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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의 생선맛집 선미식당. 양념이 끝내줘요.
    식량창고/지방 2019. 10. 8. 17:37

    외식을 하게 되면 기대하는 건 당연히 맛있는 것 일 겁니다. 식사이니 필요한 영양소를 얻고 뭐 그런 것도 있고 위생이나 기타 다른 것도 중요 하지만 2천 원짜리 김밥이던 몇십만 원짜리 고가의 음식이던 그에 맞는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지요. 뭔가 새롭고 독특한 그런 것도 좋지만, 잘 맛보기 힘든 음식도 좋지만 익숙하고 친숙한 음식이라도 제대로 잘 만든 음식도 값어치가 높다 생각합니다. 

     

    [ 선미식당의 음식은 정말 제대로 만든 맛있는 음식 입니다. ]

    목포의 유명 생선요리집 선미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드라이브 겸 목포까지 다녀왔네요. 드라이브라고 치기엔 좀 멀지만 올 하반기 휴가 겸 해서 다녀왔습니다. 목포를 가서 뭘 먹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어차피 전 휴가 가면 먹으러 가는 게 반이니. 어머니도 모시고 갓으니 어머니가 좋아하실 만한 곳을 찾게 되었네요. 미식당은 목포의 주택가에 있습니다. 전 차를 주로 가지고 가니 주차가 제일 문제인데 평일에 가서 가계 앞에 주차가 가능 했네요. 한적한 주택가의 이면도로 이기에 평일날은 주차가 문제없을 듯한데 주말에는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일단 주문을. 지난번 속초 송도 횟집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서 조금 과한 듯 주문을 했는데 결론적으로 그러길 잘했네요. 양이 박하지 않고 넉넉하지만 정말 이렇게 주문하길 너무 잘했다 싶더군요. 일단 서대 구이 2인분, 서대찜 2인분 회덮밥 4인분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여기 회덮밥이 참 특이하거든요 뭐가 특이한지는 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인분 이상 주문받는데 여러 개를 시킬 경우 조금 융통성 있게 1인분 주문도 받는 거 같네요. 이건 한번 부탁드려 보세요.

     

    [ 가격이 있어 보이지만 양이 박하지 않아 합리적 같네요. ]

     

    반찬은 전형적인? 뭔가 특별한 게 없는 거 같으면서도 김치와 무침류가 맛있고 여기에 밥과 국에 생선구이 하나만 있어도 근사한 백반이 될 거 같네요. 실제로 여기에 고등어( 유일한 수입산^^; ) 하나만 내줘도 될 듯한? 전라도 특유의 젓갈이 강하다거나 간이 강한 그런 거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맛이 있네요. 서울 백반집의 재료의 맛이 빠진 평범하다 못해 김 빠진 느낌의 반찬이 아니라 하나하나 꽤 괜찮았거든요. 라면을 시켜도 반찬 세 개 나오면 사과한다는( 썰을 익산 출신 친구에게 ^^) 전라도 음식점 답네요.

     

    [ 반찬 하나하나가 무심한듯 맛있습니다. 무침과 김치류는 정말 빼어난 맛 ]

     

    회덮밥이 나왔습니다. 이게 무슨 덮밥이냐고요!!!! 우와 정말 알고 갖고 그래서 주문했지만 주문하길 정말 잘했네요. 일단 병어가 들어간 회 무침이 나옵니다. 이걸 참기름이 뿌려 저 있는 대접에 밥과 비벼먹는 것이네요. 섭섭지 않게 들어 간 병어도 좋고 채소들도 잘 어울리지만 역시 이 양념이 참 절묘합니다. 맵게 먹는 요즘 추세에 따르면 덜 맵지만 저에게는 적절히 매콤한 양념에 너무 달지도 않고 밸런스가 너무나 좋더군요. 더군다나 이게 식구 중 오이 못 먹는 사람이 있어 오이를 뺀 게 이 맛이네요. 이 집의 장점 중 하나 바로 양념입니다.

     

    [ 회덮밥을 시켯더니 회무침을 줘요!!! ]

     

    이걸 밥에 비벼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네요. 회무침을 조금 과하게 올렸다 싶을 정도로 올리는 게 제일 맛이 있더군요. 꽤나 맵고 짜게 보이지만 양념의 밸런스가 너무 좋고 들어간 채소들의 밸런스가 너무 좋아서 이걸 밥에 슥슥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네요. 경상도 음식은 맵고 짠 게 강하고 전라도 음식들은 양념이 좀 과하다는 이미지가 있었거든요. 요즘 서울 음식들이 너무 맵고 달고 해서인지 이 음식들의 밸런스가 너무 반갑네요. 회덮밥 하면 생각나는 대량의 상추와 초고추장이 아닌 이런 조화로움이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 그런데 이게 또 잘 어울려요. 조금 과하다 싶게 올려서 비벼 드세요. ]

     

    조림이 나왔습니다. 메뉴판에 조림이 없다고요? 찜을 시키면 조림이 나옵니다. 원래 갈치나 병어를 시킬까 하다가 어머니께서 서대를 드시고 싶다기에 서대 조림을 시켰는데... 헉!!! 원래 자주 먹던 생선도 아니지만 이 서대 사이즈가 상당하네요. 알도 들어 찬 녀석이 포함되어 있고요. 역시 이 집은 양념의 조화로움이 대박입니다. 목포이니 어지간하면 생선의 선도와 크기는 보장되는 거 같아요. 저 가격으론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크기와 선도 맛 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조금 과한 듯 하지만 조화로운 양념으로 조림이 나오니 이게 맛이 있을 수밖에 없지요.

     

    [ 선미식당의 최대 장점은 양념 입니다. 정말 맛있어요. ]

     

    그렇다고 구이가 맛없는 건 절대 아니지요. 요즘 서울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서대 구이입니다. 이거 서대라고 볼 수 없는 정도의 크기지요? 제가 잘못 아는 건지 모르겠지만 서대가 이렇게 큰 건 처음 봤거든요. 크고 싱싱한 서대를 잘 구워 내 왔습니다. 생선구이의 생명인 겉바안촉을 제대로 구현했다 할까요? 일단 생선구이의 생명은 굽기도 아주 중요하지만 생선 자체의 맛이지요. 양념을 잘하는 선미 식당이지만 애초에 이런 좋은 생선을 준비 해 놓았기에 이런 훌륭한 음식이 나오는 것 이겠지요. 

     

    [ 주문한 서대구이 입니다. 우와 이게 크기도 선도도 맛도 굽기도 좋아요. ]

     

    어찌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집 인데 이게 또 특별하네요. 제가 밖에서 밥을 사 먹을때 세우는 기준 하나가 또 있습니다. 제가 만드는 것 보다 맛 없으면 절대 돈주고는 안 먹는다. 내가 이걸 만들 수 없는거라면 내 입에 안 맞고 거액을 주더라도 먹는다. 어찌보면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실 수 있을 거 같지만... 저희 어머니는 물론 음식 정말 잘하시는 저희 외할머니도 이 정도까지 하실 수 있을까 싶네요. 특별한 음식이 아니지만 그 밸런스나 양념의 절묘함이 정말 대단했거든요.

     

    [ 이 집의 유일한 수입산인 서비스로 나온 노르웨이 산 고등어 입니다.]

     

    Good

    1. 무심한 듯 대단한 양념. 맵지도, 짜지도, 달지도 않은데 적당히 맵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달아요.

    2. 생선요리의 기본은 생선! 크기 선도 맛 가격 어느 하나 서울에선 어려울 듯

    3. 회무침 아니 회덮밥도 추천. 병어 회무침 올린 밥보다 비빈 회덮밥이 제 취향

    4. 여기 갈치, 서대, 병어 다 맛있어요

    5. 지방의 유명 음식점 답지 않은 친절함. 엄청 친절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 손님에게 잘해 줘요.

    6. 주차장 아니 주차할 곳 있음. 주택가의 이면도로이니 주의하세요.

     

    Bad

    1. 여기를 평범하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 특별함을 찾으시려면 다른 곳 추천드려요. 전 특별하다 보지만요.

    2. 생선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드실 게 없음. 아니 그럼 여길 왜...

    3. 주말엔 사람 많고 붐빈다는 소문. 고로 주차장도...

    4. 몸. 대중교통으로 가시는 분은 가시기 힘들지도...

     

    [ 저희 식구들은 대만족 이였습니다. ]

     

    정말이지 마음에 든 곳입니다. 갈치구이나 찜도 먹어볼걸 아쉬움이 남네요. 이게 목포음식, 전라도 음식인가 싶습니다. 밸런스 좋은 양념의 향연뿐 아니라 질 좋은 생선을 맛나게 조리한 솜씨, 거기에 묻혀버려 그렇지 밑반찬, 특히 무침들과 김치가 맛있었거든요. 너무 멀어 또 갈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라면 그 먼 곳까지 운전해서 간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맛집이었습니다.

     

    [ 목포 중앙시장서 사 온 풀치. 이게 멸치볶음 같이 해 먹으면 그리 맛있다네요 ]

     

    뭐랄까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휴가로 갔던 목포지만 뭔가 콘텐츠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수산시장 들도 좀 더 상품들의 보관이나 포장 등을 신경 써서 서울에서 마트의 냉장유통에 익숙해진 요즘 사람들의 눈높이도 맞추고 좀 더 가고 싶은 곳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네요. 길들도 좋아지고 KTX도 여기저기 들어가고 어느 나라 불매도 활성화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국내에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준비 별로 없이 먹고 사는 것이 주 이긴 했지만 뭔가 좀 더 즐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풀치( 어린 갈치 )와 육젓을 사 왔는데 이게 어마어마하네요. 역시 산지에 가면 서울과는 차원이 다른 물건을 더 싸게 사 올 수 있는 게 좋습니다. 물론 가는 기름값과 톨비와 제 운전 단가는 별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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