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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토의 미슐랭 별 셋 가이세키 효테이의 전통
    식량창고/일본 2014. 10. 4. 22:20

    전 세계적 으로 인기있는 관광지로 꼽히는 교토의 최대 매력은 바로 역사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매력은 미식 문화 에서도 드러 나고 있지요. 일본에서 두번째로 많은 7개의 미슐랭 별 세개의 레스토랑이 있는데(2014년 기준 입니다^^) 이 7개 모두가 일본 전통 코스 요리인 가이세키 전문점 인 것은 우연이 아닐겁니다. 도쿄에는 13개가 있는데 그중 유명한 스시 지로를 포함한 초밥이 넷, 가이세키가 넷 인걸 비교 해 보면 교토의 전통 요리에 대한 평가는 관광지로서, 역사로서 교토에 대한 평가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 합니다. 미슐랭 가이드 에서 별 셋을 단골로 받고 있는 교토의 정통 가이세키 전문점 효테이의 가이세키를 경험 해 본다는것은 지난번 휴가의 최대 목표이자 어찌보면 제 취미인 여행과 미식의 최고 목표라 해도 되겠네요.

     

    [ 효테이는 400년 동안 내려 온 전통의 맛을 보여 줍니다. ]

     

    효테이는 난젠지 근처에 있습니다. 교토 시영 지하철 게아케역 이나 히가시야마 역을 통해서 가면 편리합니다. 버스는 동물원 앞 이나 난젠지 쪽에서 가면 되겠네요. 교토에서는 주로 버스들을 타시는데 저는 선호하진 않습니다. 구석구석 가서 좋긴 하지만 배차간격이 길고 교토가 길이 많이 막히는 데다 사람이 많아 시간이 상당히 걸리지요. 버스 덕에 한번 기차를 놓처 귀국 못 할 뻔한 적이 잇었습니다. 지하철이나 전차와 버스를 섞는것이 좋지요. 효테이 근처에는 난젠지, 동물원, 헤이안진구 등이 있습니다. 효테이 에서 아침정식이나 점심 도시락을 드시고 근처를 둘러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체력에 자신이 있다면 히가시 야마역 부터 기요미즈데라 까지 걸어 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효테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미슐랭 가이드 안내 페이지나 효테이의 홈페이지, 첨부된 구글맵을 참조 하세요.

     

    http://gm.gnavi.co.jp/shop/0220140121/

    http://www.hyotei.co.jp/

     

     

    효테이는 별관과 본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본관은 완전 예약제의 가이세키만 하며 별관 에서는 도시락 이나 아침세트도 팝니다. 본관의 가이세키는 4일전 까지는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 취소시 에는 패널티가 있습니다. 예약은 전화로만 가능 하며 4일전 까지 확인전화를 해야 합니다. 외국인의 경우 묶는 호텔이 어디인지 물어 봅니다. 아마 패널티 때문에 그런듯 합니다. 실제 예약을 받으면 요리를 준비해야 한다 하는군요. 저 같은 경우 예약한 3일전에 출국을 했는데 일본에 도착하면 확인전화를 달라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가기 3주전 인가에 예약을 했는데 역시나 주말은 안 되었고 월요일 점심에나 예약이 되었네요.

     

    [ 효테이는 난젠지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찻집으로 시작했다 하네요. ]

     

    효테이가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지금의 위치에서 400년이 넘도록 영업을 해 왔다는 것 입니다. 제법 넓은 부지에 각각 방에서 식사를 하도록 되어 있으며 방마다 정원이 보이도록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건물 이라 천장은 낮고 구비구비 연결되어 있으며 여기저기 나무기둥이 삐죽삐죽 나와 있습니다. 비록 불편하지만 효테이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 나 있는 기분좋은 불편함 입니다. 처음엔 난젠지를 방문하는 여행자를 위한 찻집으로 시작 했으나 유명한 효테이 반숙계란이 포함된 식사메뉴를 내 놓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네요. 예전 일본의 큰 절 들은 단순히 종교시설이 아닌 정치의 중심지 이기도 했으니 이런 가이세키 요리가 발달하게 된 것도 상상이 되는 일 이지요.

     

    [ 식사는 각자의 방 에서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주문은 처음 예약할때 한 가이세키 입니다. 외국인이 많이 오는지 영어로 된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독특한 재료들이 몇 있어 우리말로 뭔지 모르고 먹은게 좀 되네요. 전 기본 가이세키로 주문을 했으나 윗 단계를 시키면 계절에 따라 알 벤 은어라던가 좀 더 계절감이 살아있는 교토의 음식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주도 준비되어 있으니 술을 좋아하신다면 한잔씩 곁들이는 것도 괜찮겠네요. 물론 가이세키가 부담이 되는 분들은 별관에서 파는 아사가유 라는 아침세트나 도시락 세트를 추천 합니다. 사실 그정도만 되도 효테이의 맛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생각이 됩니다.

     

    [ 메뉴에는 간단한 영어로 된 설명이 있습니다. ]

    첫번째 음식이 나왔습니다. 토란과 풋콩, 튀긴 무화과, 연어알 입니다. 사실 저게 무화과 인지도 몰랐네요. 나중에 찍어 온 메뉴보고 알았습니다. 유래를 찾아 보니 식사하기 전 반주를 위한 안주라고 하네요. 효테이의 특징 중 하나가 이렇게 1인분씩 요리가 나온다는 점 입니다. 원래 다다미 방 에서 정좌를 하고 1인용 작은 식탁에서 먹는다고 하네요. 외국인 이라 이렇게 테이블 석에 차려 준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절 재료를 본연의 맛을 살려 별 기교 없이 내 온 느낌 입니다.

     

    [ 계절 재료들을 쓴 첫번째 요리. 토란이 인상적 이네요. ]

     

    두번째 음식은 도미회 입니다. 어찌보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도미회 인데... 효테이 만의 특징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간장이 일반 간장과 함게 밝은 색의 간장이 하나 더 나옵니다. 효테이 만의 토마토를 넣어 만든 간장이라 하네요. 짠 맛과 간장 특유의 향이 억제되어 있고 뒷 향에 토마토의 개운함이 올라 옵니다. 잔뜩 찍어 먹어도 부담이 없는 맛 이네요. 그리고 도미 앞에 단무지를 채 썬거 같은 것은 국화의 초절임 입니다. 의외로 씹는 감도 있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 단순한 도미회가 아닌 토마토 간장이나 국화 초절임 같은 효테이 만의 포인트가 있습니다. ]

     

    가이세키를 먹으면 이럴때 나오는 따뜻한 국물요리가 언제나 반갑게 느껴 집니다. 하모와 송이버섯을 넣어 만든 맑은 국 입니다. 진한 송이버섯의 향이 잘 살아 있으며 하모의 부드러운 살에 진한 향이 잘 배어 있는 일품이네요. 미부나 라고 불리는 저 채소의 식감도 좋고 국물 뒤에 숨겨진 맛 으로 유자향이 살짝 첨부되어 있습니다. 효테이의 음식들에는 이처럼 교토의 제철 음식을 잘 살려 효테이 만의 해석을 추가 해 놓았네요.

     

     

    다음에 나온 핫슨이 어찌보면 효테이의 개성이 제일 살아있는 요리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게알, 반숙계란, 창꼬치 초밥, 하모 미소구이, 밤과 은행 입니다. 일단 반숙계란은 말 할 필요도 없는 효테이의 대표 요리지요. 작은 계란을 절묘하게 반숙으로 내 왔습니다. 성게알도 살짝 가미가 되어 나오며 은행이나 밤도 맛깔나게 조리되어 나옵니다. 저 하모 미소구이가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미소를 저렇게 두껍게 올려 좀 부담될 줄 알았는데 부드러운 미소의 맛이 괜찮습니다. 저 창꼬치 초밥이 도리어 독특한 맛을 내네요. 영어로 바라쿠다, 일어로 카마스 라고 하는데 사전을 뒤저보니 창꼬치, 꽁치 라고 하네요. 꽁치는 확실히 아닌게 꽁치는 일어로 산마 인데다가 맛이 독특했거든요. 열대어 같은 향 이랄까? 비린맛과는 다른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걸 타다키 식으로 구워 소금간을 해서 초밥이 아닌 일반 밥에 밧테라 식으로 올려 내 왔습니다. 입가심 으로 저 생강 줄기 절임을 씹으니 이 또한 별미네요.

     

    [ 효테이의 간판요리, 반숙계란도 좋지만 창꼬치 초밥이 전 끌렸습니다. 처음 먹어본 맛 이라서^^; ]

     

    이번 요리는 새우와 가지 요리 입니다. 가지라고 하는데 가지라기 보단 좀 더 수생식물의 맛에 가까웟다 할까요? 거기에 위에 얹힌 야채도 씹는맛이 좋았습니다. 새우는 살을 발라 내어 부드러운 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부드러운 식감이 서양식 소스 같으면서도 뭔가 독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메뉴로는 콩 이라고 하는데 도리어 식감은 마요네즈 같았거든요.

     

    [ 새우와 잘 어울린 저 초록색 소스가 콩 이라네요. 식감은 마요네즈 였는데... ]

     

    마지막 요리는 농어 입니다. 술에 살짝 절인 농어를 교토의 계절야채와 같이 내 왔습니다. 앞의 새우요리는 새우 보다도 가지에 포인트가 가 있는 느낌 이였다면 이번엔 확실히 잘 구워진 농어에 야채를 곁들여 먹는 느낌으로 나왔네요. 효테이의 음식들도 가만 보면 플레이팅이 상당히 신경 쓴 모습 입니다. 전부 먹을 수 있는 재료로 그릇 안 에서의 색의 배합이나 모양까지 잘 어울리면서도 주 재료와 맛에서 어울리도록 나옵니다. 우리나라 음식점들 에서 아쉬운게 이런것 이지요. 식기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정작 플레이팅 에서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할까요?

     

     

    자 이제 밥이 나왔습니다, 완두콩 밥에 진한 미소, 그리고 교토의 야체절임과 잔멸치(?)조림 입니다. 아주 간단한 반찬의, 그야말로 식사 입니다만 이게 또 먹다보면 끌리는 맛이 있습니다. 야채절임은 의외로 깔금한 맛 입니다. 제가 가 본 다른 지방의 야채절임은 사실 먹기 힘들정도로 단 맛과 짠맛, 즈케 특유의 향에 끈적한 식감 이였거든요. 슴슴한 즈케모노나 그동안 나왔던 요리들과 달리 미소는 맛이 강하고 염도도 제법 높습니다. 거기에 완두콩 밥이 짠 느낌이!!! 그런데 이게 은근히 조화가 되네요. 역시 우리 민족도 그렇지만 일본 사람들도 밥이 필요 한데 여러가지 요리를 먹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밥 본연의 맛에 집중 할 수 있게 간단하게 먹는것도 아주 잘 어울리네요.

     

    [ 밥이 짜?? 국도 짜??? 도리어 즈케가 슴슴? 그런데 이게 잘 어울립니다. ]

     

    디저트는 두번에 나옵니다. 먼저 과일과 젤리등이 얹혀 진 단 것이 나옵니다. 석류알이 얹혀 저 있고 팥도 들어 가 있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왠지 일본 특히 교토에 오면 이런 디저트를 먹어 줘야 할거 같다는 느낌이 들지요^^ 막상 먹어 본 건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의외로 아저씨가 디저트 전문점 가서 이런거 시키기 어렵더라고요^^;;; 사실 이름을 몰라 못 시킨것도 잇고요. 두번째는 말차와 일본과자가 나옵니다. 먼저 과자를 먹고 그 후 말차를 마시는 거라 하네요. 일본 전통 과자들이 말차와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자를 한입 물고 그 다음 말차를 마시면 말차의 쓴 맛이 과자의 향과 단맛을 살려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일본 전통과자를 드시는 경우 꼭 한번 헤 보세요.

     

    [ 일본 전통 디저트는 팥과 과일 이 어울릴 때가 제일 좋은거 같습니다. ]

     

    효테이는 좋은 곳 입니다. 교토 인근의 재료 중 계절에 맞는 재료를 써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효테이 만의 스타일을 전통에 가미해 좋은 음식으로 내 주는 곳 입니다. 다른 곳 들은 현대화 된 주방에서 새로만든 방 에서 서양식 테이블과 의자에서 먹게 되어 있다면 효테이는 이런 부분까지 예전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같은듯 하면서도 다르고 그러면서도 교토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효테이의 음식은 분명 좋은것 입니다.

     

    [ 일본 과자를 한입 머금고 말차를 마시면 과자의 진짜 단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이 음식에 이만큼의 재화를 들릴 가치가 있었을까요? 대부분의 미슐랭 별 셋 음식점이 2만엔을 넘습니다. 효테이 점심 가이세키 기본은 봉사료와 세금을 포함해 2만3천엔 입니다. 제가 먹는데 돈을 안 아끼지만 지금까지 제가 돈을 내고 먹은 음식 중 제일 비쌀 뿐 아니라 누가 사 준 음식을 포함 하더라도 제일 비싼음식 입니다. 거기에 처음 먹어 본 미슐랭 별 셋 음식이며 제가 먹어 본 음식점 중 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된 것 이기도 하고요.

     

    [ 방 하나하나 사이에 정원과 연못이 있는것.. 효테이의 멋 이지요. ]

     

    그런데 음식의 맛 에만 집중 하여 보면, 다른곳과 차별성을 찾아 보자면 전통을 생각 하더라도 실망스럽다는 표현은 쓸 수 밖에 없겠네요. 전에 포스팅한 별 하나짜리인 모토이 에서 보여 준 놀라움을 효테이 에서는 받을 수 없었습니다. 아쉽게도 서비스 적인 측면에서도 모토이의 세심한 서비스에는 따라 올 수 없었고요. 효테이가 실수를 했다거나 음식에 미스가 있었다거나 그런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만 이 가격과 미슐랭 가이드 별 세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그 무언가를 제가 찾아내는데에는 실패 하였다는 것 이지요. 아마도 400년 된 방 에서 정원을 보며 예전 난젠지를 방문한 명사들 끼리 정치를 논하며 먹은 전통있는 효테이의 음식을 먹는 값어치 만 가지고는 저 미슐랭 별 셋 이나 저 값어치는 납즉하지 못한다는게 제 생각 입니다.

     

    [ 효테이 에서 전통 이라는 값어치를 빼면 과연 어떻게 될 까요? ]

    분명 좋은 곳 이고 기분좋게 식사 할 수 있는 곳 이지만 제가 추천 드리는 것은 별관에서 아침 정식인 아사가유나 도시락 정식 입니다. 진짜 효테이의 전통은 가이세키를 통해서 느낄 수 있겠지만 효테이의 맛을 느끼려면 아사가유 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 입니다.

     

    제가 효테이를 예약 하기 전 교토의 다른 미슐랭 별 셋인 곳도 검색 해 보았습니다. 기쿠노이의 경우 효테이와 비슷한 스타일의 가이세키를 제공 하지만 새로만든 건물, 새로만든 주방에서 만들어 주며 다른 곳 들도 요즘 스타일로 어레인지를 하거나 좀 더 화려한 느낌으로 음식을 내 오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그에반해 효테이는 모든것이 예전 스타일 그대로 였고요. 이 점이 효테이가 미슐랭 별 셋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 일 수도 있겠지요. 거기에 창꼬치 라던가 토마토 소유 라던가 여러가지 효테이 만의 전통을 가지고 색다르고 완벽한 요리를 선 보입니다.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원래 전 전통을 살린 효테이 보다는 좀 더 저렴한( 사실 반값인^^;; )기쿠노이 료안의 가이세키 라던가 비슷한 가격 이지만 독특한 와규 요리가 계속 나오는 규호, 눈 앞에서 튀김이나 구이를 해 주는 와쿠덴 같이 좀 더 차별화 된 곳을 생각 했었습니다. 그 곳에 갔으면 제가 만족 했을까요? 아니면 전날 모토이가 너무나 인상 적 이여서 그랬을까요? 지난번 휴가의 모든것이 효테이를 중심으로 돌아 갔거든요. 효테이를 예약 하고 그에 맞춰 스케쥴을 잡았을 정도 니까요. 원래 미슐랭 별 셋의 의미가 그 음식을 먹기 위해서 그 곳을 갈 필요가 있다 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그렇게 일정을 잡았고요. 결과는 위에 포스팅 한 바와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별 하나를 받았다가 빠진 초밥 고베 오리엔탈 호텔의 스시 칸베 입니다. 이 집도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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