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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시내 도민 맛집 마라도횟집
    식량창고/제주 2021. 1. 8. 13:00

    전 제주도에 그다지 좋은 인상이 없었거든요. 놀라 간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러 간다거나 해서 갔었는데 그다지 좋은 기분으로 갔던 것이 아니였기에 그때의 나쁜 기억이 제주도라는 지역의 인상으로 굳어졌으니까요. 지난번 제주도 휴가를 가면서 제주도에 정말 이런 게 있었나 싶었던 것들을 먹고 와서 이제 제주도 하면 저에겐 맛있는 곳 이란 인상으로 굳어졌습니다. 아직도 정말 보기 싫은 사람들이 있는 동네이지만 다 떠나서 제주도의 멋진 자연과 맛있는 음식은 앞으로도 절 휴가 때마다 부를 거 같네요.

     

    [ 인생 첫 갈치회가 대박이였습니다.]

     

    이번에 간 곳은 제주시 연동의 마라도 횟집 입니다. 검색창이나 네비에 마라도 횟집이라 치면 정말 많은 곳이 나오니 연동마라도횟집 으로 입력해 보세요. 제주시 연동에 있어 제주시내에 숙소를 잡으신 분들은 숙소에서 쉽게 가실 수 있을 겁니다. 공항에서도 가까우니 동선 짜기도 아주 쉽고요. 단 주차가 좀 힘드니 주의하세요. 제가 이번 휴가 때 갔던 식당 중 유일하게 차 없이 갈 수 있던 곳입니다. 전 숙소가 서귀포라  그나마도 해당 사항 없긴 했네요.ㅎㅎ

     

     

    여기 도민 맛집으로 유명 한 곳 인데 그중에서도 대방어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가 10월 중순이라 방어 철이 아니었던 게 정말 아쉽네요. 그런데 아쉬워 하긴 이릅니다. 여기 메뉴가 정말 다양해요. 그냥 다 귀찮다, 모둠으로 먹겠다 해도 선택도 다양하고 그날 좋은 게 들어오면 사장님께 물어보고 그거 주문하셔도 됩니다. 참치나 방어나 그런 것도 있지만 제주도 하면 고등어, 갈치 빼먹으면 안 되지요. 거기에 물회 라던가 한치 라던가( 있으면... )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라면 같은 것도 본 기억이 있네요. 이날 전 갈치회와 고등어회를 주문했습니다. 사장님이 방어는 좋은 게 없는 대신 갈치 고등어는 좋은 거 들어왔다고 하시더군요. 지금(1월 초 TT)쯤 대방어가 아주 지방이 확!!! 올라 와 있을 텐데 일 때려치우고 내려가고 싶네요.  

     

    [ 나오는 것 들이 어우야~~~ 저 멸치 튀김과 조림 강추에요. ]

     

    좁은 실내에 종이컵으로 쓰는 물컵 거기에 시끄러운 분위기 까지. 이거 그냥 회사 앞에 막회집에 소주 한잔 먹으러 온 분위기인데요? 왠지 중국산 농약 광어와 탈라피아 같은 거 나올 거 같은? 넵 완전히 틀렸습니다. 처음에 나온 서비스 음식들이 난 도민 맛집이야!라고 뒤통수를 퍽 하고 치네요. 김치전이야 집에서 바로 부친 평범한 맛( 도 예사가 아니였네... )이라 처도 저 멸치 튀김과 멸치조림이 대박입니다. 둘 다 원래 이 맛이지요? 그동안 어설프게 먹었던 것들이 멸치라면 이 녀석들은 꽁치네요! 일단 멸치들이 크고 실하고 비린맛 없이 담백한 것이 일품입니다. 이 정도면 이거 먹으러 와도 되겠다 할 정도? 

     

    [ 가늘게 뜬 갈치회가 갈치의 무른 식감을 맛나게 바꿔 줍니다. ]

     

    갈치회라고 해서 사실 일반 회 같이 네모로 떠 내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걸 길게 뼈째회 같이 떠 오고 주변이 초고추장을 둘렀네요. 갈치가 살이 좀 무르고 맛이 밋밋해서 그렇게 까지 특별할까 싶었습니다. 이걸 먹기 전까지는요. 우와 일단 식감이 좋아요. 회국수 같은 기분? 거기에 조금씩 섞인 깻잎이 너무 과하지도 않고 갈치의 향과 식감을 해치지도 않아 먹기가 좋아요. 초밥집이나 일식집에서 조금씩 내주는 갈치회를 먹을 때와 다르게 퍽퍽 퍼서 초고추장 팍팍 찍어 국수 먹듯 먹으면 이걸 한 접시 더 시킬걸 생각이 절로 듭니다. 물론 가격은 만만치 않아요.ㅎㅎㅎ

     

    [ 제가 안 좋아하던 고등어 인데 이걸 보고 비린맛이 1도 없다 하는거지요. ]

     

    이번에 제주 갈 준비를 하면서 하나 배운건데 제주도에서 고등어회라고 함은 살아있는 고등어를 바로 잡아서 내 오는 것 만을 고등어 회라고 한다네요. 이 고등어 회를 먹어보니 너 방금 회 떠졌구나... 싶은 맛입니다. 흔히들 이야기 하지요? 비린맛 1도 없다고. 0은 아닌데 1도 없습니다. 비린 거 정말 싫어하고 그래서 자반도 잘 안 먹는 제가 이걸 맛있게 퍼 먹었으니까요. 저 번쩍이는 고등어 무늬라던가 핑크색 도는 살이 신선함을 증명합니다. 평소 초밥집의 삭힌 고등어 초밥을 즐기는 동생이 투덜대네요. 아니 왜 고등어 향이 적냐고. 왜긴, 신선해서 이지.

     

    [ 제주식 으로 김 위에 초밥과 양념간장 그리고 고등어 올려 먹는것도 좋아요. ]

     

    지방이 있는 생선에 잘 어울리는 초고추장도 좋지만 제주 대부분에서 먹는 방법을 따라 해 보는것도 좋지요. 김 위에 같이 나온 초밥을 올리고 거기에 양념장과 양파를 올린 후 고등어 한 점을 올려 먹어 보세요. 쌈채소에 막장과 마늘 올리는 것도 좋지만 고등어의 맛과 향을 살리는 법은 이 쪽이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제주도의 많은 곳에서 고등어회는 이렇게 먹는다는 거 같네요. 원래 고등어회는 모슬포항에 가서 먹을까 했었는데 제주시 한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 게장 좋아하는 동생이 극찬한 털게장 ]

     

    먹고 있는데 늦어서 미안하다며 사장님이 털게장을 주고 가시네요. 아쉽게도 제가 게장을 아예 안 먹어 어떤 맛 인지 이야기를 못 드리겠습니다. 대신 게장 좋아하는 동생의 반응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먹고 나더니 사장님께 바로 이거 사겠다고 달려가더군요. 아쉽게도 물량이 적어 판매는 못 한다 하십니다. 단 게 철에 미리 주문을 받아 만들어 주는 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건 도민분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일 거 같네요. 일반적으로 만드는 꽂게보다 좀 작은 털게라 먹기가 쉽진 않다 합니다. 하지만 맛이 워낙 뛰어나서 이거 먹기 위해서 라도 내려갈 수 있다 할 정도라네요.

     

    [ 마무리 매운탕까지. 라면사리 넣어 먹으면 최고였을듯. ]

     

    음식이 뭐 하나 빠지는것 없이 훌륭했습니다. 제가 최근 회 라면 미들급 이상의 초밥집이나 노량진에 직접 가 가격대 나가는 좋은걸 직접 떼 오는 식으로 많이 먹었습니다. 서울에서 훌륭한 재료의 회를 먹을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 이거든요. 그런데 역시 회는 재료가 깡패입니다. 그리고 그 재료를 잘 살리는 솜씨가 더해진다면 그 차이를 메우기가 쉽지 않지요. 하찌에서도 그랬고 여기에서도 그렇고 훌륭한 지역 재료와 그걸 훌륭하게 풀어내어 맛있게 조리 한 음식이라면 이걸 먹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저 먼 곳을 가도 하나도 안 아깝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훌륭한 재료와 그걸 잘 살린 멋진 조리. 훌륭합니다. ]

    Good

     

    1. 회는 재료가 깡패. 그리고 그걸 잘 살린 조리실력은 화룡점정

    2. 너가 뭘 좋아할지 몰라 참치부터 라면까지 다 준비했어. 코스부터 그날 물 좋은 거 까지 물어만 봐.

    3. 멸치란게 이리 크고 맛있는 거였어? 게장도 놓치지 말길.

    4. 인생 고등어와 인생갈치. 그런데 여기 방어 맛집이라고? 

    5. 제주 연동이라 가기가 편함. 공항가기 전 들리기에도 딱.

     

    Bad

     

    1. 약간은 가격대가 있음.

    2. 회사 앞 회식때 가는 횟집 분위기. 친절하지만 시끄럽고 붐빔

    3. 가기는 쉬운데 주차는 폭망. 금요일 홍대 분위기?

    4. 그날 안 들어온건 못 먹음TT 방어 주세요 TT 한치 주세요 TT 이건 장점인가?

     

    최근 몇년간 간 횟집 중 제일 유쾌하고 맛있게 먹은 곳입니다. 역시 회는 재료의 벽은 못 넘네요. 거기에 그걸 잘 살린 조리까지 들어가니 정말 환상적입니다. 사장님을 믿고 그냥 코스 택해도 좋지만 사장님을 믿고 한번 물어보세요. 그날 제일 맛있는 걸 알려주실 거예요. 기대 안 하고 원래 가려던 모슬포의 횟집 대신 동선에 맞아 선택했는데 너무나 선택을 잘 한 곳이네요. 도리어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고 가기 편하다는 점에서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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