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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는 밥이 아니라 안주입니다. 규자카야 모토
    식량창고/서울 2015. 4. 15. 00:04

    최근 포스팅이 뜸 했습니다. 경기가 나쁜 것을 감안 해 작년부터 저도 지갑을 닫았거든요. 소득은 안 오르고 경제전망은 나뻐지고... 먹는 이야기 하는데 이런 입맛 떨어지는 소리는 그만해야 겠습니다.

     

    제가 고기를 엄청 좋아합니다. 야채를 좋아하는 육식동물 이라고 자처하거든요. 무슨 차이냐고요? 육식동물은 고기를 못 먹으면 죽거든요.ㅎㅎㅎㅎㅎ 최근 고기고기!!! 노래를 불렀는데 블로거 분들의 포스팅을 보면서 재미있는 집이 몇집 걸렸습니다. 그 중에서 나름 저렴한 연남동의 이자카야, 아니 규(牛)자카야 모토에 가 보았습니다.

     

    [ 규자카야 모토에서는 제대로 된 고기가 나옵니다. ]

     

    모토는 이파리의 쉐프님이 올 3월에 새로 오픈 한 고기 중심의 술집 입니다. 이파리가 한식 주점 이라는 흔할것 같으면서도 막상 찾아보면 없는 컨셉을 가지고 연남동의 인기 술집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모토도 고기가 나오는 술집 이라는 길거리에 아주 흔한것 같으면서도 찾기 쉽지 않은 컨셉의 집 입니다. 얼핏 보면 일본식 야키도리 집의 고기 버전 같은데 메뉴를 보면 이파리 같이 재미있는 요리들로 채워 저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를 이번에 먹어 보았으니 한번 보세요. 취향에 맞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아래 링크는 모토 사장님 블로그 입니다. 개인 블로그 이지만 이파리나 모토의 메뉴나 소식도 올라오니 어떤 음식인지 궁금하시면 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http://blog.naver.com/mpasdf

     

     

    위치는 위와 같습니다. 이파리를 조금 못가서 있지요? 다음 지도에는 아직 등록이 안 되어 있네요. 저 건물 2층 입니다. 입구가 큰길쪽이 아니라 큰길에서 옆쪽으로 나 있습니다.  간판이 뭔가 큰게 있는게 아닌 아래 사진과 같이 간단한 것만 있습니다. 여길까? 할때 쯤 거기입니다ㅎㅎㅎㅎ.

     

    [ 모토의 입간판 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되어 있으니 찾을때 주의 하세요. ]

     

    모토의 메뉴들을 보면 참 다양합니다. 계절 요리가 있고 밥 메뉴가 있으며 꼬치에 구워주는 곱창류, 주방에서 구워서 나오는 소고기들, 우삼겹을 이용한 야채 꼬치구이, 거기에 야채 구이도 있고 우동에 카래까지 있습니다. 새조개 요리가 계절요리로 있어 주문 하려 했더니 매진이래요TT 제가 갔을땐 계절요리로 호야동 이라는 미더덕회와 육회가 들어간 덮밥과 새조개 쌈 요리가 있었습니다. 이파리 때와 같이 계절 요리들이 눈에 띄네요. 가시면 꼭 주문 해 보세요.

     

    [ 오토시는 보통 천엽이 나오는데 이 날은 떨어젔다네요TT ]

     

    일단 시작은 무난하게 갔습니다. 곱창, 대창 꼬치로요. 솔직히 무난하진 않지요? 처음부터 기름진 거라니. ㅎㅎㅎㅎㅎ 두개가 나오고 두명 이상일 때는 머릿수에 맞춰 나옵니다. 물론 갯수로도 주문 되고요. 특이하게 꼬치에 구워 내 옵니다. 주방을 보면 한쪽에서 비장탄에 꼬치를 굽는걸 보실 수 있습니다. 양념(타레)이냐 소금(시오)냐 고를 수 있는데 고르지 않을 경우 랜덤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전 그냥 주문 했더니 양념이 나왔습니다.

     

    [ 대창 타래 입니다. 이건 대창계의 레어네요. 안의 지방이 끝내줍니다. ]

     

    어라???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보통 곱창류 들은 진~~~ 하게 바짝 구워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이걸 꼬치에 구워서 살짝? 구워낸 느낌입니다. 이게 바로 대창 레어 아닐까 싶네요. 양념도 맛이 강하지만 너무 많이 발라 내 온 것도 아니고 불맛도 있으면서도 대창의 지방이 최대한으로 활성화 된 정도까지 만 구워 냇네요. 곱창류 특유의 쓴맛이 살짝 돌면서 안의 진한 지방맛에 겉에 발라진 타래가 포인트를 줍니다. 씹는 느낌 보다는 지방의 맛을 최대한 살렷다는 느낌? 대창 자체의 질도 상당히 좋습니다.

     

    [ 곱창도 아주 좋네요. 대창보다 양념맛을 좀 더 살렸는데 지방이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

     

    곱창도 마찬가지. 곱창은 대창보다 타래를 좀 더 진하게 발라 내 왔습니다. 그렇다고 짜거나 타래맛이 너무 강하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대창과 마찬가지로 레어!!!! 라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 이 지방이 또 잘 어울립니다. 곱창 자체가 신선하지 못하면 이렇게 구워내면 대참사 일 텐데 곱창이 좋으니 지방의 맛과 향이 확 살아나네요. 기존의 곱창구이를 생각 하시면 조금 거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방이 너무 잘 살아 있거든요. 그런데 이 맛을 좋아하는 분들 이라면 푹~~ 빠지실 겁니다.

     

    [ 멘치도 좋습니다. 속이 촉촉해서 다진고기로 만든 느낌이 아니네요. ]

     

    고로케를 시킬까 멘치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시킨 멘치까스 입니다. 다진고기로 만든 이걸 고로케라 해야 할지 돈까스라 해야할지^^;; 그런데 이 멘치도 훌륭합니다. 다진고기를 이용한 튀김인데 속을 아주 촉촉하게 만들었습니다. 미디엄레어로 튀겨 냇다 할까요? 저같이 레어 매니아 에겐 놀라운 멘치네요. 이렇게 튀기니 안에 있는 촉촉함이 수분이 아닌 육즙이라는 느낌입니다. 소스가 우스터 소스류가 아니라 간장 베이스로 묽게 해서 레몬을 잔뜩 넣었으면 어땟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회사 근처의 비싼 일본식 햄버거 스테이크 보다 이 멘치가 훨씬 맛있네요. 별 특징 없는거 같으면서도 고기요리집을 강조하는 모토의 이름에 걸맞습니다.

     

    [ 멘치가 속이 레어라니... 아주 맛있습니다. ]

     

    아니 규자카야, 고기집 이라면서 고기는 왜 안 먹냐고요? 이제 먹어야지요. 한우 1+ 살치살 입니다. 16000원에 여섯조각... 이거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이지요. 모 참치집의 대뱃살과 가격이 같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 대뱃살 먹느니 이 살치살 먹겠습니다. 녹아 내린다고 거짓말 안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 육즙의 향과 고기의 씹는 질감은 정말 황홀합니다. 눈 앞에서 좋은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것도 좋지만 실력있는 주방에서 구워 내 온 좋은 고기는 내가 어설프게 구운 고기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속은 부드럽고 겉은 고기의 향을 살리면서 적당하게 뿌려 진 허브소금의 향. 맛, 씹는느낌, 향 모두 좋습니다. 같이 내 온 야채구이도 포인트 입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정신 차려보면 없어 져 있다는 것 이지요.

     

    [ 주방에서 구워 온 고기의 맛, 향, 씹는 느낌은 잘 구운 스테이크가 안 부럽네요. ]

     

    그럼 여기서 잠깐. 아무리 제가 술을 안 먹는다고 해도 여기는 술집인데. 술 소개를 해야겠네요. 생맥주는 OB와 기린인지 아사히 인지가 있고 에일 등 좋은 병맥주가 몇종 있습니다. 소주도 국내산 소주와 일본 소주가 있습니다. 콜키지는 이파리와 동일하다고 하네요. 제가 추천하는건 일본 고구마 소주 입니다. 특정 업체와 계약을 맺은게 아닌 좋은 술 들을 따로 골라 들여온다 하네요. 이번에 주문한 고구마소주도 부드러운 향과 맛이 돗보이는 소주 였습니다. 저렴하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국산 소주도 안동소주 말고 일반 소주도 있고 OB 생맥이 가격대비 아주 좋다고 하네요. 그리고 제 추천 중 하나는 일본 메실주 입니다. 안 마셔 봤는데 다음에 마셔봐야 겠네요. 병맥이나 일본주 쪽이 강하고 개성 있습니다. 담당 서버 분 에게 문의해서 골라 보세요.

     

    [ 일본 소주는 잔으로 9천원 입니다. 다른 이자카야의 일본소주와 비교하면 안될 좋은 소주가 있습니다. ]

     

    동행이 우리 돼지같이( 돼지 맞는데? ) 너무 먹는거 아니냐 걱정하는 순간... 제가 주문을 할까 고민하던 음식이 서비스로 나왔습니다. 바로 드라이 카레 입니다. 고기와 향신료를 잔뜩 넣고 국물없이 볶아 내 옵니다. 이걸 모닝빵에 찍어 먹고요. 아니, 고기집에서 무슨 카레냐고요? 드셔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이게 고기거든요. 고기도 좋은 부위를 썻다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거 하난 확실하지요. 맛있습니다. 제가 상상 한 맛 그대로 나왔는데 고기의 씹는맛도 좋고 카레의 향도 좋아서 손이 자꾸 가게 될 것 입니다. 식사 대용도 되고요.

     

    [ 드라이 카레도 추천 입니다. 서비스로 주셧네요. ]

     

    슬슬 배가 차 오네요. 그런데 이대로 가기엔 너무 아쉽더라고요. 음식들이 제가 기대한 맛을 제대로 내 주었거든요. 그래서 추가로 더 시키기로 했습니다. 먼저 아스파라거스 우삼겸 말이를 시켰습니다. 보통 저걸 베이컨을 쓰지요? 베이컨의 지방과 짭짤함이 아스파라거스의 씹는 맛에 더해저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메뉴지요. 이걸 우삼겹으로 하니 지방도 적고 덜 짜서 먹는 느낌이 좋습니다. 모토에는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버섯 우삼겹 말이 세종이 있습니다. 모두 베이컨으로 하는 음식인데 우삼격도 괜찮지요. 그런데 개인적 으론 이건 역시 지방이 많고 짭짤한 베이컨이 좀 더 좋은거 같습니다. 물론 맛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한우 우삼겹으로 하니 가격이TT

     

    [ 아스파라거스 우삼겹 말이. 너무 고급이에요TT ]

     

    표고버섯구이를 시켰는데... 매진TT 그런데 담당 서버분이 세송이구이를 권해 주시더군요. 메뉴에는 없지만 이렇게 권해 주시는 것들이 있습니다. 솜씨 있는데 에선 그런건 꼭 먹어야 하더라고요. 우와~~~~ 구워서 나왔는데 처음엔 조개구이 인줄 알았습니다. 숯불에서 겉을 조리해서 수분과 향이 안에 가둬 졌다고 하더군요. 이게 맛은 세송이 인데 씹는 느낌은 조개 같습니다. 정말 새로운 경험 이네요. 삼겹살집에서 구워먹던 세송이 생각 했는데 이건 또 틀리네요. 버섯 좋아 하시는 분들 이라면 이거 놓치시면 후회합니다. 잘라서 구운 것과 구워서 자른것이 이렇게 까지 씹는 느낌과 맛이 틀려질 줄은 몰랐네요.

     

    [ 이건 세송이여, 조개여... 버섯 좋아하시는 분들 꼭 드세요. ]

     

    마지막 요리는 검보 입니다. 사실 옥스테일우동과 놓고 고민 하다 결정 했습니다. 우동은 다음에 먹어 보려고요.ㅎㅎㅎㅎ 검보란게 미국 남부요리로 알고 있습니다. 남은것들을 다 넣고 끓인 흑인 음식인데 이게 꽤나 스파이시~~~~ 하거든요. 거기에 생각보다 많이 맵습니다. 드라이 카레와 달리 이건 국물이 꽤나 있는데 스튜 라기보다는 스프 같은 느낌 입니다. 꽤 걸죽 하거든요. 안에는 야채와 고기 그리고 내장이 들어 가 있습니다. 씹는 느낌도 있고 맵고 스파이스가 강해서 그동안 먹어 온 지방의 느끼함이 싹~ 날아가게 됩니다. 물론 안에 고기도 들었고 지방도 있고 맛도 진해서 취향을 탈거 같네요. 그래도 여기에 빵을 찍어 먹으면( 빵 안나옵니다^^;; ) 마무리 로서는 아주 좋겠네요.

     

     

    저의 위장 속 공간과 지갑속의 돈이 한정 되어 있어 아쉽게도 여기까지만 먹었습니다. 옥스테일 우동이나 호야동, 모토 새조개 같은것들은 못 먹어 봤지만 모토에서 놓치면 후회 할 메뉴입니다. 메뉴 가짓수도 많고 메뉴간 밸런스도 아주 좋습니다. 밥으로 먹기엔 가격대가 좀 있으면서도 밥 메뉴들도 있어 저녁 안 드시고 가기에도 좋지요. 물론 지갑 걱정을 좀 해야 하지만요. 국물요리도 좋고 구이나 튀김도 아주 훌륭하며 드라이카레나 검보 같이 서양권 음식들도 있어 입이 즐거운 곳 입니다. 아직 초창기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고 훈련도 잘 된듯 하며 서비스 음식들도 잘 나와 아주 즐겁습니다. 가격대는 좀 있지만 다른 이자카야들과 달리 일본주 계열도 좋습니다. 맨날 오니고로시 아니면 오토상 간바레 같이 공장제만 드시지 마시고 모토의 좋은 일본 고구마 소주 같은것도 드셔 보세요.

     

     

    전부 다 맛있었지만 제일 맛있었던건 의외의 것 입니다. 바로 세송이 구이 입니다. 굽는걸 봣는데 저개 왜 관자구이 같은 식감이 나오는지 놀라울 뿐 입니다. 맛은 세송이 맛 인데 말이지요. 담당 서버가 강력추천을 햇던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GOOD

     

    1. 고기, 곱창, 야채 모든 재료의 질이 아주 좋음. 제철재료는 꼭 먹어봐야함.

    2. 그 좋은 재료들을 훌륭하게 조리 해 오는데 각 전문점보다 좋은 솜씨

    3. 메뉴 구성도 좋고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이 좋음. 국물에 밥에 우동에 일식에 미국식에...

    4, 곱창 대창 레어는 정말 내 취향

     

    BAD

     

    1. 단품단품 싼거 같은데 시키다 보면TT 둘이서 술 조금 마시고 많이 먹고 10만원TT

    2. 곱창, 대창, 멘치, 살치살 전부 레어. 내 취향 이지만 취향 안 맞는 분은 싫어하실듯.

    3. 아쉽게도 음식이 금방 식음. 정말 맛있고 식어도 맛있지만 너무 아쉬움

    4. 밥이 햇반인듯TT

     

    안 마시는 술 이지만 압구정의 이치에가 제가 제일 잘 가던 술집 이였는데 이번에 하나가 추가될 듯 합니다. 취향을 탈 집이긴 한데 제 취향엔 스트라이크 입니다. 그냥 한가운데 돌직구네요. 올해 내에 전 메뉴 재패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제일 아쉬운 단점은 이 맛있는 음식이 금방 식어버린다는 것 이네요. 그릇을 따뜻하게 내 오면 좋을텐데... 라고 동행이 말 하던데 그게 쉽지는 않을듯 합니다. 이걸 뜨거운 철판에 내 오는것도 방법이고 좀 더 익혀 드시고 싶은 분들은 그래도 되겠지만 역시 주방에서 구워 내 오는 정도가 딱 좋고 그 때가 최고 맛있을 때 같네요.

     

    다음 포스팅은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 후 일본 우동투어 포스팅이 예정되어 있고요. 물론 제 지갑사정에 의해 취소 또는 변경 될 확률이 엄청 높습니다.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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