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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가니탕-한식] 진짜 서울식 도가니탕 부영 도가니탕 ( ★★★★☆ )
    식량창고/서울 2010. 4. 28. 17:55

    설렁탕의 어원에 대한 해석 중 하나가 선농(先農)단에서 지낸 제사에서 소 한마리를 넣고 끓여먹은 것에 기원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서울 음식이란 소리지요. 물론 몽고 기원설에 뭐에 이거저거 있지만 그만큼 서울이 원조인 역사가 있는 음식이란 소리 이지요. 저희 외할머니가 서울 출신 분 인데 옛날 서울의 음식은 깔끔하면서 품위있는 맛 이라고 하셧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갔던 곳은 삼청동 감사원 앞의 부영 도가니탕 입니다. 예전 일 했던 회사의 사장님께서 소개 시켜 주셧던 곳 입니다. 제가 경험해 봤던 삼성 간부출신 사장님 중 에서 유일하게 인간적으로 따랏던 분 이라 여기에만 가면 그 분이 생각이 나는 곳 이기도 합니다. 그 분께서 삼성시절 밤새 달리고 아침에 해장을 위해 자주 찾아갔던 맛집 이라고 저에게 강력히 추천 해 주셧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 이것이 진짜 서울식 도가니탕 일 겁니다. ]


    여기가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참 어렵지요^^;; 경복궁 옆 삼청동 길로 쭉 올라가다 감사원쪽으로 가는 언덕길의 오른쪽에 있습니다. 삼청동 이면 어떻게던 걸어 가겠는데 감사원 까지 걸어가야 하니 버스로 치면 세정거장 쯤 되겠네요. 차로가면 앞에 공영주차장도 있고 길가에도 댈 수 있어 편한 편 입니다. 삼청동쪽으로 가는것도 막히지만 돌아서 들어가는 것도 워낙 인사동 앞이 막혀서 편하진 않겠네요. 가시는 길은 윙버스의 소개 페이지 ( http://r.wingbus.com/seoul/samcheongdong/buyeongdogani/ )나 아래의 다음맵 참조해서 가시면 됩니다. 네비에도 있을거 같은데 전 워낙 잘 아는 곳이라 그냥 가서 네비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좁은 건물 입니다. ]

    가끔식 아는 분들을 끌고 갑니다. 저의 생활권 에서 먼 곳이라 자주는 못 가지만 오늘같이 비 오는날 이면 정말 생각이 나거든요. 그런데 반응이 딱! 세가지로 갈립니다.

    1. 끝내준다 이건 예술이야! 2. 음... 이게 맛 있는건지 없는건지??? 3. 이게 무슨 도가니탕이냐 집어치워라.

    일단 3번부터 해명을 해 드리지요. 도가니가... 제가 오늘 먹은거엔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보통 도가니탕 하면 진하고 도가니 특유의 풍미가 강한 국물과 도가니 한가득을 생각 하시지요. 부영 도가니탕엔 그 도가니가 적게 들어 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신 지방, 기름기, 잡부위가 적게 들어갑니다. 들어간 고기를 보면 우족의 살 부위를 많이 넣은듯 합니다만 정확한 부위를 알 수 있을정도로 제가 능력자는 아니여서요^^

    보통 드시는 도가니탕들... 연골과 함께 연골 주변의 지방질이나 연골을 보호하는 기타부위까지 전부 들어 가 있지요. 고소한 지방질과 연골의 콜라겐 맛을 즐길 수 있는것은 좋지만 덕택에 국물이 텁텁해 지는 편 이지요. 부영 도가니탕의 도가니는 진짜 연골 부위만 들어 가 있습니다. 그것도 무른 부위가 아닌 쫄깃한 부위로요. 일단 스타일이 틀립니다. 지방이 적게 들어간 개운한 도가니탕. 바로 부영 도가니탕 만의 맛 입니다.

    [ 한상 받아보면 작아 보이지만 안에 고기가 가득합니다. ]

    위에 설렁탕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제가 생각하는 진짜 서울 설렁탕 + 도가니의 맛이 부영 도가니탕 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가 그 근거로 생각 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깍두기 맛 입니다. 곱게 간 고추가루를 넣어 빨간색 이지만 덜 맵고 단 고추의 맛이나는 깍두기. 저희 외할머니 께서 해 주시던 깍두기 맛 이거든요. 예전엔 마늘 고추장 짠지가 나왔는데 오늘은 생 마늘에 고추장이 나왔습니다. 아... 정말 고추장도 고향의 맛 이네요. 고추의 단맛이 우러나온 진짜 깍두기. 제가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기 시작한 10년동안 이런 깍두기 없었습니다. 저 깍두기 하나만 가지고도 인천에서 한시간 반 씩이나 차를 달려서 먹으러 간 보람이 있네요.

    거기에 중요한것. 밥이 따듯하.... 아니, 뜨겁습니다. 최근 식당에 뜨거운 밥을 내 주는데가 정말 적지요. 가계에 들어가자 마자 장판에 앉아 손님 옆에서 밥을 푸고 계시는 사장님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아... 정말 밥그릇이 뜨거운게 아닌 밥이 뜨겁네요. 주문하자 나온 밥을 입에 한 숫갈 넣은 후 질 좋은 고기와 국물을 입에 넣은 후 고추의 단맛이 살아있는 깍두기를 입에 넣으면 이런 비오는 날 에는 그 어떤 산해진미가 안 부럽지요.


    가격도 그동안 별로 안 오른듯 합니다. 제가 처음에 갔었을 때는 특이 있었던거로 기억 하는데 지금은 도가니탕 7000원과 수육 14000원 두가지 메뉴만 있습니다. 거기에 인심좋은 할머니 특유의 대접이 기분도 좋습니다. 아! 공기밥은 추가요금 안 받는거 같네요^^ 대낮부터 도가니탕에 수육에 소주가지 곁들인 만찬을 즐기고도 만원짜리 몇장으로 해결 되는 데다가 맛도 좋으니 비는 오지만 정말 기분좋은 날이 되겠네요.

    [GOOD]

    1. 진정한 서울식 도가니탕. 깔끔하고 푸짐하고 저렴한 사장님 연세만큼 내공깊은 맛

    2. 저렴한 가격에 푸근한 분위기도 좋은집.

    3. 따뜻한 밥과 고추의 단맛이 나는 맛깔나는 깍두기, 고추장은 한국 사람이라면 지나치지 못하는 맛.
    저의 경우 정말로 외할머니가 해 주신 음식맛 같다는 느낌( 서울이 고향 이신데도 전라도식 음식과 일본식 양식까지 능하셧던 능력자 셧습니다^^ )

    [BAD]

    1. 구지 흠집을 잡자면 메뉴가 다양하지 못한점? 사실 어설픈 다양함 보다 최고의 하나가 좋지만요^^

    2. 좁고 낡은 실내. 좋게보면 멋 이지만 나쁘게 보면... 하지만 위생이 떨어지는게 절대 아닙니다.

    3. 조미료가 조금 들어간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먹고나서 입이 짜서 쩔쩔메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물이 전혀 땡기지 않는거 보면( 화학적으로 MSG는 초 고농도 소금 입니다. ) 안 들어간거 같은데 먹을땐 혹시??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버섯이나 다시마도 가끔 그런맛 나죠. 일본 학계에선 아린맛 이라 하던가요? 하여간, 만약 들어갔다고 해도 전 매일 먹어줄 수 있습니다^^

    [POINT!!!!!!]

    한류를 이해하는 일본분과 한번 가 보세요. 진짜 서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한식집 입니다. 오히려 지방 분들 중에서 혹평을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예를들어 칼국수를 사골로 만들면 욕하는 분들 같은^^;;;

    [ 비가와서 외부 사진이 쫌 부실합니다^^;;; ]


    오늘 동생 때문에 일본 대사관에 가면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일본 관광객이 생각이 난 것 일까요? 집이나 직장에 가까운 곳 이였다면 정말 엄청 자주 갔었을 겁니다. 먹으면 먹을때 마다 생각이 나는게 허허허... 어떻게 보면 정말 특별할 것 없으면서도 그 어느 다른곳에 가도 이런맛을 못 내고 저라면 절대 못 만들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 입니다. 자주는 못 가지만 앞으로도 오랜 기간동안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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