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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케, 명성만큼 만족스러웟던 초밥
    식량창고/서울 2022. 1. 30. 18:39

    [ 왜 아리아케가 우리나라 최고의 초밥집 인지 알 수 있었네요. ]

    초밥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우리나라 최고의 초밥집이 어디냐 물어보면 답이 다 비슷할 겁니다. 대부분 코지마, 아리아케, 스시조라고 답이 나올 거 같네요. 물론 이곳들 말고도 여러 곳 이름이 나올 수 있겠지만 아리아케가 빠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 오마카세 스시의 사관학교 이기도 하면서 메인 셰프이신 모리타 씨의 명성 그리고 신라호텔이라는 이름까지 합쳐 저서 일 것 같습니다. 초밥을 좋아하지만 사실 위의 세 곳은 가격대도 그렇고 예약도 그렇고 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언젠가 한 번쯤은 가 봐야겠다 생각하신 분들 많았을 겁니다. 최근 좋은 일이 좀 있어서 지인의 도움으로 가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가 본 곳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초밥집 아리아케입니다.

     

     

    아리아케는 팔선, 라연, 컨티넨탈, 파크뷰와 함께 서울 신라호텔의 대표 레스토랑 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레스토랑이지요. 호텔 신라는 그동안 몇 가지 논란도 있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최고의 호텔이자 레스토랑들이 있는 곳 입니다. 대중교통을 타고 가면 3호선 동대입구 역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언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차를 가지고... 가면 사실 몇가지 문제가 있지요. 서울 중심부라 무시무시한 교통정체를 뚫고 가야 하는 것도 있겠지만 한옥호텔 공사(일시 중지했다지요?)로 주차장이 확 줄어 호텔에서 멀리 있는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합니다. 거리가 엄청 먼 건 아닌데 언덕과 함께 공사장 옆의 좁은 인도를 뚫고 가거나 큰길로 나가 약수역 근처서 돌아오는 셔틀(정체 시간엔 그에 휘말려 시간 꽤 걸려요)을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발레의 경우 출차 시 주말엔 한 시간 넘게 걸렸다는 말도 있지요? 이게 과면 우리나라 최고의 호텔에서 벌어지는 일 인가 솔직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주차 문제는 옥에 티 정도가 아니라 신라라는 이름에 먹칠을 스스로 하고 있네요.

     

    [ 아리아케는 초밥집이 아니라 일식집 입니다]

     

    주말 디너에 신라호텔 회원인 지인의 할인으로 1인 20만 원+ 주류로 먹었습니다. 회원 할인이 없으면 30만 원이고요.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보통 오마카세 스시 에서는 앵콜스시의 경우 적당한 수량과 재료의 경우 서비스로 제공 하나 아리아케는 단품 차지가 붙습니다. 그리고 콜키지도 살인적이라 아리아케서 사 드시는 거에 육박하는 차지가 나가기로 유명하네요. 정말로 구하기 힘든 술 이거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술이 아닌 경우에는 아리아케에서 주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저도 한 번밖에 못 가봐 여러 번 가 본 지인 피셜입니다. 그리고 사진에 올라온 메뉴 중 몇 가지는 주류를 주문해서 나온 안주와 셰프님의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인테리어와 집기? 그렇다면 쉐프님이 아리아케 출신 이실 가능성도 높습니다. ]

     

    방문 시기가 22년 1월 중순인데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있었던 시기라 영업이 9시까지 입니다. 셰프님 말씀이 라스트 오더뿐 아니라 음식 제공을 8시 반에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7시 이후 도착하시는 경우 상당히 급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아쉬움을 말씀하시네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초밥이나 술을 즐기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죄송하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정부와 방역당국의 방침 이해하고 따라야 하지만( 다 이유 있습니다. 꼭 따르세요 ) 역시 아쉬운 건 아쉬운 것이지요. 7시 반 정도에 오시는 팀도 있는데 그럼 진짜 초밥을 찍어내야 한다 하시더군요.ㅎㅎㅎ

     

    [ 집기 하나하나 참 정성들여 준비합니다.  ]

     

    최근 제가 제일 많이 갔던 오마카세 스시는 스시마이 입니다. 마이 쉐프님이 아리아케 출신 이지요. 그래서 인지 집기, 서비스, 음식 하나하나 참 낮설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리아케는 상당히 대형 업장 입니다. 호텔신라 홈페이지 보면 98석 이라 나오네요. 물론 스시 뿐 아니라 일식도 하고 호텔 레스토랑 이기도 하지만 초밥집 중 이정도 좌석을 가진 곳은 드물지요. 실제 가 보고 놀란것이 홀이나 룸 뿐만 아니라 몇개로 분리된 스시 카운터도 꽤 되더군요. 자칫 공장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는데 적당히 분리되어 있고 각 섹션의 인테리어나 집기를 이름값에 맞게 고급으로 준비해 막상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면 8석 미만의 스시 다이에 앉아있는 기분이 듭니다. 

     

    [ 가격이 비싼 편 이지만 주류의 관리와 잔, 안주 등 서비스가 좋다 하네요. ]

     

    이날 일행들이 아리아케에서 판매하는 소주를 주문했습니다. 저렇게 멋진 그릇에 칠링 해 주며 잔도 센스 있게 준비해 주네요. 당연 주류를 주문 하면 안주를 주는데 사실 어떤것이 안주 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격은 만만치가 않다 하는군요. 하지만 아리아케 이름에 어울리는 주류 리스트를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주류들도 퀄리티 있는 것들을 준비해 둔 데다가 고급 라인업도 일본주던 양주던 매니아들도 만족하실 수 있다는 평 입니다. 녹차 등 기본 제공음료들도 괜찮고 차거운 녹차를 부탁 드렸더니 센스있게 준비 해 주시네요. 마이에서도 위스키에서 쓰던 큰 원형 얼음을 주셔서 놀랐는데 아리아케 녹차의 원형 얼음음 보니 이런 것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하는구나 싶네요.

     

    [ 전복 술찜과 내장소스. 소스가 약간 비렷던 오늘의 옥의 티]

    첫 요리는 전복 술찜과 내장 소스입니다. 소스가 엄청 진하네요. 아쉽게도 좀 비렸습니다. 오늘 음식의 유일한 옥에 티였네요. 전복 술찜은 큰 전복을 저렇게 부드럽게 쪄 낸 것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고 향긋한 맛이 일품이네요. 와사비는 철원산을 사용 하신다 합니다. 저도 철원산 와사비 사 먹어본 적이 있는데 맛이 상당히 괜찮거든요. 이날 사용 하신걸 보니 제가 사 먹어본 작은게 아니라 진짜 큰 녀석을 갈고 계시네요. 갓 갈아낸 와사비 정말 맛있고 향긋합니다. 물론 너무 드시면 눈물 쏙 빼지만요.

    [시소, 실파 곁들인 광어 입니다. ]

     

    다시마로 숙성시킨 광어 살을 다른 방법으로 먹을 수 있게 나왔습니다. 소금, 간장, 폰즈 준비되어 있어며 실파와 시소도 있어 좋아하는 방법으로 먹을 수 있게 해 주셨네요. 같은 재료로도 여러 가지 맛과 식감을 줄 수 있다 보여주는 한 접시네요. 소금만 찍어 광어살의 단맛을 살려 먹는 것도 좋지만 가늘게 썬 광어에 시소 또는 파와 폰즈와 먹어도 알기 쉬운 맛의 조화 또한 좋지요. 어떻게 먹어도 맛있지만 거기엔 좋은 재료를 잘 숙성시켜 나오는 단맛과 향 그리고 조리스킬로 차별화시킨 식감이 별것 아닌 듯한데 이게 아리아케의 실력이구나 싶게 하네요.

     

    [ 이번엔 칼솜시를 자랑 하시네요. 한치와 갑오징어 입니다. ]

     

    이번엔 직관적으로 맛있는 것이 나왔습니다. 성게를 한치로 싼 저 한 점은 맛없을 수가 없지요. 조금 과하게 발라진 거 아닌가 싶은 간장이 이게 또 잘 맞네요. 단맛이 나는 세 가지 재료와 각자 다른 맛과 식감이 서로 잘 어울리는 한점. 이것도 이젠 하는데가 많지요? 갑오징어는 잘게 칼집을 넣어 나왔습니다. 소금과 와사비만 올린 한점, 간장을 올린 또한점. 세가지 다른 맛과 식감이 심심할 틈을 안 주네요.

     

    [ 북방조개에 시치미. 이거 술안주로 좋지요? ]

     

    북방조개에 시치미를 살짝 뿌려 나왔습니다. 이 북방조개 굽듯이 내주는 곳이 많지요? 시치미와도 잘 어울리고 적당히 넣은 칼집이 씹기에도, 맛에도 큰 효과를 넣어 주네요. 맛도 깊고 씹는 맛도 좋은 술 당기는 두 점이네요. 전 술도 안 마시고 차도 가지고 갔으니 녹차나 홀짝홀짝.

     

    [ 매생이가 들어간 맑은 국은 교토가 생각나는 맛 이네요. ]

     

    이날 날이 좀 추웠는데 반가운 국이 나왔습니다. 매생이와 생선 한토막( 뭐였더라^^;; )이 들어간 국인데 상당히 인상적이네요. 교토가 생각나는 맛있라고 할까요? 맑은 국이지만 심심하지도 않고 재료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정말 추운 날에 후루룩 들어가는 국입니다. 의외로 국은 일본과 우리나라 일식집의 차이가 좀 있거든요. 그런데 아리아케의 이 맑은 국은 정말 교토 어디 유명한 곳 느낌이 날 정도로 우리나라 다른 초밥집들과 완성도 차이가 낫습니다. 단순이 맑은 게 아니라 맛, 향, 재료의 조화 모두 마음에 드네요.

     

    [ 참치3종 입니다. 지중해산 이였고 각각 개성이 사네요. ]

     

    참치 3종입니다. 뱃살에 와사비만 올린 것, 아카미즈케에 마와 시소 갈아 올린것 그리고 역시 아카미 즈케 입니다. 지중해산이라 하는군요. 제가 중뱃살을 아주 좋아합니다. 참치는 이젠 아카미라고들 하지만 전 여전히 뱃살의 기름과 맛을 더 좋아합니다. 최근 먹어본 뱃살 중 제일 조화로운 맛이네요. 아카미즈케도 아주 좋습니다. 저렇게 다른 방법으로 떠 온 것도 식감과 맛을 다르게 느껴주게 하지요. 의외로 부드러운 맛에 고급스러운 산미였던 저 정육면체형도 좋고 마와 시소 소스 얹힌 녀석도 정말 잘 어울렸고요.

     

    [ 대뱃살 스테이크. 파 올린것이 포인트.]

     

    대뱃살 스테이크입니다. 스테이크 라기 보단 타다키 라 해야 하겠네요. 올려진 와사비, 무, 파의 향이 뱃살의 기름도 잡아주면서 참치의 맛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울리는 일품. 그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 주는 접시가 없네요.

     

    [ 담백했던 보리멸 튀김. 담백해도 너무 담백하니 소금으로 담백함을 올려 보세요.]

     

    요즘 어디 초밥집이나 뒷 주방과 디저트에 힘을 많이 쓰지요? 그들의 스승( 모두는 아니지만...) 아리아케가 그에 뒤지면 아니지요. 보리멸 튀김이 나왔습니다. 이건 뭐랄까... 너무 담백한데요? 조금은 단순해질 수 있는 맛을 폰즈소스에 찍어 바꿀 수도 있지만 이런 건 소금을 찍어 더 담백하게 먹는 것이 좋겠더군요. 녹차였나? 파래였나? 저리 보여도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살짝 입혀진 향이 담백함을 더 끌어올려 줍니다. 특별한 것 없어 보이면서도 아리아케 뒷 주방의 실력과 재료의 품질이 느껴지네요.

     

    [ 드디어 첫 초밥. 광어뱃살. 기름지고 훌륭한 식감에 파가 마무리를.]

     

    첫 점은 광어 뱃살입니다. 초반 회에서 나온 광어를 보고 심상치 않은 녀석이 나오겠다 싶었는데 여지없네요. 일단 초밥에 올릴 정도의 광어 뱃살이 나오려면 상당히 큰 녀석이어야 합니다. 거기에 자연산 이라네요. 탱탱한 식감의 광어 뱃살에 칼집을 넣고 밑에 깔린 파 까지 해서 뱃살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부드러움도 있으며 광어 뱃살다운 쫄깃함과 지방에 광어의 맛과 향까지 살아있는, 그러면서 너무 느끼하지도 않은 아리아케의 첫 초밥에 어울리는 녀석입니다.

     

    [ 쉐프님이 자랑하신 러시아산 성게 ]

     

    이 전에 나왔던 한치로 싼 성게도 엄청 맛있다 생각하며 먹었는데 그건 예고편 이었네요. 러시아산 성게입니다. 단언컨대 최근 먹었던 성게 중 제일 맛있었습니다. 심지어 마이에서 줬던 바훔 우니보다 이게 더 맛있었어요. 성게의 향이 너무 진하지도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향에 단맛까지. 딱 먹자마자 일행들의 눈이 모두 커지는 마법이 벌어지더군요. 그걸 보고 흐뭇해하시는 셰프님도 그런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이 성게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보스턴, 캐나다 이런데 성게도 아주 맛있지만 러시아산 성게야 말로 마니아들 사이에 덜 알려진 진짜 최고의 맛이라 하시더군요. 이거만 빼도 이익률 상당히 올라간다는 썰도.ㅎㅎㅎ

     

    [ 독도새우응 초밥과 머리튀김 두가지로 나왔습니다.]

     

    이제는 독도 새우로 알려진 보탄 에비입니다. 독도 새우란 말이 말하기에도 먹기에도 더 좋지요^^ 놀랍게도 초밥엔 새우로 만든 오보로를 올렸습니다. 고급스러운 단맛이 새우의 맛과 향을 한번 더 끌어 올려주네요. 단새우보다 고급스런 단맛과 식감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요. 새우 머리는 아쉽게도 바로 튀긴 게 아닌 튀겨놓았던 듯합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지만 살짝 아쉬웠지요. 그 아쉬움 조차도 여기가 아리아케라서 이지요.

     

    [ 참치가 나왔습니다. 아카미즈케는 보장되지만 예상되는 맛 ]

     

    아카미 즈케 초밥은 아주 맛있지만 이쯤 되면 아쉽네요. 적당한 산미와 간장의 맛이 아카미의 맛을 잘 살려 줍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 너무 익숙한 맛? 완성도가 높아 훌륭하지만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네요. 

     

    [ 방어에 무와 파를 올렸습니다. ]

     

    올해는 대방어를 초밥으로만 먹고 있네요. 만만치 않게 좋은 방어를 얇게 두장 떠서 무와 파를 올렸습니다. 뱃살 쪽이라 적당히 기름지면서 방어의 맛과 향도 살고 잡내나 비린내도 다 잡은 수작. 보통 전 대방어를 두껍게 떠서 먹는데 이렇게 얇게 겹치는 것도 부드러운 식감이 아주 좋네요.

     

    [ 전갱이도 인상적. 고급스런 맛이네요.]

     

    전갱이도 세장을 얇게 떠서 파를 올려 나왔습니다. 맛과 향에 부드러운 식감이 이렇게 사네요. 상대적으로 무른 재료를 이렇게 떠서 식감과 모양 모두 잡고 있네요. 이 스타일도 이제는 하는 곳이 많아졌네요. 2000년대 초반엔 정말 보기 힘들었거든요.

     

    [ 삼치는 약간 그을린 후 역시 세장 올렸네요. 이것도 일품 ]

     

    삼치 초밥은 껍질을 살짝 야부리 한 이후 역시 세장을 올렸습니다. 삼치가 맛이 밋밋하기도 하지만 지방도 살아있고 삼치의 향도 불맛까지 올려 일품입니다. 짚으로 했을까요? 살 부분에 과한 열이 안 닿으면서도 껍질에 삼치의 향과 불의 향이 확 살아나는 일품입니다. 이날 불을 쓰는 걸 보니 숯을 적극적으로 쓰시더군요. 보통 초밥집들에서 가스 토치로 많이 쓰면서 과하게 익거나 도리어 열이 덜 전달되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불도 참 잘 쓴다는 걸 여러 번 느꼈습니다. 

     

    [ 적된장에 산초 추가. 강렬하고 상큼한 국물이 좀 강하기도 하지요? ]

     

    적 된장에 산초가 들어간 된장국 입니다. 이게 상당해요. 초밥집 하면 슴슴한 국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한 맛과 향의 적된장에 더 강한 산초로 톡 쏘는 맛까지 넣어줍니다. 이게 입안을 정리하는 정도가 아니라 입안을 올킬한다 할까요? 저는 아주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뭐랄까 지방과 비린맛에 지친 입안을 후려 처서 깨우는 기분? ㅎㅎㅎ

     

    [ 이젠 너무 흔해진 고등어 초밥 이지만 고등어 선도부터 밸런스까지 최고. ]

     

    고등오 봉 초밥은 이제 너무나 많은 곳에서 먹을 수 있지요? 그런데 다른 곳들보다 더 심플하게 만든 이 고등어 초밥이 추가로 주문할까 싶을 정도로 예술입니다. 겉을 감싼 다시마의 흰 속살도 있지만 아주 약하게 시메 한 듯한 고등어의 신선도가 맛과 향을 확 끌어올려 주네요. 제주도에서 먹었던 고등어회 이후 최고로 맛있었던 고등어였습니다. 사실 저는 고등어는 그다지 안 좋아하고 삼치, 갈치를 더 좋아하는데 어째 최근엔 고등어네요.

     

    [ 요즘 보기 힘들었던 진짜 네기토로가!!!! 눈물나는 그리운 맛 인데 너무 고급. ]

     

    제가 엄청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이 네기토로 입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이걸 내 주는 초밥집이 거의 없어졌지요. 아니 왜!!!!! 아리아케가 저의 눈물을 닦아 주는군요. 아삭거리는 느낌이 일품인 파와 너무 고급인 아리아케의 뱃살을 듬뿍 넣은 네기토로 입니다. 몇 개 더 만들어 달라 할까 얼마나 고민했던지. 어찌 보면 20세기 초밥이란 느낌인데 이게 또 맛이 일품이네요. 제가 아리아케 노래를 부르게 된 계기가 의외로 이것입니다.

     

    [ 그렇게 유명한 아리아케의 바삭한 장어. 우와...]

     

    생각해 보니 의외로 요즘 장어들이 폭신한 스타일로 나오더군요. 아리아케의 장어는 바삭합니다! 처음 나왔을 땐 살짝 실망을. 장어 씨알이 작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역시 음식은 입에 넣어봐야 진가를 압니다. 이게 작아 보인 건 손질을 그리 하고 조리를 그렇게 해서 이더군요. 맛도 훌륭하고 소스도 훌륭하지만 놀란 게 이게 장어가 바삭해요. 아니 뭘 이리 한 거지? 산초, 소금 뿌린 버전과 장어소스를 얹힌 버전 이렇게 주는데 이게 각자 개성이 있어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아리아케 하면 이 장어가 유명하지요. 최근 초밥집들 에서는 보기 힘든 아리아케만의 맛 이기도 하고요.

     

    [ 입가심으로 유명한 채소말이+우메보시. 이거 정말 상큼해요. ]

     

    아리아케 출신 마이에서 먹어보고 극찬을 했던 채소 후식입니다. 아리아케는 오이와 무 그리고 우메보시를 함께 넣어 롤처럼 말아 주네요. 이게 상큼하면서도 씹는 식감도 좋아 마지막 입가심으로 정말 좋아요. 마이는 조금 더 강렬한 우메보시의 신맛이 강조되었다면 아리아케는 조화를 이루면서 무와 오이를 맛있게 먹는 느낌이 더 들었네요. 

     

    [ 후식은 자가제 옥수수 아이스크림. 팥은 서비스.ㅎㅎ ]

    Good

     

    1. 우리나라 최고의 초밥집

    2. 하나 더 높은 재료로 하나 더 높은 맛을 제공. 전부 자연산.

    3. 이름값에 맞는 분위기와 서비스

    4. 신라호텔 회원 할인받으면 하이엔드 중 최고의 가성비

    5. 먹고 나오면 바로 신라호텔 멤버십 가입하고 싶어지는 마법.

     

    Bad

     

    1. 극악의 예약 난이도. 멤버쉽 가입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릴 정도.

    2. 신라 이름값에 안 어울리는, 아니 먹칠하는 주차. 

    3. 회원 할인 없으면... 제 한 달 식비를 한 끼에 태워 버리는 위력.

    4. 완벽... 에는 살짝 못 미치는 티들이 있음. 

     

    아리아케 출신 셰프님이 해 주시는 마이의 초밥들을 먹으며 상당히 만족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리아케를 가 보니 왜 아리아케 인지 느끼게 되었네요. 분명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조리법과 스타일인데 하나 더 높은 맛을 제공해 주네요. 물론 완벽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정말 작은 옥의 티로 넘어가게 만드는 맛이었네요. 성게, 갑오징어, 독도 새우 같은 건 분명 한 차원 위의 맛이었거든요. 의외로 놀란 게 자연산 광어와 고등어였고요. 유명한 장어 라던가 다른 곳들과 차별화된 맛도 있었고 재료뿐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솜씨도 아리아케가 왜 아리아케 인지 보여줬습니다. 모리타 셰프는 여기서 하나 더 높은걸 보여준다는데 그러니 그렇게 예약이 힘든 것 이겠지요. 먹고 나오면서 신라호텔 멤버십을 가입할까 고민했습니다. 제 형편에는 분명 과하지만 아리아케의 초밥과 팔선의 불도장에 컨티넨탈의 프렌치 거기에 파크뷰에서 할 가족행사 생각하면 정말 그 자리에서 가입하고 싶어 졌거든요. 물론 예약 난이도 생각하면 ( 지갑 사정은??? ) 가입하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나긴 합니다.

     

    그런데 주차 이야기는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네요. 신라호텔 이름을 먹칠합니다. VVIP 에는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고객에겐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신라호텔에 어울리는 것은 정말 아니지요. 거기에 주차장에서 호텔 본관 가는 길이 험하기도 하고 인도가 좁고 공사장도 옆에 있어 위험하기도 합니다. 셔틀버스는 신라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낡고 불쾌한 진동과 매연에 시달리게 만들고 공공도로에 나가 유턴을 해 주말 정체에 예약시간 늦을까 하는 공포감까지 선사하네요. 이게 일반 호텔이나 쇼핑몰이라면 이렇게 뭐라 안 합니다. 그럴 수 있지요. 그런데 여긴 호텔신라입니다. 흉물스러운 공사장은 사정상 그렇다 치더라도 그것 때문에 고객들에게 큰 불편을 선사해며 대책도 없는 게 신라스러운 짓 인가 싶네요. 발레을 맞기라고요? 주말 최대 한 시간 반 까지 기다린답니다. 제가 호텔신라 멤버십을 가지고 있거나 VVIP 라면 다른 고객에게 이런 푸대접 하는 거 보고 항의 후 바로 해지했을 듯합니다. 호텔신라는 버스정류장 앞 호떡집이 아니지요. 제가 진짜 VVIP를 모셔야 하는 입장이라면 이런 신라 절대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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