래서 사원이 존재하지”라고 말했다.

    당초 허락한 인터뷰 시간은 40분. 그런데 약속 시간이 지나자 점심 먹으러 가잖다. 오후 3시30분까지 정말로 긴 점심을 함께 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사진 촬영. 그러자 이번엔 “함께 저녁이나 같이 하고 돌아가라”고 말했다.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할아버지는 기자가 공장을 견학하는 도중 퇴근했다. ‘현역에서 물러나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달(11월) 일본 전국에서 강연만 15번 했다”며 농담을 던졌다. “당신, 운 무지 좋은거야.” 그는 6년 전 지병으로 같은 연극 집단 출신 창업 멤버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야마다 상담역은 인터뷰 도중 과장 섞인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 오해를 줄 수 있는 표현도 있지만 그의 성격과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가급적 표현을 살렸다. 말투도 반말투다.)


    ■돈뿐 아니라 일할 기분도 준다

    ―(일은 사원이 하면) 그럼 경영자는 뭘 하나요?

    “사원이 열심히 일하고 싶도록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우리 회사는 정년이 일본에서 가장 긴 70세야. 사원들이 기뻐해. 그럼 ‘회사를 위해 일해야지’, ‘열심히 해야지’라고 마음 먹고. 경영자는 자신이 일하는 게 아니야. 사원이 일하도록 하는 것일 뿐.”

    미라이공업은 올 들어 고령자고용안정법이 실시된 이후 직원 정년을 61세에서 70세로 늘렸다. 일본에서 실제로 정년을 늘린 기업은 극소수다. 일본 초우량 대기업인 도요타자동차도 정년을 65세로 늘렸을 뿐이다. “60부터 똑같은 월급으로 70까지. 정부는 돈은 절반만 줘도 좋으니 65세까지 고용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는 말했다.

    “당신이 여기 온 건 서울에 있는 사장이 명령해서 온 게 아니지? 일본 신문을 읽고 스스로 오겠다고 생각했겠지. 신문 읽고 안 와도 그만. 월급은 받잖아. 그래도 일부러 열차를 타고 여기까지 와서 이야기를 듣겠다는 적극적인 생각을 가졌겠지. (모든 경영자는) 사원들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해. ‘먹이’는 돈뿐이 아니야. ‘기분’을 함께 주는 것이야.”

    ―예를 들어서요. 만약 제가 명령을 받아 왔다면?

    “회사가 가엽지 않을까? 난 그런 회사 싫어. 돈 못 버니까. 당신이 명령을 받았으면 마지 못해 여기 왔겠지. ‘싫다’고 생각하면서 취재할거야. 그럼 좋은 기사 못 쓰잖아. 좋은 기사 못 쓰면 신문이 안 팔리고. 돈을 못 벌어. 신문은 좋은 기사 쓰고 싶다, 제조업은 좋은 물건 만들고 싶다는 기분이 들도록 해야해. 명령해선 안돼. 명령 금지!”

    ―정말 40년 동안 명령한 적 없어요?

    “정년 늘린 게 명령이라면…”

    ―그건 (경영) 전략이니까.

    “경영자는 전략을 명령할 뿐이야. 전술은 명령하지 않아. 현장이 가장 현장을 잘 아는 법이지. 무지한 상사가 말하면 뭐 하나?”

    미라이공업은 이른바 ‘호렌소’를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시금치를 뜻하는 ‘호렌소’는 호코쿠(報告), 렌라쿠(連絡), 소단(相談)의 앞 글자를 딴 것. 회의가 거의 없는 기업이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팔지 마, 사지 마, 만들지 마’라고 말했지요.

    “많이 판다, 비싸게 판다, 이건 모두 전술. 전부 사원이 하는 일이야.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갈 곳을 찾는 게 기자(사원)의 일이듯이.”

    ―사원에겐 월급이 최고 아닌가요?

    “중소기업은 돈이 많이 없으니까(한계가 있지). 다만 사람을 싸게 사용하려고 하면 안돼. 친구에 비해 자신이 싸다는 걸 알면 인간은 일하지 않아. 돈으로 안되면 휴일을 140일 주거나, 월급을 깎지 않거나. 인간은 원래 일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경영자가 (본성에) 응하는 것이 인간의 의욕으로 연결되지. 일종의 ‘먹이’. 휴일이 많아서 망한 회사 봤어?”

    ―(먹이가 아니라) 당근이지요.

    “그렇지 당근. 일본 경영자들은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 그런데 학교에서 함께 쓰라고 가르쳐줬나? 채찍은 필요 없어. 당근만으로 충분해.”

    ―당근만 쓰면 노는 사람은 어떻게 하나요?

    “(하위) 20%는 더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야. 다들 일하는 데 안해도 같은 월급을 받는다면 사람이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놀면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경영자의 일, 전략이지. 그게 바로 연공서열.”

    1991년 상장 때 “상장기업에 어울리는 조직을 만들라”며 당시 대장성이 과장을 늘리라고 요구했을 때였다. 그는 직원 이름을 적은 종이를 쌓아두고 선풍기를 틀었다. 날아오른 사람을 승진시켰다. “승진한 사람은 운이 좋았지만 정부가 별걸 다 요구했다”고 혀를 찼다.


    ■중소기업은 성과주의 안맞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분하지 않을까요?

    “원래 뭘 해도 잘하는 걸 기뻐하면서 ‘열심히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 그게 공자(孔子)의 가르침이야. 한국, 중국, 일본 사람 모두 그런 마음이 있어.”

    ―동양인에게 성과주의는?

    “난 안 맞는다고 생각해. 물론 다른 경우도 있지. 노무라증권을 ‘노르마(노동 목표 할당량)증권’이라고 하잖아. 늘 노르마, 노르마, 노르마…. 그래도 일본 최고 (증권사). 일본 최고의 대기업이라면 성과주의가 가능해. 나름대로 운영 논리가 있는 법이거든.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

    ―왜요?

    “원래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의욕이 없는 사람들이니까.(웃음) 열심히 하면 많이 받고, 안하면 적게 받는다면, ‘그래, 난 됐어요. 적게 받아도 돼요’ 하면 그만. 일본 평균 월급은 30만엔. 높은 편이니까. ‘난 됐어요’해도 생활이 가능하거든. 오사카에 ‘아사히솔라’란 일본 최고 태양열 온수기 판매회사가 있었지. 망했어. 노르마 때문에. 잘 팔면 돈을 더 준다고 하니까 소비자에게 멀쩡한 물건을 문제 있다고 속여서 팔아먹었지. 일본은 99.9%가 중소기업이야.”

    물론 야마다는 일본식 평등주의의 폐해를 지킨 것이 아니다. 사원의 안정과 헌신을 위해 연공서열, 종신고용의 미덕을 취하면서 ‘요코나라비(옆으로 나란히 섬)’로 불리는 평준화 의식을 철저히 배제했다. 연간 140일을 노는 미라이 직원 783명은 나머지 220여 일동안 고강도로 일한다. 오직 ‘차별화’를 위해서다. 일본이 야마다에게 열광하는 것은 일본이 지킬 것과 버릴 것을 명확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1965년 창업부터 잔업, 노르마, 타임카드(출퇴근 시간 기록지)가 없었나요?

    “창업 후 10년이 지나서 다 없어졌지. 창업 이래 ‘(남과) 똑같은 물건은 안 만든다’가 방침이야. 차별화 안 하면 밥 못 먹으니까. 40년 전 첫 상품부터 차별화했지. 경쟁 상대가 일본에서 가장 큰 ‘마네시타(흉내냈다는 뜻의 일본어)’란 회사야. ‘마쓰시타(松竹)’라고도 하지.(웃음) 전기는 위험하니까 만드는 법이 법률로 규정돼 있어. 그런데 우리는 같은 물건을 만들면 안돼. (마쓰시타의) ‘내셔널(national)’이라는 절대 브랜드. 우리는 그게 없으니까.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소비자가 ‘편하네’ ‘멋지군’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차별화야. 평준화 근성을 깨지 않으면 안됐지. 남들 하는 것을 하나씩 없애니까 10년 만에 다 없어졌어.”


    ■직원이 감동해야 회사가 잘돼

    미라이공업의 1만8000종 아이디어 상품 중에는 전기스위치 박스도 있다. 벽 뒤에 장착하는 제품이다. 박스 속 전기 장치가 망가지면 어림잡아 벽을 뚫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미라이공업은 이 박스에 알루미늄 테이프를 붙이는 작은 조치로 시장을 장악했다. 휴대용 금속탐지기로 위치를 찾아내 정확히 벽을 뚫을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미라이공업은 늘 사원들에게 작은 아이디어를 쪽지로 모집한다. 상사 욕, 월급 불만을 제외하면 어떤 내용이라도 일단 500엔. 제품에 적용되면 최고 3만엔까지 준다.

    ―회사 슬로건이 ‘항상 생각한다’인데, 여러 면에서 도요타와 닮았는데.

    “도요타는 거짓말만 하지. ‘사람을 중시한다, 중시한다’라고 하면서도 비정규직이 많잖아. 우린 전부 정규직. 난 그런 회사 흉내 안 내.”

    ―연극에 몰두하다 부친(작고) 회사 전무직에서 해고당하는 수모를 겪었는데.(그는 1957년 설립한 연극 집단 ‘미리이자’에서 무대 감독을 맡았다. “발음이 안 좋아 배우는 못했다”고 했다.)

    “부자 관계까지 끊어졌지. 장남이 해고당했으니.”

    ―부친 회사도 전기설비 회사였지요?

    “미라이공업을 창업한 뒤에 라이벌이 됐어. 부친 회사는 지금 매출액 5억엔.” 미라이공업은 247억엔이다.

    ―연극과 경영의 닮은 점은?

    “배우가 감동하지 않으면 관객은 기뻐하지 않아. 감동하면 비싸도 찾아오지. 장사도 그래. 막이 오르면 연기는 배우에게 맡겨야 해. 맡기지 않으면 배우는 성장을 못해. 연극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시하는 바보가 있지. 경영도 마찬가지야. 막이 오르면 사원이라는 배우에게 맡기는 것. 창업 이래 한 번도 도장을 찍어본 적이 없어.”


    ■종업원 때문에라도 대기업 안해

    ―인간의 성선설(性善說)을 믿으시는 것 같네요.

    “어떤 중소기업 경영자가 그래. 회사 공금을 빼돌려 애인에게 상납한 여성 경리의 착복사건을 예로 들면서 ‘그건 위험하다’고. 내가 ‘우리 경리는 미인이라 남자에게 상납만 받는다. 돈 따윈 관심도 없다’고 받아쳤지. 그랬더니 정말로 화를 내더군. 일본은 농담이 안 통하는 나라란 거 알지? 조심해.”

    긴 휴가, 대규모 사원 해외여행으로 유명한 미라이공업엔 ‘구두쇠 경영’이라는 콘셉트도 있다. ‘작은 절약, 큰 낭비’라는 역설적인 평가도 듣는다. 업무시간에도 복도엔 늘 불이 꺼져 있다. “인쇄비가 아깝다”며 식권도 발행하지 않고 직원 식당을 운영한다. 사원 330명당 복사기 1대. 회사는 직원에게 전화요금이 비싼 휴대전화로는 연락하지 않는다.

    ―‘구두쇠도(道)’도 유명합니다.

    “(샐러리맨은) 12시간을 회사에 구속받아. 8시간 잠을 잔다면 자유는 4시간. 잔업 따위 하면 그마저 날아가버려. 인간답게 살기 위해 구두쇠처럼 시간을 아껴 쓰란 거지. 인간은 코스트(비용)가 아니잖아. 비용 줄이듯 인간을 줄인 일본기업은 큰 잘못을 저지른 거야. 인간을 절약하지 않아도 절약할 곳은 많아. 그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기업은 누구의 것입니까?(물론 그는 미라이공업의 대주주다)

    “사원은 기업을 위해 일하지. 소비자는 물건을 사서 기업에 이익을 주지. 주식을 사는 주주는 누구에게 이익을 주나? 증권사에 이익이 될 뿐이지.”

    ―재무제표를 보니 회사에 이익잉여금이 214억엔이나 쌓여 있던데. 넓게 투자해서 대기업이 될 생각은 애당초 없었나요?

    “없어. 기업이 커져서 사원 월급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를 못 봤네.”

    (오가키=선우정특파원 [ 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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