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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최고의 식빵이라는 김진환 제과점의 빵
    식량창고/서울 2012. 1. 1. 19:51
    예전에 모 호텔 부페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가지수는 적지만( 그리고 비쌋지만 돈을 제가 안 냈음으로... )음식이 정말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그날 제가 없애버린 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치즈^^;; 와인 안주인 치즈 세가지 중 두가지를 제가 빵 하고 먹어 없앴으니 그 비싼 호텔부페에 가서 치즈와 빵을 쌓아놓고 먹은 제가 참.. 전 입맛 만큼은 전형적인 한국사람이라 할 수 없지요. 한국사람의 증거, 김치와 밥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 하다... 전 해 본적은 없습니다만 밥과 김치 없이 최소 한달은 끄떡 없을겁니다. 유럽에 가서도 빵하고 치즈나 생 햄만 우적우적 씹어 먹고도 기뻐할 스타일 이랄까요? 단 조건이 하나 있지요. 빵을주세요!!! 맛있는 빵을주세요!!!! 치즈나 생 햄도 역시 딱딱한 유럽식 자연발효 빵에 더 잘 어울린단 말이에요!!!

    [ 서울 최고의 식빵중 하나로 꼽히는 김진환 제과의 식빵과 소보로 입니다. ]


    신촌의 김진환 제과점 이라면 나름 유명합니다. 골목길에 있지만 한번 찾아가면 그 다음부터는 찾기도 어렵지 않은 데다가 식빵 하나에 3천원, 소보로 하나에 천원 이라는 유명한집 빵 치고는 괜찮은 가격이라 발품만 좀 팔면 전형적인 우유 식빵이지만 서울 최고의 식빵이란 빵을 먹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신촌쪽에 살았다면 아마 매일 갔을겁니다. 전 빵귀신 이거든요^^


    찾아가는 길은 위와 같습니다. 음..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가요? 산울림 소극장 앞 삼거리에서 작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 가다가 철거 공사중인 경의선 철길을 넘자마자 두번째 건물 입니다. 신촌 쪽에서도 찾아오기 쉽습니다. 시장쪽으로 오시기 보단 교회 앞 골목으로 오시다 오른쪽 꺾어지는곳 이라 보고 오시면 됩니다. 골목길 이긴 해도 김진환 제과 앞 말고는 교행도 가능 할 정도의 넓이라 차로 들어가도 됩니다. 단 이른시간 아니면 주차는 무리겠네요. 주면에 유흥가와 시장이라서요.

    [ 매장은 제과점 느낌보다는 빵공장 느낌입니다. 계산대 말고는 모두 빵을 만들고 식히는 공간으로 쓰니까요. ]


    사장님이 일본쪽에서 제빵 공부를 하고 온 분 이라는데... 일단 메뉴는 두가지, 좋게 이야기 해도 세가지 입니다. 자른식빵, 안자른식빵, 소보로. 그나마 소보로는 한정생산품 으로 보통 오전중에 다 팔린다고 하며 안자른 식빵도 안자른 식빵을 따로 파는게 아니라 식히고 있는 안 자른 식빵을 싸 달라고 하면 포장해 주는 것 일뿐 입니다. 2011년 12월 기준으로 식빵은 3천원 소보로는 천원 이며 영업시간은 9시30분 부터 빵이 다 팔릴때 까지( 세시에서 다섯시 라는듯 하네요 ) 이고 일요일은 쉽니다. 제가 여길 몇번이가 갔다 허탕 친 이유가 너무 일찍 갓거나 일요일에 가서 였네요.TT

    [ 메뉴는 세가지. 자른식빵, 안자른 식빵, 소보로. 당연 테이크아웃만 됩니다. ]


    아쉬웠던게... 저 따뜻한 식빵을 바로 먹어 봤어야 하는데 그야말로 빵만 사러 갔던거라 여유있게 먹어보진 못했습니다. 토요일 10시쯤에 도착 했는데 줄은 안 생겨 있었지만 그야말로 손님들이 쉴새없이 드나 드네요. 특히 저 소보로빵은 주말의 경우 일찍 일어나는 새만 먹을 수 있다던가? 제가 그 일찍일어나는 새( 설마~ 닭둘기겠지-_-;; ) 니까요. 요즘 주말에도 6시면 눈을 뜨거든요. 친구 말로는 나이탓 이라던데...왜이러세요! 저 김광현 하고 같은띠 입니다! 나이타령 하긴 너무 일러요!

    [ 이날의 수확품. 집에서 30km가 넘는 거리에 있는 집 이니 조금 많이 사 가도 용서 해 주세요. ]


    넵! 헛소린 그만. 바로 먹어봐야지요. 처음 한입 딱 먹었을 때의 느낌.

    아... 식빵

    ㅎㅎㅎ 식빵맛 이였습니다. 처음에 입이 좀 기름저 있어 맛을 잘 못 느꼇습니다. 그냥 식빵맛 이더군요. 그런데 두쪽째... 어라? 식빵맛이네. 세쪽째. 어라??? 식빵맛이네. 네쪽째...


    넵! 식빵맛 입니다! 그런데 손이 안 멈춥니다! 뱃속에 고기조각 큰거와 고칼로리들이 잔뜩 들어 차 있었음에도 손이 계속갑니다!! 순수한 식빵 맛 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맛있습니다. 특별한 맛이 없는듯 하지만 부드러운 식감에 잡맛이 하나도 없는 탄수화물만이 낼 수 있는 부드러운 단맛이 나는 순수한 식빵. 보통 맛 없는 빵들의 특징. 껍질이 맛 없지요. 바케트 껍질이나 식빵 껍질이 맛 없다고요? 그집 빵은 맛이 없거나 보통인 빵 입니다. 껍질이 맛있다고요? 그집 빵 맛있는 것 입니다. 저요? 빵 좋아하지만 껍질은 그닥 안 좋아 하는데 진짜 맛있는 빵집 빵은 껍질부터 먹습니다. 진짜 맛있거든요.

    [ 사 온게 식빵하고 소보로 뿐 이라 사진으로는 뭔가 비주얼도 안 나고 그닥 느낌도 모르겠습니다만... ]


    한정판 이라는 소보로빵은 또 어떠냐... 하아~~~ 소보로가 의외로 딱딱하네요. 뭐랄까요? 아삭거리는 느낌? 거기에 보통 소보로빵은 빵의 맛이 조금 떨어지는 편 인데 그 소보로가 얹혀 있는데도 빛을 발하는 맛을 빵이 선사 해 주네요. 역시 이 빵도 순수한맛. 밀가루의 거친맛이 아니라 잘 정제된 흰 소맥분의 맛? ㅎㅎㅎㅎ 빵이 원래 그 맛이라고요? 그런데 잘 하는 빵집 말고는 요즘 그 맛을 내는 빵집이 거의 없지요. 특히 마트의 빵집들... 식빵 가죽은 진짜 가죽씹는 느낌에 심지어 탄맛까지 나고 빵 본체는 단맛이라고는 거의 안 나는데다가 가격도 김진환 제과를 받는... 한마디로 빨리 구우려 오븐온도만 높혀 빵의 식감도 죽이고 맛도 죽인 굽기에 실패한 빵들을 팔아 제끼고들 있지요. 거 참... 예전 동네빵집들이 많을때 허름하지만 가끔 있는 진짜 내공있는 빵집( 보통 파는것 들 한두개만^^; )들이 모두 없어지고 비싼 프렌차이즈나 가격은 비슷하면서 묶어팔기에 의존하는 마트 빵들을 보다 이런 맛있는 빵이 위에 들어가면 이리도 흥분하게 되 버리네요.

    [ 소보로도 진짜 대박! 소보로빵은 소보로가 맛있지 빵은 보통인데 여긴 빵도 맛있고 소보로는 거의 죽음이죠~ ]


    일단 드셔 보시면 확실히 맛있다는걸 느낄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이정도 하는 집들은 더 있지 않아?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제 경험상 으로 식빵을 이렇게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손꼽았던듯 합니다. 재작년엔 동네의 호텔 제과점에서 할인을 받아 식빵을 쌓아두고 먹었고( 거기도 괜찮았지요^^ ) 작년은 코스트코에서 파는 공장제 식빵을 냉동실에 산같이 쌓아두고 먹었습니다.( 이것도 싼 데다 다른데보다 괜찮은맛 ) 그런데 여기 식빵만큼 맛있는 식빵이 제 기억에 몇곳 있지만 아쉽게도 지금도 식빵을 파는 집이 거의 없네요. 일반적인 기준을 들이 대도, 좀 더 매니악한 기준을 들이 대도 여기 식빵은 괜찮은 가격을 감안 안 하더라도 분명히 맛있습니다. 빵을 사러 갔을때 한쪽에서는 빵의 반죽의 무개를 재서 빵틀에 넣고 있었고 주방에선 사장님이 빵 반죽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손님이 안 왔다면 그걸 하염없이 구경하고 있었을 텐데 제가 잠깐 멍 한 사이에 제 뒤에 줄이 생겨 버려서 얼른 나와 버렸네요.

    [ 사진으로는 그 맛이 안 드러나네요. 이로서 새 카메라나 새 아이폰을 살 명분이 생겼군요^^ ]


    화려한 빵 이나 엄청난 재료를 사용해 만든 압도적인 빵은 아니지만 잘 만든, 재료를 잘 살린 그야말로 맛있는 식빵입니다. 가격도 괜찮고 시내 중심가에 있어 가기도 편하네요. 집에서만 가까웠다면 여기 빵을 집에다 쌓아두고 먹고 싶네요. 식빵을 좋아하는 분 이라면 갓 구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빵을 사서 들고 가면서 먹기 시작하게 될 것 입니다. 지난번에 사러 갔을땐 다른일이 있어 못 그랬지만 다음에 갈 때는 사서 오는 차 안에서 식빵 한개는 혼자서 우적우적 씹어 먹을듯 합니다. 수동인 차를 운전 하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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