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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타-양식] 그란구스또, 아쉽고도 기억에 남는곳
    식량창고/서울 2008. 11. 6. 01:29
    음식을 먹고 평가할때 나름 고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에는 그냥 먹어보고 느낌으로 맛있다! 없다! 를 간단하게 판정을 해 버렸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안 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저보고 미식가 라고( 절대 아닙니다^^;;; )하며 저에게 좋은 집 이나 같이 먹은 음식의 평을 요구 해 오기도 하고, 방문자 수 몇 안되는 작은 블로그 지만 나름 블로그에 평도 올리고... 지금은 먹어보고, 먹고 와서 생각을 많이 하는 편 입니다. 거기에 또 하나, 저의 개인적 취향이란 것이 있으니까요. 먹어보고 거부감이 들었던 음식도 혹시 본토에서는 이렇게 먹는것이 정석이 아닐까, 이건 내 취향이 아니라 무조건 싫어하는건 아닐까, 여러가지로 고민을 하게 됩니다.

    [ 그란구스또는 파스타를 추천 해 드립니다.]


    오늘 포스팅 주제는 그란구스또 입니다. 제가 언제나 좋은 맛집 정보를 얻는 야후의 건다운님 블로그 에서 보고 역시 찾아 간 곳 입니다.위치가... 뭐라 말로하기 힘드네요^^; 저는 당연 차로 갔습니다만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애매합니다. 삼성, 선릉, 대치역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휘문고 근처라 하는것이 좋겠네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 http://www.grangusto.net/ ) 을 참조 하세요. 차로 가시는 분들은 입구에서 발렛 파킹 ( 2000원 )부탁 하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눈에 안 띄니 조심하세요. 제 내비게이션 에는 그란구스또로 검색이 되더군요^^

    [ 독특한 분위기의 와인 저장소 ]


    시작전에 죄송한 말씀 하나. 사진을 제가 찍은게 아니라 평소와는 조금 구성이 틀립니다. 거기에 제공받은 사진도 여럿 있어 제가 맛 보지 못한 음식도 있습니다. 올린 사진으로도 제 사진이 아니라는 티가 나네요. 제가 보기엔 답답해 보이는데... 평소 사진보다 잘 나왔다고 하시면 이 사진 찍은 녀석에게 밥이라도 한번 사야 겠군요^^

    그란구스또는 이탈리안 비스트로를 표방하는 집 입니다. 저녁에는 와인바도 운영 하고... 강남 쪽에 요즘 이런 느낌의 레스토랑들이 많이 늘었지요? 처음 가 본 것 이지만 꽤나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미디 이후 제 마음에 드는 첫번째 레스토랑 이라고 해야 겠군요.

    메뉴는 다양 합니다만 보통 셋트를 시키는 편이 좋습니다. 전 점심에 가서 점심세트를 먹었는데 셋트가 A와 B로 나뉩니다. 둘의 차이는 선택할 수 있는 메인디쉬의 폭이 넓은 차이 입니다. A가 파스타와 간단한 해산물, 닭 요리라면 B세트는 스테이크나 해산물 모듬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요리중에서 선택 할 수 있어서 처음 가시는 분 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이럴땐 오늘의 추천 요리를 선택 하시면 됩니다. 저야 당연 그럴리가 없지요^^

    [ B세트에서 고를 수 있는 양갈비 스테이크. 제가 먹어본 메뉴가 아니라서 평은 패스~ ]



    일단 빵이 나오고 전체요리와 스프가 나옵니다. 전체요리도 당연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전... ㅎㅎㅎ! 이름 하나도 기억 안 납니다! 그러고 보니 주문 할때도 잘못 한 것이 있군요. 나름 좀 안다고 생각 했었는데-_-;;; 그나마 요리 명 보고 이게 어떤거 겠다 라고 상상은 할 수 있었던게 위안 입니다.
    전체 요리들은... 제법 괜찮습니다. 사람을 확~ 끌어 다닌다는 느낌이 부족 했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전체요리들을 준비 해 놨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빵도 독특한 빵도 있었고요. 아! 스프가 인상에 확~ 남네요. 컬리플라워 스프 였는데 그란구스또 말고 다른데 에서 먹어 볼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입에는 안 맞는다는 느낌 이였는데 애초에 컬리플라워가 우리 입맛에 익숙한 맛이 아니니까요.

    [ 꽤 괸찮았던 빵. 검은 녀석은 오징어 먹물같죠? ]


    [ 생굴 전체요리. 제가 생굴은 안 먹어서^^;; ]


    [ 제가 먹은건 이거! 모짜렐라 치즈를 곁들인 토마토 샐러드 인데 제 입에 딱~ ]


    [ 관자 셀러드. 제공받은 사진 입니다만 이것도 마음에 드네요 ]


    [ 컬리플라워스프. 컬리플라워 향이 제법 있는데 우리 입맛엔 조금 비릿 하지요 ]


    그럼 파스타의 차례 입니다. 초반 소개글에 언급 햇지만 그란구스또의 진수는 역시 파스타 인듯 합니다. 알단테, 알단테 하지만 까딱 잘못하면 심지가 딱딱한 설익은 파스타가 나오기 좋지요. 애초에 알단테로 삶은 후 소스와 볶거나 잔 열로 속까지 익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 으로는 심이 씹히지는 않는 정도를 좋아 합니다. 여기가 제 취향에 딱 맞네요. 소스도 마음에 들고요. 계절에 따라 멍게 파스타나 전갱이 파스타, 고등어 파스타와 같이 색다른듯 하면서도 지중해 에서도 먹어 볼 만한 파스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 전갱이 파스타를 시켰는데 가끔 나오는 가시만 빼면( 제가 가시 노이로제가 좀 있어서요 ) 모처럼 파스타를 기분좋게 먹었습니다.

    [일행이 주문한 토마토소스의 낙지 파스타. 특이하죠? ]


    [ 개인적으로는 소스 없이 볶아내는 전갱이 파스타 같은 스타일을 좋아 합니다. ]


    [ 무난한 선택인 게 크림소스 파스타 그래도 한번 새로운거 도전 해 보세요 ]


    [ 사진만 제공받은 전설의 멍게 파스타. 성게알 파스타는 언젠가 꼭 먹어봐야죠 ]


    그럼 메인디쉬의 차례. 메인디쉬가 나오기 전, 세트B 에는 셀러드가 나옵니다.특이한 셀러드는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녀석이 나옵니다. 세트B는 제가 라따뚜이 소스의 닭 안심요리( 왜 시켰는지 아시겠지요? ) 일행이 해산물 모듬과 흰살생선구이를 시켰습니다. 해산물 모듬이 세트B에 나오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 메인디쉬는 높은 점수를 주기엔 조금 부족했습니다. 소스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주 재료와 잘 어울리는 맛에 가니쉬들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메인디쉬의 생명인 주 재료들의 선도가 아쉽네요. 흰살생선은 광어와 가자미 인듯 했는데 특히 가자미가 아쉬웠습니다.거기에 날이 추워서 그랬었는지, 손님이 많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서빙되어 나온 음식의 온도도 아쉽네요. 이건 개인적 취향이 강할수도 있지만 조금 더 따뜻할때 서빙되어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 닭 안심요리. 조금... 아쉽네요. ]


    [ 흰살생선구이. 그란구스또는 소스가 숨겨진 맛을 냅니다 ]


    [ 의외로 재료의 선도가 아쉬웠던 해산물 모듬 ]


    그 다음은 디저트 입니다. 디저트 마저 고르라고 하네요^^ 아이스크림, 푸딩, 소르베 중에 고르라고 하는데 당연 전 푸딩 이지요^^ 최근 디저트가 맛있는 레스토랑이 워낙 많아저서 조금 떨어지는거 아니냐는 느낌이 살짝 드네요. 그래도 어디에 안 뒤지는 세련된 느낌의 디저트들 입니다. 아마 제가 아미디에서 나오는 맛 있지만 조금은 거친 디저트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모양 입니다. 딱~ 그정도네요. 아미디는 수제 제과점의 느낌 이라면 그란구스또는 호텔 제과점 느낌 입니다. 후식으로 나온 커피도 나쁘지 않았고요. 커피에 같이 내 준 커피설탕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커피설탕을 넣고 서서히 녹혀 가며 커피를 마시는 재미... 얼마전에 새로 터득한 기술 이거든요.ㅎㅎㅎ

    [ 생크림 푸딩. 깔끔한 맛 입니다. ]


    [ 소르베나 아이스 크림도 선택 할 수 있습니다. ]


    여기에 추가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서비스와 분위기. 저는 이 두가지 만큼은 식사를 맛있게 하기 위한 덤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두가지가 식사를 맛있게 하는데에 촛점을 맞춘 곳을 몇군데 못 본거 같습니다. 제가 가 본 곳 중에서는 아미다가 이 두가지는 딱 맞추었으니까요.그런데 그란구스또가 제 취향에 딱 맞는 곳 이였습니다.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손님을 내 버려 두지도 않는 느낌? 그야말로 식사를 하는데 방해가 안 되면서도 필요한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더군요. 서비스의 느낌이 인도식 레스토랑 이였던 달과 비슷했습니다. 뭐랄까요, 편안한 분위기? 저와 비슷한 연배의 여성분 이여서 그랬을까요?ㅎㅎㅎㅎㅎ

    [ 제공받은 사진. 이게 아마 문어였을겁니다^^ ]



    거기에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테리어가 너무 훌륭해 식사를 할때 압박을 받는다던가, 음악이 너무 크거나 대화가 울려 뭔가 쫒기는 느낌을 받는것 이던가, 역으로 너무 조용해 기분마저 가라앉고 너무 트이거나 너무 답답해도 식사에는 방해 되고요. 거기에 전 테이블이 너무 넓은것도 싫어합니다. 테이블은 좁지 않을 정도로만 딱 맞아서 옆에앉은 사람과 가깝게 앉아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붙어 앉는것을 좋아 합니다. 아미디도 그랬고 그란구스또도 그랬고... 의도 한 것 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이러한 저의 취향에 너무나 잘 맞았습니다.


    이러기에... 메인디쉬에 불만이 좀 있었어도 저는 최근에 한 식사 중에서 제일 기분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갔던 다른 일행 분들은 불만이 조금 있었던거 같습니다. 맛이 없었다 라기 보다는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친거 같다가 솔직한 평 이네요. 그럼에도 저는 올해 갔던 음식점 중 에서 제일 분위기 있고 기분좋게 식사 했었다고 이야기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파스타는 제가 상당히 까탈스러운 음식 인데 제 기준으로 합격이 나왔습니다.


    그럼 그란구스또의 종합 평가는... 별 넷. 메인디쉬가 아쉬웠지만 맛있는 파스타와 함께 기본이 잘 갖추어진 기분좋은 요리를 먹을 수 있습니다. 다른 블로거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재료의 질 이나 음식의 질이 널을 뛰는 경향이 있다는군요. 이것은 일류를 지향 한다면 꼭 개선되어야 할 부분인거 같습니다. 그래도 소스나 가니쉬 같이 눈에 확 드러나지 않는 기본적인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서비스나 분위기도 식사를 맛있게 한다는 레스토랑 본연의 자세서 맞추어 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2만9천원의 점심세트 A는 비싼감이 없지 않지만 요즘 서울의 물가나 이쪽의 임대비에 비해면 나쁘게만은 보이지 않는 가격 입니다.

    GOOD

    1. 기본에 충실한 요리들

    2. 파스타는 꽤나~

    3. 제 기준에 서비스와 분위기는 추천!( 아시죠? 전 튀지않고 식사를 하기위한 서비스와 분위기를 바란다는거 )

    BAD

    1. 음식질이 조금은 널뛴다는 정보( 제가 간 날은 흰살생선이 문재 )

    2. 음식의 온도가 조금만 높았으면( 이건 취향차이. 그러나 신선하다는 느낌이 조금 떨어지는 음식... )

    3. 이게 싼거야 비싼거야? 점심세트 2만9천원 이면 아웃백 보다야 낫지만 제 월급에는 조금^^;;

    [ 제가 동행하지 않은 날의 해산물 모듬 ]



    처음에 제가 잠깐 이야기 해 드렸지요? 냉정하게 음식의 맛 만으로 평가 해 보면 제가 간 날의 그란구스또는 평가하기가 조금 어려웠을거 같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은 음식과 아쉬웠던 음식이 같이 나와 버렸으니까요. 거기에 저의 취향이 조금 독특해서요. 하지만 결론만 놓고 이야기 하자면 이날 정말 기분좋게 식사 했습니다. 서비스나 분위기 라는것이 언제나 같을 수 만도 없고 재료의 선도나 맛도 그날 그날에 따라 조금씩은 바뀌기 마련 이니까요. 거기에 제가 기분파( 그것도 때때로-_-;;; )라 그날 기분에 따라 또 틀려 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날 식사를 너무나 기분좋게 했기에 그란구스또를 추천 해 드릴 수 있습니다. 반가운 지인들을 모처럼 만에 봐서 이 비싼 식대를 내고 말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조금도 안 들더군요. 좀 더 냉정한 맛에대한 평가는 삼청동의 아따블로를 방문해 본 다음에 다시한번 써 봐야 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느낌은 제법 오래갈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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