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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초의 추천 세꼬시집 송도회집
    식량창고/지방 2019. 8. 31. 15:54

    요즘 속초의 물회 하면 여러 가지 해산물을 다양하게 넣고 거기에 육수를 넣은 후 시원~~~ 하게 말아먹는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물회나 거기에 국수를 넣은 것을 아주 좋아해서 중동 출장 가서도 한식집에서 시켜먹곤 했거든요. 속초를 식구들과 가끔 가는데 평소에 가던 집들 말고 좀 다른 스타일의 물회를 하는 집이 있다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가자미 세꼬시를 내 오는 송도회집 입니다.

     

    [.가자미 세꼬시를 드세요. 속초식 물회는 아니지만 강력 추천 입니다. ]

     

    어딘가 했더니 저희 식구들의 단골 집이었던 88 생선구이 옆집이네요. 지금은 88 생선구이를 그렇게 추천은 못 드리지만 한 20년은 다닌 듯하네요. 상호가 송도 물회라고도 하던데 송도 횟집 으로 검색해야 나오네요. 제가 인천 송도(근처)에 사는데 인천에서 속초가서 간 집이 송도횟집이라니... 아재개그는 둘째 치고 가게 옆 공터에 주차장이 있었습니다. 전 일찍 갓더니 가게 앞에 주차를 시켜 주네요. 블로거들을 통해서 알려진 집 이라 평소에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가게 가는 곳이 갯배 선착장에서 가까운데 앞 도로가 매우 좁고 바다 앞이니 운전에 주의하세요.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9년 8월 사진이니 나중에 좀 더 오를 수도 있겠네요. 단연 추천은 가자미 세꼬시 입니다. 물회도 괜찮다고 하지만 여긴 단연 가자미를 시켜서 같이 나오는 채소들로 회무침을 만들거나 물회를 만들어 먹는 게 더 좋습니다. 멍게도 철 에는 비단멍게가 나오는데 멍게 좋아하시는 분은 꼭 드셔 보시라 하네요. 전 멍게를 안 먹어서요. 전복죽도 있지만 꼭 드실 정도는 아닙니다. 

     

    [ 가격은 약간 있지만 그 값을 합니다. 추천은 가자미. 물회 드시지 마시고 좀 더 내고 가자미 세꼬시 드세요. ]

     

    주문은 네 명이서 가자미 대 하고 전복죽을 주문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양이 보통이신 분들도 특으로 네 명이면 좀 부족할 겁니다. 아쉽게도 주문하고 추가로 저렴하게는 안되고 저 메뉴판 대로 시켜야 한다더군요. 이 집의 제일 아쉬운 점입니다. 사실 이 정도 세꼬시가 6만원 이면 양으로도, 질로도 꽤 좋다 생각은 되는데 사실 특이라고 해 봐야 저랑 제 동생이 순삭 할 수 있는 양 이거든요. 네 명이라면 특에 멍게 추가해서 물회에 밥 비벼 드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가자미 대 + 전복죽 해 봐야 6만 원이니 서울에서 먹는 가격이나 다른 물회 전문점 가격하고 비교하면 꽤나 괜찮은 가격 이긴 합니다만 특이라는 이름에 너무 현혹된 거 같습니다. 결론! 특=4인분, 대=3인분 중=2인분 소=후식.

     

    [ 입구 수족관의 작은 가자미 들을 주문 후 바로 세꼬시로 떠 내 옵니다. ]

     

    반찬이 나오기 시작했네요. 최근 속초의 물회던 해산물 식당을 가 봤는데 내주는 미역국 들이 전부 맛있습니다. 처음엔 뭔 김국인가 싶었는데 진짜 미역, 물, 소금 만으로 끓여낸 거 같은 미역국이 또 일품이네요. 사실 제가 미역국을 안 좋아합니다. 그래도 이 맛이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네요. 모 생선구이 집은 미역국 조차 이젠 서울 분식점 같아졌으니 TT 뜨겁게 해서 리필되는 미역국 정말 좋네요.

     

    [ 깔끔하지만 맛난 미역국 대박입니다. ]

     

    다른 물회나 횟집과는 달리 반찬을 아주 간단하게 줍니다. 전 도리어 이게 좋네요. 물론 뭔가 많이 주는 그런 것도 좋지만 메인에 집중할 수 있는 이런 곳 아주 맘에 듭니다. 간단한 싸 먹을 야채와 김치 그리고 밑반찬이 약간 나왔네요. 그런데 이 와중에 또 눈길이 가는 것 바로 저 막장입니다. 참기름에 생마늘은 잔뜩 올렸는데 이게 또 일품이네요. 요즘 점점 장들을 공장제들을 써서 그렇지 이런 장 이야말로 진짜 쌈 싸 먹기 좋은 장이지요. 약간은 매웠던( 제가 매운 거에 약해서 ) 고추에 이 장을 듬뿍 찍어 상추에 가자미 세꼬시 싸 먹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거든요.

     

    [ 저 막장에 쌈 싸 먹는거 정말 추천입니다. 집에 싸 오고 싶었을 정도 ]

     

    세꼬시가 나왔습니다. 주문하면 시간이 제법 걸립니다. 저희가 좀 일찍 가서 그런지 몰라도 주문을 받은 후 가자미 껍질을 벗기고 하나하나 썰어 내 오더군요. 사실 그게 제가 다른 유명 물회 집을 안 가고 이 집을 간 이유입니다. 봉포 머구리 같은 덴 주문하면 바로 나온다더군요. 빨라서 좋긴 한데 미리 떠 둔 재료들을 담기만 해서 나오니 요즘 회의 질감이나 맛이 떨어졌다더군요. 빨리빨리도 좋지만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조차 바로 만든 게 맛있는 마당에 회 라면 오죽할까요.

     

    [ 주문후 바로 떠 오는 가자미 세꼬시가 일품 입니다. 미리 떠 둔 회와는 맛과 향이 완전 달라요. ]

     

    오오 가자미 세꼬시 모처럼인데 대박입니다. 크지 않은 어린 녀석들로 뜨다 보니 안에 여린 뼈 들이 도리어 좋은 식감으로 다가오네요. 거기에 맛도 너무 밋밋하지 않으면서도 강하지 않은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이거야 말로 여린 가자미로 만든 세꼬시의 진정한 맛이네요. 전 회는 쌈 싸서 먹지 않는데 이 가자미 세꼬시 만큼은 위에 극찬한 장을 듬뿍 찍은 고추와 같이 싸 먹으면 정말 맛있네요. 그 동안 회도 그렇고 일본식으로 많이 먹었는데 이 가자미 세꼬시 만큼은 우리나라 식으로 장과 함께 쌈 싸서 팍팍!!! 먹는 게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 으로는 초장이나 기름장에 먹어도 좋을 거 같네요.

     

    [ 이 채소 무침이야 말로 송도물회의 포인트! ]

     

    어? 물회 먹는다고 한 거 아녔냐고요? 그랬지요. 장에 쌈 싸 먹는 게 너무 맛있어 저도 순간 까먹을 뻔. 이 채소 무침 덕에 물회를 안 시켜도 됩니다. 안에 오이와 당근에 마늘까지 잔뜩 들어간 별거 아닌 듯하면서 송도 횟집의 포인트니까요. 계산하고 나오니 종업원 분들이 산더미 같은 오이를 채 치즈라 반쯤 혼이 빠져 계시더군요 ㅎㅎㅎ. 아! 오이 못 드시는 분들은 이거 지옥입니다. 그런데 오이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천국이지요. 일단 이걸 맛있게 먹는 법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무 처서 초고추장과 식초를 기호대로 추가하신 후 회무침 같이 먹는 겁니다. 가자미를 넣고 아삭아삭하는 오이의 식감과 적당한 마늘( 한국인은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민족... )에 초장이라니. 이러면 안 되는데요. 물회를 만들어 먹을 가자미와 채소들이 자꾸 없어지잖아요.

     

    [ 물회로 드시려면 여기에 가자미를 넣은 후 얼음을 요청 하신 후 기호대로 양념 더 추가하셔서 드시면 됩니다. ]

     

    물회로 드시려면 이 채소 무침에 물 또는 얼음을 추가하시면 됩니다. 기호에 따라 식초나 초장 추가하셔도 되고요. 제가 알기론 경상도 쪽 물회들이 이 스타일에 가깝다 알고 있네요. 얼음은 사장님께 요청하면 주시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이렇게 먹으니 다른 집 물회들 보다 상당히 깔끔한 맛이 납니다. 다른 곳들에 비해 해산물 종류도 적고 육수에서 단맛도 적게 나지만 전 이쪽의 맛이 더 좋네요. 속초 물회들에 그렇게 다양한 해산물 들어간 것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달거나 시가 너 맵거나 한 게 아니라 깔끔한 맛에 아삭아삭한 채소들의 식감이 전 정말 좋네요. 다만 개인적으로 가자미 세꼬시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은 이 채소들과 회무침 같이 먹거나 저 맛깔난 장과 쌈 싸 먹는 거라 생각합니다.

     

    [ 가격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전복죽 이지만 양이 적고 특색은 없네요. ]

     

    전복죽은 아쉽게도 평범합니다. 들어간 전복의 양이 많진 않고 가격 생각하면 나쁘진 않지만 양 자체도 많지 않네요. 다만 참기름을 너무 넣어 느끼하기만 했던 다른 곳의 전복죽보다는 깔끔하게 끓여 냈다는 점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시켜 드실 정도는 아니네요. 이 집은 음식 맛이 전체적으로 깔끔합니다. 어쩌면 제가 앞으로 속초에 가서 이 집을 꼭 들려야겠다 생각 한 이유가 이거겠네요.

     

    [ 깔끔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내 오는 곳 입니다. 공장제 같은 물회에 지치셧다면 꼭 가 보세요. ]

    Good

    1. 정말 맛있는 가자미 세꼬시. 최근 10년간 먹어 본 세꼬시 중 이 집이 최고.

    2. 장 이라거나 미역국 이라거나 정말 맛있음

    3. 오이, 당근, 마늘이 잔뜩 들어간 채소 무침이야 말로 포인트. 물회로도, 회무침으로도, 쌈 싸 먹는 채소무침으로도 제격. 

    4. 깔끔한 맛의 음식. 달고 시고 맵고 가 아닌 조화로운 맛. 물론 달고 시고 맵게 만드실 수도 있어요.

    5. 나쁘지 않은 가격. 물론 함정이...

    6. 주차장 완비. 

     

    Bad

    1. 잘 먹는 성인 두 명이서 해치울 수 있는 특. 아니 혼자서도 충분히 해치울 듯. 비싼 건 아닌데 이름이 특이라는 거에...

    2. 시간이 조금 걸림. 이건 단점이지만 사실 장점. 맛보다 시간이 중요하다면 절대 비추.

    3. 부족한 반찬. 회 따위 디저트고 먼저 나온 찬 들이 중요하다면 절대 비추인 곳. 

    4. 물회는 덤.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 간 물회가 드시고 싶다면 다른 유명집으로.

    5. 좀 더 다양한 메뉴는 어떨까...

    6. 물회엔 소면인데 TT

     

    가자미 세꼬시 처음 나왔을 때 정말 놀랬습니다. 부족한 양 때문 이기도 하지만 저 순백색의 영롱한 자태가 정말 군침을 흐르게 하더라고요. 저 채소 무침도 그렇고 장도 그렇고 미역국 까지. 다른 반찬 없이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구나 싶네요. 물론 해삼 성게에 참기름과 설탕 잔뜩 들어 간 물회도 맛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가자미 세꼬시가 있는데 미리 떠 둔 회들을 과다 양념에 말아먹는 곳을 가는 건 좀 아쉬운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물회도 맛있고 생각도 자주 납니다만 한 번쯤 송도 물회 같은 물회도 드셔 보세요. 다음에 가면 특 둘을 시켜 파티 한번 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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