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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갈한 일본 계절정식, 하카타 셉텐버
    식량창고/서울 2014. 5. 6. 23:40

    몇주째 애도 분위기가 실 생활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나름 경건하게 지내고 있고요. 몇주째 눈밭에서 WRC 찍은 이야기를 포스팅 할까 하다가 제 양심(?)에 아직 그정도는 안 좋을거 같아 먹는 이야기를 또 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엔 모처럼 만에 큰 마음먹고 큰 돈을 써 봤습니다.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저 개인적 으로도 그렇고 뭔가 전환이 필요할거 같아서요. 이럴때 저는 보통 혼자 여행을 떠나거나 평소에는 먹지 못할 좋은것을 먹으러 가거든요. 물론 혼자 여행가서 좋은것을 먹고 오는것이 최고 좋겠지만 여의치는 않네요. 그걸 맘데로 할 수 있는게 소원아닌 소원 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하기 어려운거 같습니다. 뭘 먹는거 포스팅 하며 이리 거창하게 말을 돌리는지^^;;

     

    [ 하카타 셉텐버는 계절 일본요리를 정갈하게 내 줍니다. ]

     

    이번 포스팅은 압구정의 일본음식 전문점 하카타 셉텐버 입니다. 일본음식 이라고는 했지만 가이세키 라고 하는것이 좋겠네요. 점심에는 두세가지 점심 메뉴를 내 오지만 저녁에는 월 한번 바뀌는 코스요리가 나옵니다. 인터넷을 뒤저보니 일식 다이닝 바 라는 말이^^;;; 갓포요리? 가이세키? 일식 다이닝? 무식쟁이 코더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 물론 뒤지면 다 나옵니다^^

     

    가시는 방법은 아래 지도 참조 해 주세요. 맞은편에 압구정 성당이 있고 발렛 주차가 됩니다. 좌석수는 여유가 좀 있어 보이네요. 단체 손님도 받을 수 있으니 단체로 가셔도 좋습니다만 가격대가 상당하니 주의 하세요. 실내 인테리어는 상당히 모던한데 나쁘게 말 하자면 편한 느낌은 아닙니다. 압구정 쪽에 좋은 음식점이 여럿 있는데 매번 교통때문에 고생합니다. 제가 주로 차로 다니는데 저 근처는 안 막히고 가는 방법이 없거든요. 35만 넘은 중고차로 저런데 가서 발렛까지 시키며 비싼밥을 먹냐!!! 라고 하시면 반박 할 여지는 없지만 그래도 몇 안되는 취미이니 대~~강 넘어 가 주세요^^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 했지만 저녁은 코스메뉴 한가지 입니다. 저도 갓포요리 라고 할까 하다가 가이세키로 바꾼게 저 이유지요. 메뉴는 한달에 한번 바뀌며 그 계절에 좋은 음식을 중심으로 내 옵니다. 가격은... 눈물이 좀 나지요. 부가세 별도 8만원 입니다. 스시초희 점심 오마카세와 비슷해서 초밥을 좋아하는 저에겐 상당히 갈등을TT 물론 초희 저녁 스시는 더 무시무시 해 지기에 이번엔 처음 가 보는 하카타 셉텐버로 결정 했습니다.

     

    [ 하카타 셉텐버 저녁 정식메뉴는 한달에 한번 바뀝니다. ]

    시작부터 눈을 현란하게 하는 계절재료가 나오네요. 두릎, 관자, 새조개, 쭈꾸미, 죽순, 아스파라거스, 딸기를 드레싱에 살작 버무려 나오네요. 단순히 샐러드 라고 하기엔 재료 하나하나가 너무나 빛납니다. 각각의 식감도 살아있고 신선함도 느겨지는 좋은 시작 입니다. 작은 접시지만 하카타 셉텐버의 스타일이 보이는 것 같아 즐겁네요. 계절 재료를 본연의 맛을 살려 내어 준다. 모처럼 만에 기분좋은 시작 입니다.

     

    [ 첫 시작은 계절재료네요. 두릎이나 새조개는 역시 차게 먹는것고 좋네요. ]

     

    두번째 음식이 나왔습니다. 이거 순서대로 뭐라 하는 말이 있는거로 아는데... 그건 잘 모르겟으니 위의 메뉴 촬영한거 참조 해 주시고 전 얼른 촬영 뒤 우적우적 먹어야지요^^ 이번에도 참 정갈하게 나왔네요. 왼쪽 위 에는 해초에 마를 얹혔습니다. 해초 초절임은 일식집 에서 많이 접할 수 있었지만 그 위의 마가 포인트네요. 씹는 느낌에 마의 맛 까지 잘 어울립니다. 그 옆은 어묵이네요. 보통 어묵과 다르게 재료의 질감이 남아 있어 독특했습니다. 튀긴 두부인줄 알았는데 생선살이 느껴저서 조금은 놀랐거든요. 가운데 생선도 연어인줄 알고 씹었는데 은은한 향과 드레싱이 잘 어울린다... 했더니 나중에 찾아보니 참치 였네요. 호박찜에 단팥을 올린다는 것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평범한 요리인듯 하면서도 하나하나 기교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 음식 하나하나 공 들인게 보여 기쁘네요. ]

     

    새우초밥을 공 처럼 만들어 양념한 문어와 같이 내 오는것도 신선했고요. 둘을 같이 먹으니 의외로 잘 어울렸거든요. 뭐랄까 같은듯 하면서도 뭔가 다른 포인트를 꼭 하나씩은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하나 먹을 때 마다 기대를 가지게 만들어 준 다 할까요? 어떻게 보면 같은 재료, 익숙한 요리 인데 어떤것 이던 하나씩 포인트를 주어서 제 기대를 벗어나지 않도록 만들어 줍니다.

     

    [ 이 작은 국물요리 하나도 그냥 넘어가질 않네요. ]

     

    중간에 국(!!!!) 이 하나 나오네요. 일어로 스이모노 라고 하던가^^;; 처음 두 요리가 차겁게 나와 조금은 지친 속을 풀어준다 할까요? 맑은 생선뼈 국물에 도미로 보이는 생선과 미역, 죽순, 파, 유채가 같이 나옵니다. 시금치 인줄 알다가 블로깅 하느라 사진 정리하는데 메뉴에 유채라고 써 있네요^^;; 하카타 셉텐버 요리는 각각의 재료의 맛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인 요리, 코스의 조화도 잘 살려 준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원래 가이세키 라는것이 그런것 이긴 하지요. 하지만 의외로 그 기본, 조화를 살리면서 이렇게 개성을 가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회는 아쉽게도 평범한 스타일. 이게 평범하다니... 선도나 맛은 좋습니다. ]

     

    이렇게 극찬을 했더니 하카타 셉텐버 에서 재일 몰개성인 회가 나왔습니다. 몰개성 이라니^^;;; 사실 회야말로 재료의 선도에서 이미 승패가 갈리는 것 이기에 개성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생각 합니다. 도리어 그 개성을 잘못 살리면 재료의 맛 자체를 죽여버리기도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오소독스 한 스타일도 좋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재료의 질, 선도 맛이 따라 와 줘야 하지만요. 당연 좋았습니다. 재료 하나하나의 선도, 맛 모두다 쫌 한다는 횟집에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은 좋은 느낌 이였습니다. 와사비는 따로 덜어 뒀다가 뒤에 조금씩 먹었습니다. 조금 자극적 이지만 입 안을 개운하게 해 주는 효과와 와사비의 향 자체를 즐기는 편 이라서요.

     

    [ 새우살을 춘권에 튀겨 내 왔습니다. 달래 튀김과 카레 소금이 포인트 네요. ]

     

    이럴거 같아서 회에 나온 와사비를 살짝 덜어 두었지요^^ 튀김입니다. 새우살을 춘권에 말아 튀겨 내 왔네요. 튀김 솜씨도 아주 좋습니다. 춘권에 만 튀김도 좋지만 전통 스타일의 튀김도 맛 보고 싶네요. 하카타 셉텐버 라면 저를 좀 더 깜작 놀래 줄 튀김을 내어 줄 느낌이 들어서요. 같이나온 달래튀김도 맛의 포인트를 살려주는 것이 좋았고 카레소금도 새우살과 제법 잘 어울리는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살짝 아쉬운 느낌은 듭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데 에는 성공 했는데 저의 혀를 더욱 놀라게 해 줄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을거 같다는 아쉬움이 있네요.

     

    [ 우와 대박! 샤브샤브의 주인공은 돼지 목살이 아닌 미나리 입니다. ]

     

    그 다음은 샤브샤브 입니다. 어떻게 보면 메인요리 라고 해도 되겠네요. 돼지 목살에 양배추, 미나리, 무를 같이 넣어 내 왔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참깨드레싱에 고추기름은 곁들인 소스를 같이 내 옵니다. 뚜껑을 열고 처음에 미나리( 돌 미나리 라네요^^ )를 소스에 찍어 먹엇을 때의 느낌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네요. 그 사각사각 거리는 식감과 물자마자 입 안에 퍼지는 미나리의 향... 처음 나왔을 때의 온도도 적당했고 미나리의 익힘 정도도 제가 딱 좋아하는 정도로 나와서 정말 놀랐습니다. 처음 뚜껑을 열고나서 그 짧은 시간 동안의 느낌 이랄까요? 마지막 입 까지 맛있게 먹었지만 그 처음 몇입의 느낌은 올해먹은 음식 중 최고였다 해도 될 정도 였습니다. 개인적 으로 양배추 보다 배추를 선호하는데 배추를 넣었으면 저 맛이 낫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고기를 양배추나 미나리에 싸 먹는것도 진미 입니다. 하지만 처음엔 꼭 미나리를 드셔 보시라 하고 싶네요.

     

    [ 하카타 셉텐버의 장기 중 하나인 밥 입니다. 전복을 내장과 함게 해 왔네요. ]

     

    우리나라도 밥이 중요 하지만 일본도 밥이 중요 합니다^^ 마지막 요리는 솥밥 입니다. 하카타 셉텐버의 필살기(?) 중 하나라 할까요? 전복과 전복 내장 그리고 죽순을 넣고 밥을 지엇습니다. 우리나라식 솥밥과 틀린점 이라면 먹을때 양념을 따로 안 붓고 밥을 질때 하며 재료를 좀 더 품성하게 올린다는 차이가 있네요. 전복을 이렇게 찌면 쫄깃한 식감은 조금 줄어든 반면에 내장과 함께 그 본연의 맛과 향은 더 살아나는게 좋네요.

     

    [ 밥에는 역시 국과 반찬! 즈케나 된장국도 하나하나 재미있네요. ]

     

    밥과같이 즈케와 기다리고 기다리던 된장국이 같이 나옵니다. 조개가 풍성하게 들어 가 있으면서도 심심해 맛이 진하지 않은 솥밥과 잘 어울립니다. 즈케도 우엉, 단무지, 우메보시가 나오는데 참 잘 어울립니다. 우메보시는 밥과 같이 안 먹고 후식겸 해서 따로 먹었지만요^^ 음식 하나하나가 재미있으면서 자신의 주장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따로 먹어도 맛 있지만 같이 먹어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지네요.

     

    [ 디저트는 놀랍게 딸기와 푸딩! 실제 눈으로 보는 비주얼은 더 이쁩니다^^ ]

     

    마지막 디저트 까지 재미있게 나오네요. 딸기에 크림치즈 푸딩 입니다. 딸기가 어디있냐고요? 제거 쨈 이나 소스가 아니라 딸기 퓨레 였거든요. 부드러운 맛의 크림치즈 푸딩과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새콤하면서도 달콤한게 후식으로 딱 이네요. 위에얹힌 민트잎 까지 잘 어울렸습니다.

     

    [ 아주 만족 스러웟지만 약간의 아쉬움만 채워 주면 완벽한 가이세키가 될 것 같습니다. ]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모처럼만에 즐길 수 있었던 음식 이였습니다. 각각 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면서도 다른 재료와, 전체 코스와 잘 어울리게 세심하게 배려되어 있으며 음식이 나오는 온도도 적당하고 맛도 일품 이였습니다. 일본여행가서 먹었던 온천요리나 가이세키 코스와 비교해도 될 정도의 완성도 이면서도 그 곳에서 먹었던 요리들과 비슷한 메뉴 임에도 하카타 셉텐버 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것이 특히 좋았습니다. 요리 하나하나 다 좋았지만 제가 제일 맛있게 먹엇던 것은 샤브샤브에 들어 가 있던 미나리 입니다. 그 미나리를 처음 먹었을 때의 식감, 향, 맛은 아직까지 생각이 납니다.

     

    GOOD

     

    1. 걔절 재료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일품요리

    2. 코스의 구성, 재료의 종류도 마음에 듬

    3. 각 음식의 온도, 서빙되어 나왔을 때의 상태도 최고. 샤브샤브가 막 나왔을 때 미나리의 식감과 향은 정말~~~

    4. 구구절절 다 필요없이 일단.... 맛있다!

     

    BAD

     

    1. 맛 있는건 맞는데... 비싸TT 재료의 질과 맛을 생각하면 안 아깝지만 절대적으로TT

    2. 모던한 인테리어는 좋긴 한데 음식과 안 어울리는 듯한 느낌

    3. 작은 아쉬움들이 있음. 이 정도의 곳 에서는 이런점 까지 잡아 줫으면...

     

    그런데 아쉬운 점이 조금씩 있네요. 새우 춘권 튀김은 단품 메뉴로서는 흠 잡을데가 없었지만 카레소금과 함께 앞뒤 메뉴와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고 샤브샤브의 돼지목살은 처리 할 때 조금 더 세심하게 했으면 어땟을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먹을때 하나하나 떨어 져 있는 상태로 나오고 향을 잡는데 조금 더 신경 썻으면 햇거든요. 정말 작은 것 이지만 하카테 셉텐버 정도의 가격대와 실력이 있는 곳 에서 이런 작은것 까지 신경 써 주어서 완벽한 음식을 내어 줫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원조 가이세키 음식을 넘을 수 있는 그런 완벽함이 있었으면 하네요.

     

    거기에 정말 엉뚱한 불만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 먹었을 때는 상당히 배 부른 데다가 하나하나의 만족도도 최고고 메뉴 간 조화도 좋은데 나오는 과정 이랄까? 그런것에 아쉬움이 조금 느껴 집니다. 뭔가 좀 작다는 느낌? 뭔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 정말 흠 잡을데 없는 것 임에도 과정에는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듭니다. 식기나 각 음식들의 장식도 화려하고 양도 충분 함 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모던한 인테리어가 도리어 독이 아니였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분들이 뭔가 좀 화려하고 많은것을 좋아 하잖아요^^ 그런 작은 베려의 아쉬움 이랄까? 하여간 말로는 간단하게 표햔 가능한데 우아한척 하며 글로 쓰기엔 좀 어렵네요.ㅎㅎㅎ

     

    월급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개인적 으로도 그렇고 우울한 이 느낌이 가시질 않습니다. 업무적 으로도 상당히 우울한 나날이 계속될 거 같은데 월급 받고 이번엔 또 어떤 곳에 가서 저의 혀를 놀라게 만들어 줄 지 궁리하면서 이 우울한 연휴의 마지막 날을 보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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