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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에서 갈 수 있는 작은 교토 에노시마 - 가마쿠라 여행 1편 에노시마
    여행기 2010. 6. 4. 02:10

    일본에 여행을 갈때 여러가지 목적을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쇼핑이나 그냥 일본을 구경 간다는 것도 좋지만 벚꽃을 보러 간다던가, 일본 야구를 보러 간다던가, 특정한 일본 음식을 먹으러 간다던가 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좋지요. 그런 의미에서 도쿄같은 대도시를 갈 때 조금은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도쿄에도 물론 일본과 도쿄만의 다양한 즐길 거리도 있지만 도쿄 지역에서 제일 아쉬운건 일본의 옛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 이죠. 물론 아사쿠사나 일본 왕실 시설을 볼 수도 있지만 왼지 교토나 일본 지방에서 보던 옛 모습들이 아니라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전부터 가려고 노리다가 도쿄에 세번째 방문 만에 가 볼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갔다 온 곳은 에노시마-가마쿠라 입니다.

    [ 에노시마의 바다와 잘 어울리는 에노덴 ]


    물론 도쿄 근처에서 한두시간만 교외로 나가면 닛코 라던가 하코네 같은 지역도 나갈 수 있습니다. 아! 정정^^ 닛코나 하코네 라면 신주쿠 에서 특급으로 두시간은 걸리겠네요. 그래도 때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있는 닛코나 후지산의 온천이 자랑인 하코네도 역시 일본의 멋이 살아있는 좋은 지역 입니다. 그.런.데. 두 지역은 비싸다는거TT 거기에 두 지역엔 없는 바다가 있고요. 음... 제가 하는 말 치고 설득력이 좀 약하지요? 사실 제일 보고 싶었던건 에노덴 이였습니다. 왜냐고요? ㅎㅎㅎㅎ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슬램덩크의 배경이 이 에노시마와 쇼난바닷가 였습니다. 가끔씩 강백호나 상북 선수들이 타고 다니는 해안가의 전차가 이 에노덴 이죠. 거기에 슬램덩크의 마지막 페이지 에도 나오는게 에노시미 니까요. 물론 일본 역사의 중심지 였던 가마쿠라 막부의 유산을 보고 싶다던가 그런것도 있었지만 역시 쇼난의 바닷가와 에노덴 이야말로 제일 보고 싶었던 것 이죠.

    [ 슬램덩크의 마지막 페이지의 한컷. 쇼난 해안에서 에노시마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는 컷 입니다. ]


    에노시마를 가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신주쿠역 에서 오다큐선 으로 후지사와 역으로 간 후 카타세에노시마 역으로 가는 것이 제일 편합니다. JR을 타서 토카이도선 후지사와 역으로 갈 경우엔 에노덴을 타야 하고 요코스카선이나 쇼난신주쿠선을 타서 가는 것은 요코하마를 거치므로 시간이 오다큐선 보다 조금 더 걸리는 데다가 어짜피 가마쿠라-에노시마를 전부 보려면 에노덴을 타야 합니다. 그러니 어짜피 에노시마와 가마쿠라 지역을 보고 싶으시다면 에노시마-가마쿠라 프리패스를 사시는 것이 속 편합니다. 신주쿠 역에서 왕복을 할 경우 1430엔, 에노덴만을 이용하면 후지사와-가마쿠라 구간만을 이용하는 600엔 짜리가 편하겠네요. 추가요금에 따라서 쇼난 모노레일 이라던가 에노덴 만을 이용할 수도 있고( 이건 에노덴 역에 문의 ) JR의 야마노테선 에서 출발하는 쪽도 구입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하세요.

    < 오다큐 선의 가마쿠라-에노시마 프리패스 정보 >
    http://www.odakyu.jp/korean/freepass/enokama_01.html
    < 카나가와현의 가마쿠라-에노시마 프리패스 정보. JR출발 쇼난 모노레일 포함 >
    http://www.kanagawa-kankou.or.jp/korean/access/fp2.html

    [ 패스 구입은 오다큐선의 관광 안내센터에서 가능 합니다. 한국어 팜플렛과 약간의 한국어도 됩니다. ]

    도쿄에만 가는 분 이라면 보통 JR 패스는 구매 안 하지요. JR패스를 사용하는 경우 아니면 당연 오다큐선을 권해 드립니다. 전 스이카를 쓰는 관계로 당연 패스 구입. 신주쿠역에서 출발하며 오다큐선 안내 표지판만 따라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다큐선을 타고 가는 하코네 지역 패스나 이즈지역 패스도 여기서 구입 하여 승차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을 보니 유나가 로망스카(특급)를 타고 하코네를 가던데 그건 저도 한번 해 보고 싶네요^^

    [ 급행을 타야 빨리 가는건 아시죠? 에노시마 갈 때는 오다와라 행을 타면 안됩니다. ]

    아. 그런데 주의사항이 하나. 아무거나 타시면 당연 안됩니다^^ 일본 열차( 시내구간 포함 )의 경우 쾌속,급행,준급,일반 보통 이렇게 나뉩니다. 물론 빠른 순 이지만 쾌속의 경우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운행 간격도 길고 정말로 종점 같은데만 스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보통 급행을 타야 하는데 이게 어느 역에서 정차 하는지 잘 보고 타야 합니다. 보통 역 이름이 한자라서 우리나라 분들 이라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건 놓치지 않지요. 대부분 안내 방송이나 표지판, 노선도 등에 표시되니 탑승 전에 꼭 확인 하세요. 시간대나 한신 경기가 있는날의 한신선 같이 같은 특급 이라도 조건에 따라 정차역이 바뀌는 경우가 있으므로 탑승 전 확인인 필수 입니다. 오다큐선은 이게 보기좋게 아래 사진과 같이 정리되어 나옵니다. JR 보단 이런 측면에서는 좋네요.


    그리고 당연 목적지 확인도 필수. 오다큐선이 오다와라 방면으로 가는 차가 많네요, 거기에 에노시마로 가려면 카타세에노시마 까지 가야 하는데 재가 간 시간대 에는 물론 없고요. 뭐, 이러면... 당연 갈아 타야지요^^ 노선도에 대부분 한자와 영어가 병기되어 있으므로 한자를 모르거나 한자를 알아도 일본식 독음법을 모르더라도 걱정은 없습니다^^ 제가 한 콩글리쉬 하는 데다가 일본어도 못 읽는 문맹 이면서도 일본 잘 다니잖아요.ㅎㅎㅎㅎ 그래서 전 후지사와행을 탄 후 후지사와에서 다시 카타세에노시마로 갔습니다. 물론 오다와라 행을 타다 사가미오노 역에서 갈아탈 수도 있습니다.

    [ 왠지 저에게 일본 하면 기차들 부터 생각이 나네요. ]

    제가 경인선을 이용한 출퇴근을 88년 부터 하다 몇년전 차를 사고 난 후 간신히 전철의 망령에서 벗어 났습니다. 정말 쌀 한가마가 공중으로 붕~ 뜨고 신도림역 1호선에서 바로 연결된 2호선 플랫폼으로 가는 데에 10분넘게 걸리는 무시무시함... 말 그대로 생각만 해도 토 나온다는 말이 딱 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일본에만 가면 그 기차를 타는것이 참 즐겁네요. 물론 출퇴근 시간의 야마노테선 같은건 생각만 해도 토 나오는건 여전 합니다만 이렇게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서 모르는 풍경이 눈 앞을 지나가고 거기에 정갈한 일본의 도시락(에키벤 이라고 해야 겠네요^^)이라도 하나 까 먹으면 정말 내가 일본 여행을 왓구나 라는 실감이 납니다. 물론 오다큐선이나 야마노테선은 우리나라의 전철형 객차라 도시락은 안되겠지만요^^ 

    [ 후지사와에서 카타세에노시마로 가는 기차. 자주 있으니 걱정 마세요. ]


    ㅎㅎㅎㅎ 저도 어지간한 전차남 인가 봅니다. 오다큐선 신주쿠역 9시48분발 후지사와역행 급행을 타서 11시 14분 카타세에노시마 역에 도착 하면서 중간에 코까지 골면서 잘 잤지만 그 한시간 반 정도의 기차 여행을 정말로 즐기면서 와 버렸습니다. 못 가본 새로운 지역을 간다는 즐거움 이란게 이런것 이겠지요. 오다큐 선도 도쿄에서 외곽으로 벗어나는 노선 이라 비록 대부분이 도시화 된 지역 이지만 창 밖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론 저는 탑승 후 10분후엔 꿈나라로 가 버렸지만요^^ 그래도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 시키고 메모리 카드는 비워 둔 저의 카메라와 함께라면 몇시간이 걸리던 여행지 에서의 기차 여행은 재미있을 듯 합니다.

    [ 카타세 에노시마 역사. 작은 역사 인데 참 인상적 입니다. ]


    에노시마에 가려면 오다큐선 카타세 에노시마 역에서 남쪽으로 조금 걸어가야 합니다. 혹시 가마쿠라 쪽에서 에노덴으로 오는 분들 이라면 남쪽 방향으로 주택가 사이를 통하여 걸어 오셔야 합니다. 그건 이 포스팅의 좀 더 아래 부분에 나오니 참조 하시고요. 카타세에노시마 역 에서는 나오면... 말 그대로 보입니다. 아니, 안 보고도 그냥 앞 사람 따라가면 가실 수 있을겁니다. 에노시마가 도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갈 수 있는 관광지 중 하나라 일본 내국인도 많이 몰리고 외국 관광객도 많이 몰립니다. 벌써 역사부터 저렇게 빨간 색으로 화려하게 치장 해 놨을 정도니까요.

    [ 카타세 에노시마 역에 내리셔서 앞의 다리를 통하면 에노시마와 연결된 다리와 바로 연결됩니다. ]


    [ 에노시마와 연결된 다리 주변은 바닷가의 정취가 물씬~ ]


    작은 주의사항? 흑. 에노시마로 들어가는 다리에 까마귀 뿐만 아니라 매가 여러마리 있습니다. 혹시나 새 공포증이 있는 분 이라면 무섭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말이지요. 기본적으로 까마귀나 매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너무 반짝이는 물건이나 먹을거리에 반응을 하기도 한다네요. 나라나 미야지마의 사슴 보다는 무해하지만 그래도 살짝 주의는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어렵게 간 일본 여행에서 이상한 일로 골치아프면 안되니까요. 뭐 그렇다고 정말로 위험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매가 사람을 엄청 경계 하네요. 정말로 나라나 미야지마의 사슴에 비하면 엄청나게 안전하다는건 제가 보장 하겠습니다.

    [ 에노시마엔 까마귀 뿐만 아니라 거대한 매 들도 많이 있습니다. ]


    아... 에노시마에 오길 잘했습니다. 카타세 에노시마에 내리자 마자 느껴지는 바다의 공기도 좋지만 에노시마에 들어가다 보이는 눈 쌓인 후지산의 모습이 절경 입니다. 거기에 쇼난의 바다와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는 백사장을 보면 서울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녹아내리는 느낌 입니다. 제가 많은 여행지를 다녀본건 아니지만 눈 내리던 홋카이도의 시골역 이후 최고의 수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거기에 눈 내린 후지산을 보기가 또 쉬운건 아니였지요. 제가 간 것이 3월 말 이였습니다. 도쿄를 거처 가지 않고 시즈오카를 거처 갔는데 시즈오카 역 에서 우박도 맞아 보고 폭설이 내려 후지 서킷을 가는것도 포기 할 정도로 초반에 날씨 때문에 꼬였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저온 때문에 눈 쌓인 후지산을 멀리서 나마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여기서 잠깐. 에노시마-가마쿠라 지역을 즐기기 위한 토막 일본사. 에노시마나 가마쿠라 지역에 이렇게 제가 작은 교토라 부를 정도로 명승지가 많은 이유는 가마쿠라 막부 때문 입니다. 상식적으로 아시겠지만 일본은 교토의 일왕이 정치적 상징이고 실제 지배는 쇼군 으로 대표되는 막부에 의하여 이루어 졌습니다. 일본의 중세 봉건 시대를 연 것이 가마쿠라 막부 인데 문(文)보다 무(武)를 더 중시하고 각 지방의 다이묘들에 의한 지방 분권으로 대표되는 메이지 시대 전까지 유지된 일본 특유의 정치 제도가 가마쿠라 막부에서 부터 시작 되었다고 하네요. 가마쿠라 막부는 1100년대 말부터 1300년대에 이르는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을 지배 했는데 고려나 송과의 교역과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부와 지배체제를 확립 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몽고와의 전쟁과 그를 대비하기 위한 군역에 대한 댓가가 제대로 지불되지 않음 으로서 멸망의 길을 걸었다는군요.

    [ 에노시마가 또 명승지 이기도 하지요. ]


    200년 동안이나 한 나라의 지배 세력이 있었던 지역이니 당연히 이런 작은 교토와 같은 분위기가 되었을 겁니다. 거기에 가마쿠라 막부 시절엔 송이나 고려와의 교역도 많았고 지배 계급의 귀족적 생활 습관의 영향으로 절 이나 신사 또한 발달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에노시마의 여러 신사나 하세의 대불, 가마쿠라의 거대한 신사도 이런 배경으로 인하여 생긴 것 이겠네요. 거기에 2차대전때 집중 폭격을 맞은 오사카, 나고야, 도쿄와 달리 가마쿠라 지역은 지방도시여서 전화를 입을 일도 적었을거 같네요.

    [ 날씨가 좋은 날이면 에노시마로 들어가는 다리 뿐 아니라 에노시마 전역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습니다. ]


    아! 밀덕후의 토막상식^^ 교토나 도쿄의 일왕궁이 멀쩡했던 이유는? 태평양 전선의 미 공군 사령관이 일본빠 라는 농담이 당시 미군 사이에 돌았다는데 단순히 농담으로 치부되기엔 좀 그렇습니다. 실제로 미 공군 사령관 에게서 일본 왕실 시설과 교토는 문화재로서 가치와 전후 일본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살려두라고 지시가 있었 답니다. 아니 왜!!! 라고 하셔도 오사카성 같은덴 아에 돌무덤으로 만들었고 인구가 좀 많다 하는 도시는 소이탄으로 모두 불덩이로 만들어 버렸으니 너무 혈압 안 올리셔도 됩니다^^;;;;

    [ 에노시마 들어가는 입구에 왼??? 정답은 후반부에^^ ]

    어느 나라의 관광지를 가던 꼭 유명 관광지 에는 상점가가 있지요? 일본은 이 상점가가 유달리 발달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이 상점가 또한 하나의 관광 대상 이기도 하고요. 역사와 전통이 깊은 교토의 산넨자카거리 상점가, 단풍과 굴로 대표되는 히로시마의 미야지마 상점가, 도쿄의 얼굴인 아사쿠사의 상점가 라면 에노시마의 상점가는 쇼난의 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이 테마 입니다. 대부분 비슷한 상품들이 나오지만 각 지역별로 특이한 것들이 있습니다.  

    [ 에노시마의 상점가는 오늘도 성황중^^ ]

    마침 밥!!!! 시간이 되었네요^^ 이상하게도 일본 여행을 가면 식사시간이 많이 어긋나는 편 입니다. 제가 좀 멀리 싸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미묘~~ 하게 밥 시간에는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많네요. 이날도 계획은 가마쿠라 까지 가서 해산물 관련 정식을 먹는게 계획 이였는데 아침에 시부야를 들러 사진을 찍는 바람에 일정이 확!! 틀어 졌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요기나 할 겸 해서 먹은게 바로 아래의 소라구이!!!! 구이는 조개와 소라가 있네요. 둘을 먹기좋게 자른 후 잘 구워서 간장 소스를 발라 꼬치에 꾀어 줍니다. 이제와서 보니 300엔 이나 했군요^^ 쫄깃한 맛은 좋았는데 소스에 내장을 좀 더 넣으면 어떨까 하는건 개인적인 희망^^ 헉... 이번 여행에서 렌즈가 간혹 동작불능이 될 때가 있었는데 마침 이 소라를 찍을때가 문제가 발생해서 사진이 맛있어 보이질 않네요TT

    [ 소라와 조개 구이도 제법 맛있는 별미. 300엔이면 쫌 비싸긴 하네요^^ ]

    제가 먹으니 여고생들이 꺅꺅 거리며 몰려와 잔뜩 사 가더군요^^;;; 맛있게 먹고 있었나? 하여간 소라구이를 먹고 있는데 맞은편에 긴 사람의 행렬이 보이더군요. 일본의 경우 일단 줄이 긴 음식점은 필히 먹어 보라는 증거! 그런데 뭘까요....

    [ 아니 뭔데 이리 줄이 긴데??? ]

    ㅎㅎㅎ 답은 바로 아래 사진에 있습니다. 저렇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들고가는 저것. 바로 문어 센베이 입니다. 센베이 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문어 다리를 철판에 눌러 구워 주는 것 인데 이때 밀 전병과 같이 구워 주는것 이죠. 에노시마의 특산품 으로 줄이 긴 이 집이 원조집 이라고 합니다. 이게 구워 내는데에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데다가 사람까지 몰리니 하나 사 들고 오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더군요. 저는 그래서 안 먹어 봤지만 저 아레 에노시마 입구부터 시작해서 여러 집에서 팔고 있습니다. 원조의 맛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다른데서 먹어 보셔도 좋지만 역시 이런건 조금 귀찮고 오래 걸리더라도 원조집 에서 먹어주는 것이 여행의 추억이 되기도 하지요^^

    [ 오른쪽 아래 여성분이 왼손에 든 물건에 주목!!! 표정이 "득템!!" 이네요.ㅎㅎㅎ ]


    에노시마가 북쪽과 남쪽의 표정이 상당히 틀린 섬 입니다. 거기에 입구의 상점가나 섬 정상 부근의 전망대나 중간중간에 섞여있는 작은 상점가들 까지 포함하면 꽤나 재미있고 표정 변화가 다양한 섬 이지요. 얕은 언덕 정도의 높이의 돌섬 위에 깎아지는듯한 바위들 사이로 구비구비 나 있는 길이나 여러개의 작은 신사나 절, 거기에 가끔씩 나타나는 넓은 태평양의 바다는 특히 색다른 멋이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 자주 가는 이유 중 하나가 일본에는 자연과 사람과 문화가 한 곳에 뭉처진 듯한 곳이 많아서 입니다. 교토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나라만큼 옛스럽지는 않는 데다가 관광지로서 사람의 손때를 너무나 탄듯 한 에노시마 이지만 이런 다양한 표정의 변화야 말로 일본의 다른 관광지와는 또 다른 멋 입니다.

    [ 상점가를 지나자 마자 나오는 붉은 도리이. 이제야 명승지란 느낌 이네요. ]


    [ 뒤 돌아서 본 에노시마 입구. 쇼난의 검은 백사장도 보기 좋네요. ]


    그런데... 에노시마가 쫌 걸어야 하네요TT 저야 걸어서 싸 돌아다니는걸 좋아 하지만 몸이 뿔은 이후 뿐 아니라 뿔기 전에도 언덕은 쥐약이였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일까요? 에스컬레이터가 존재 하네요.ㅎㅎㅎ 에스컬레이터는 총 세개이며 이걸 타더라도 놓치는 곳이 없도록 되어 있네요. 표를 사면 세장을 끊을수 있게 되어 있는데 사람이 검표시 한장씩 뜯어 갑니다. 저는 당연히 탔지요^^ 애초에 이날 에노시마 뿐 아니라 하세의 대불이나 가마쿠라의 츠르가오카하치만구, 거기에 욕심을 좀 내서 기타가마쿠라 까지 가 볼 생각으로 제 다리를 세이브 한다는 기분으로... 흑... 운동 해야죠TT

    [ 에노시마를 편하게 올라가게 해 주는 에스컬레이터. 물론 유료^^ ]


    [ 내부는 그냥 이렇습니다. 세개가 있으며 타면 확실히 편하게 둘러 볼 수 있습니다. ]


    에노시마 섬의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 보면 여러개의 신사를 볼 수 있습니다. 바다, 그것도 태평양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곳 이여서 그런지 용궁 이네요^^ 뭐라더라... 애초에 천주교 신자이자 한국인인 저에겐 별로 도움은 안 되겠지만 저도 용왕에게 대박!!! 로또당첨!!! 을 외치며 10엔짜리 하나 넣어주고 왔습니다^^ 거기에 좀 더 올라가면 여의주를 모셧다는 사당까지 있네요. 일본의 신사는 각 신사마다 모시는 신이 다 틀립니다. 지역의 토지신 이라던가 그 지방의 신목을 모시기도 하며 위인이나 특정 인물에 물건을 모시기도 하지요. 재미있는 신사들도 많습니다. 믿지 않는 분들도 많겠지만 심지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전쟁의신, 바다의 신으로 모신 신사도 있습니다.

    [ 새하얀 용왕에게 대박기원!!! 제가 용띠거든요^^ ]


    [ 저 새끼줄 사이로 통과하는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나 봅니다. 줄을 서 있네요. ]


    [ 여의주를 모신 용궁도 있네요^^;;;;; ]


    다른 곳 보다도 에노시마의 신사들이 더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자연과 조화된 역사가 보이는 신사 입니다. 더군다나 제가 벚꽃이 필 때에 가서 군데군데 에서 그림이 되는 사진을 뽑아 낼 수 있었습니다. 교토의 우아함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드네요. 이번에 도쿄에 갔을때 새로 들고 간 D90과 16-85도 원하던 사진을 계속 뽑아내어 주고요. 갑자기 결정해서 어떻게 보면 무계획으로 간 여행 이였지만 지난 두번의 도쿄행 에서 못 했던 것들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이상저온 이긴 했지만 벚꽃철 답게 군데군데 꽃이 좋았습니다. ]


    [ 거대한 신목에 메달일 오미쿠지도 에노시마의 명물 입니다. ]



    [ 잘려진 저 두꺼운 신목은 도대체 몇년이나 되었을까요... ]


    [ 여러가지 사연이 살아있는 곳 입니다. ]


    [ 오래된 역사가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


    오르는 동안 중간중간에 살아있는 자연도 볼거리 입니다. 제가 갔던 날이 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마침 전날 눈도 내려서 하늘또한 파란색 이였고 가시거리도 상당했지요. 이런날 이라면 에노시마 뿐 아니라 동네 공원에 있는 꽃밭에만 나가도 기분이 좋아지는 법 이지요. 에노시마 정상에 올라가는 중간중간 피어있던 꽃 이나 따스한 햇빛 아래서 졸고있는 고양이도 이날 쏱아지는 햇살 만큼이나 제 눈에는 눈부시게 보이네요.

    [ 역시 봄에는 봄꽃 이지요^^ ]


    [ 이런 햇살이 쏱아지는 봄날엔 냥이들도 졸게 마련. ]


    [ 가지런히 정리된 마리나도 보기가 좋고... ]


    [ 멀리 보이는 태평양의 수평선도 기분이 좋네요. ]


    [ 중간중간 핀 벚꽃도 여행객의 몸에 활력이 되어 줍니다 ]


    정상 부근에는 몇가지 시설물이 있습니다. 에노시마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에노시마가 이즈반도의 동경만 반대방향에 태평양 쪽으로 나 있는 섬이라 이렇게 날이 좋으면 후지산 뿐만 아니라 태평양의 수평선 까지 보이는 곳 입니다. 전 시간 관계상 패스^^ 그리고 에노시마에 또 유명한 것이 있지요. 바로 연인의 종 입니다. 연인끼리 가서 같이 종을 치면 영원을 약속 한다나? 거기에 자물쇠 까지 묶고 오면 연인콤보가 되는 것 이죠. 저같이 연인은 커녕 여행조차 혼자 다니는 사람 에게는 절대로 인연이 없는 곳 이죠. 제가 여행을 혼자 다니는 것은 조용한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흑TT

    [ 연인의 종은 정상 부근에 있습니다. ]


    [ 이렇게 날이 좋다면 에노시마 전망대 에도 올라갈 만 하겠네요. ]


    에노시마의 북쪽이 신사들로 이루어 저 있다면 에노시마의 남쪽은 태평양을 향해 있는 바다를 보는 곳 이라 해야 겠네요. 신사들 사이로 구비구비 나 있었던 오르막 길과 달리 섬 중심의 상점가를 지나 오면 바로 암석위에 난 길을 통해 태평양에 접하게 됩니다. 이 상점가 들도 벼랑에 대롱대롱 메달려 있는거나 마찬가지 인데 그 중간중간에 사람까지 살고 있다니 참 사람이란게 대단하다 싶기도 하네요.

    [ 섬의 북쪽은 암석 사이로 난 길을 통하여 걸을 수 있습니다 ]


    [ 태평양 바다다에 까지 내려갈 수 있고요 ]


    [ 낚시를 하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길을 따라 계속 가다 보면 섬의 암반 사이로 난 종유석 동굴을 들어 가 볼수 있습니다. 동굴 이라기 보다는 암반 사이로 난 길 이란 느낌인데 이 굴이 기원전 부터 생성된 굴 이라 하네요. 옛날부터 관광지로서 인기가 있었던지 윗 사진의 편한 길 위로 한눈에 봐도 오래되고 100% 낙석을 맞을거 같은 길의 흔적도 남아 있더군요. 에노시마의 대표 관광 코스 중 하나인 모양인데 저는 시간과 예산 관계상 패스^^ 저는 그냥 바다에 내려 가는걸로 만족 하려고 합니다.

    [ 입장료가... 500엔 이면 컥...]


    에노시마에서 놀랏던 것 중 하나는 자연이 살아있는 깨끗한 바다 입니다. 쇼난 이라는 에노시마의 바다는 오염되었을거 같은 동경만 에게서 이즈반도를 통해 보호받고 태평양과 바로 연결된 바다라서 인지 사진에서만 그런것이 아니라 실제로 깨끗한 바다 였습니다. 낚시도 많이 하고 바닷가 암석 사이로 자라있는 해초나 각종 생물까지. 죽어있는 인천 앞 바다가 보이는 곳 에서 살아서 그럴까요? 부산항 한 가운데 에서 무리지어 다니던 고등어나 암석 사이를 기어다니는 갑각류들을 보면 제가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 종유석 동굴 을 통하여 섬의 반대쪽 사면까지 가 볼수 있습니다. ]


    [ 에노시마에서 놀랏던 것 중 하나는 깨끗하고 자연이 살아있는 바다 입니다. ]


    나라와 미야지마는 사슴이 주인 이라면 에노시마의 주인은 단연 매 입니다. 사슴과 달리 매는 사람에게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며 근처에 다가오질 않네요. 그런데 맹금류인 매가 있다는 것은 매가 먹을만한 작은 설치류 들도 많다는 소리 겠지요? 계속 제 머리 위를 맴돌다가도 렌즈만 들이 대도 다른곳으로 날라가는 매를 보면서 역시 야생동물도 자연과 사람에 적응하며 살아남는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네요. 아!! 나라의 사슴들도 사람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밤에는 근처 야산으로 돌아 간다더군요. 그 사람잡는 앵벌이 사슴들 이야말로 정말 대단한거 같습니다^^

    [ 자연이 살아 있다는 증거 중 하나가 최 상위 포식자인 매가 아닐까 하네요. ]


    [ 이것들이 눈치는 뛰어나서 렌즈만 들이대도 피하네요. ]


    그럼 이제 다음 목표인 에노덴을 타러 가야 겠지요? 아... 저 험난한 에노시마를 다시 넘어 가려니 정신이 아득해 집니다. 밥 시간은 지났고 다리는 슬슬 아퍼오고 시간은 부족하고...ㅎㅎㅎㅎ 운동부터 해야 하겠지만 그건 귀국하고의 일 이죠^^ 알고 온 것은 아닌데 에노시마에 들어 가면서 혹시? 했던것이 있네요. 에노시마에서 제일 빠르게 나갈수 있는법. 바로 배 입니다. 에노시마에 들어가는 다리 위에서 본 배가 에노시마와 육지를 연결하는 배 인데 이 배가 에노시마의 남서쪽 해안에서 출발 합니다. 그야말로 언덕도 안 넘고 지름길로 빠르게 가는 길 이죠^^ 가격은 400엔에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데다가 에노시마를 바다쪽 에서 볼 수 있어서 여러가지로 탈 만한 배 입니다. 타는곳은 에노시마 남쪽 해안의 서쪽 끝 이라고 보시면 되며 안내판도 있고 길도 나 있어 쉽게 찾아 가실 수 있을 겁니다.

    [ 배의 선착장 이라봤자 깃발과 간이 요금소가 달랑 입니다^^ ]


    [ 400엔이나 하지만 노동력 절감에 시간까지 절약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


    [ 배는 대~~~략 이런정도^^ 정말 낚시배를 개조한 배 입니다. ]


    [ 그래도 바다에서 에노시마를 볼 수도 있고... ]


    [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바다바람을 가르는 느낌도 좋지요 ]


    [ 에노시마로 들어가는 다리의 육지쪽 대안에 선착장이 있어 시간이 꽤나 절약 됩니다. ]


    에노시마는 이 전 도쿄 여행부터 계속 와 보고 싶었던 곳 입니다. 마침 날씨가 너무 좋아 제가 원했던 것 들을 볼 수 있었네요. 생각보다 돈을 이거저거 많이 썻지만 그래도 나름 투자한 가치가 있다고 할까요? 에노시마를 두시간 반에 돌았습니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이거저거 먹고 했지만 오전에 시부야 에서 잃은 시간을 어느정도 만회 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에노시마-가마쿠라를 갔던 진짜 이유. 에노덴을 타러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저 에노덴은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야 겠네요.

    [ 유명한 에노덴의 에노시마역 ]


    ㅎㅎㅎ 그런데 이 이후는 약간 배드엔딩 입니다TT 이날 아침 숙소를 나올때만 하더라도 하세의 대불이나 기타가마쿠라 까지 정복 하려고 했었는데 김별명 경기 예매에 실패 하면서 이날 일정이 꼬이고 말았습니다TT 그래도 하고 싶은것은 다 했지만 아쉬운 생각은 남네요. 뭐, 이로서 제가 다시 도쿄와 에노시마-가마쿠라를 갈 명분도 생겼네요^^ 그럼 이 뒤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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