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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밥-일식] 스시효 스페셜스시 셋
    식량창고/서울 2008. 1. 6. 22:31
    초밥에서 제일 중요한 재료는 뭘까요? 밥? 초? 생선? 와사비? 그럼 바꿔서 초밥 맛을 좌우하는 재료는 뭘까요? 저는 생선 즉 주 재료라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밥 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네요. 생선이 맛 있으면 그건 일식이지 초밥이 아니다.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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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시효의 인상 깊었던 초밥 세가지 ]


    가끔은 전쟁터 한 가운데에 있는 기분을 맛보게 하는 이 직장생활을 계속 하게 만드는건 역시 월급날이 있기 때문 이겠지요? 그 와중에서도 기대하지 않았던 보너스를 받았을때는 군대에서( 전 대체복무를^^;; ) 기대하지 않은 장기 포상휴가 같은? 보너스가 나와서 식구들과 스시효에 가 봤습니다. 스시효... 전설이랄까요? 초밥정식이 8만원이다, 환상의 초밥을 내 놓는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하나 확실한건 우리나라 3대 초밥 요리사인 안효주씨가 운영하는 집 이고 가격이 비싸다는것. 그리고 저희 식구들이 좋아하는 남가에 비견되는 집 이라는것 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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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시효 영동고 앞 골목에 있습니다. 일요일도 여네요 ]


    예약을 미리 해 두었습니다. 바에 앉아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예약할 수 있는 자리가 방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12시30분에 예약을 했는데 가 보니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찾아가실때 잘 보고 가셔야 할듯 합니다. 영동고 앞 골목인데 영동고 표지판을 보고 찾아 가려다가 애 먹었습니다-_-; 주차장도 있는데 발렛파킹 대행 해 주고 소정의 주차비를 받네요. 가게 분위기는... 청담동의 접대용 일식집 이란 느낌? 남가는 전통적인 일식집 분위기 이고 기꾸는 90년대의 초밥집 이라면 스시효는 뉴욕의 스시바 같은 느낌이 더 강합니다. 비즈니스 접대용으로 손색이 없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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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테리어 는 모던&시크 라는 느낌? ]


    오늘의 주문은 스페셜 스시정식 입니다. 점심에는 스시정식 3만원, 스페셜스시정식 4만원, 사사미정식 5만원 + VAT,봉사료 입니다. 다른 일식집과 마찬가지로 저녁에는 가격이 오르면서 가짓수가 늘어나는듯 합니다. 점심 기준으로 일반 스시정식에는 초밥 10개, 스페셜에는 12개가 나오는 것도 차이점 이고요. 추가주문시 에는 개당으로 가격을 메긴다고 합니다. 계란초밥을 따로 주문하려 했는데 개당 6천원 선 이라고 하더군요. 재료가 준비가 안 되어 못 먹었고 정확한 가격도 아니였지만 참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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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박을 곁들인 계란찜 호박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도 만족 ]


    대부분 초밥집들이 이러지만... 초밥이 두번에 걸처 나옵니다. 6개씩 나오는군요. 초밥이 나오기 전에 전체요리들도 나옵니다. 처음에 나온 계란찜은 일품이였습니다. 호박을 넣은 계란찜 인데 호박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둘이 잘 어울리게 나오더군요. 호박을 싫어하는 동생도 OK.깨 소스 회무침 인데 생선 종류는... 모르겠습니다^^;; 광어나 도미 같았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다른곳의 깨 소스와 달리 은은한 향을 낸 것이 특징.매생이와 송이를 넣은 맑은 조개탕. 송이향이 일품 이였습니다. 끈적끈적한 매생이의 느낌도 안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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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 소스의 회무침. 은은한 맛이 좋았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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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생이와 송이를 넣은 맑은 조개탕 ]


    초밥이 나왔군요! 오른쪽 위 부터 꽁치, 참치 도로, 방어( 일어로 뭐더라^^;; ), 다시 아래줄 오른쪽 부터 도미( 껍질을 살린 ), 참치 도로 야부리( 살짝 익힌~ ), 도미 순 입니다. 도로 야부리는 소금을 뿌려 간을 맞췄는데 맛과향이 일품 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불에 살짝 익힌것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것을 좋아 합니다. ㅅ회전초밥집 에서 토치로 눈 앞에서 익힌 녀석을 먹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부위 입니다.
    꽁치초밥도 무척이나 새롭네요. 제가 비린것을 잘 못 먹는데 생강을 얹힌 신선한 꽁치 스시는 고등어보다 제 입맛에 맛네요. 그리고 저 도미 껍질초밥( 우아하지 못하게-_- 이름이 머더라...) 다른곳과 달리 세장의 회를 얇게떠서 얹힌 초밥 입니다. 도미 껍질부위의 맛이 잘 살아 있네요. 다른 초밥들도 물론 맛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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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반전? 6개씩 두번에 초밥이 나뉘어 나옵니다 ]


    그럼 전반전을 마쳤으니 후반전... 을 가기전에 역시 몇가지 요리가 더 나옵니다. 첫번째는 마를 삼치로 싸서 쩌 낸것 입니다. 삼치와 소스의 궁합 보다도 마의 씹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흰살생선 젤리도 특유의 맛이 살아 있고 알밥은 보기엔 좀 부족해 보여도( 양은 정말 두수저분^^ ) 연어알과 소스가 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짜다고 하시네요. 실제 연어알 자체가 짜니 그렇게 느끼실 만 하더군요. 미소는 맑은 맛 이라기 보단 진한맛이라고 해야 겟네요. 시판 미소 중 베이지색이 아닌 고동색인 미소의 맛 이랄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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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를 속에넣은 삼치찜. 마의 씹는 느낌이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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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살생선 젤리. 독특한 느낌의 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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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소시루와 연어알밥. 알밥에 뿌린 소스도 좋고...]


    두번째 초밥이 나왔습니다.오른쪽 부터 참치 김초밥, 성게알초밥, 전복초밥, 아나고, ???? , 관자초밥 입니다.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관자 초밥은 칼집을 절묘하게 넣어 녹아내리는 느낌 이였습니다. 왼쪽에서 두번째 초밥도 칼집에 밴 소스가 절말 일품이더군요. 소금구이를 한 아나고나 전복도 맛있었습니다. 성게알 초밥이야 기꾸 이후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초밥재료 중 하나가 되어 버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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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번째 초밥이 스시효의 진짜 자랑거리 겟네요 ]


    다 맛있었지만 오늘의 하일라이트 초밥은 이 세가지 아닐까 합니다. 저 칼집을 넣은??? 구이초밥. 어쩌면 스시효 초밥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낸 초밥 이겠군요. 저 칼집 때문에 소스나 씹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나고초밥도 소금과 잘 어울렸고 전복도 살짝 익힌듯 한데... 남가의 초밥은 생 이여서 씹는 느낌과 바다내음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잘 살아 있었습니다. 거기에 톱니 모양으로 썰어 놓은것이 포인트 였었지만 스시효의 것은 살짝 익혀 먹기 편하고 향을 순하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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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스시효 초밥의 대표선수들 ]


    마무리는 소바, 우동중에 하나 고르면 됩니다. 소바도 나쁘지 않지만 우동을 더 추천해 드립니다. 국물도 좋았고 면도 좋습니다. 소바도 다른 일식집에서 내는 소바보다는 맛 있지만 역시 전문점만은 못 하네요. 소스가 단 맛이 적고 짠맛? 약간은 쓴 느낌? 독특하다는 느낌 보다는 조금 다른맛을 내네요. 디저트로는 녹차 아이스 크림과 흑미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둘다 맛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흑미쪽이 좋네요. 흑미의 풍미가 도는 닫팥 아이스 크림같은 느낌 이였습니다. 씹히는 흑미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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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바는 평범한맛. 단맛 보다는 쓴맛이 강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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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동은 국물이 일품! 면도 수준급. 우동이 더 좋은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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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저트는 녹차 아이스크림과 흑미 아이스크림 ]


    처음에 이야기 했던 초밥맛의 기준... 식구들끼리 논쟁이 붙었었습니다. 당연히 할 수 밖에 없던 남가와의 비교 때문 이지요. 스시효의 밥이 남가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초밥중에서 밥이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드는것들이 하나씩 있었다고 할까요? 이상하다는 기준은 다름아닌 재료와의 조화. 스시효의 밥은 약간은 꼬들꼬들 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초밥을 먹을때 쌀이 생선에 비해 좀 튄다고 할까요? 미묘 하지요?ㅎㅎㅎ 남가의 밥은 좀 더 부드러운 느낌 이였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흑미밥과 흰 쌀밥의 씹는느낌 차이같은? 그정도로 확연이 차이 나는건 아니지만 느낌만 놓고 보면 그런 느낌이네요. 밥을 적게 때로는 재료를 좀 과하게 두껍게 해 가면서 초밥을 내 왔던 남가보다는 스시효가 이런 측면에서 약간 부족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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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가는 직접 드셔보시는 쪽이^^;;; ]


    그래도 스시효 만의 차별화 된 점이 분명 있습니다. 약간은 구세대 적인 느낌의 기꾸... 잔재주를 안 부린 재료 그대로 얹혀주는 느낌의 집이 기꾸 였습니다. 남가는 밥과 재료와의 조화가 최고인 거친듯 하면서도 스트레이트한 느낌. 스시효는 최고의 재료를 정성을 들여 내는 요즘세대의 초밥 이라는 느낌 이네요. 정성이 많이 들어간 전체요리들과 재료들, 조리법들은 분명 다른곳에서 먹어보기 힘든 스시효 만의 장점 입니다. 애초에 안효주씨가 표방한 것은 일본 정식 느낌의 고급초밥 이니까요. 이야기 대로의 좋은 초밥을 내 주는 가계가 스시효라는 생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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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때문에 투덜거리는 동생의 말과는 달리 고급스런 세공초밥이라는 느낌의 스시효 분명 맛있는 집 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평가는? 별넷.

    고급스런 초밥을 내 주는 스시효가 좋은 초밥집 에는 틀림 없습니다. 가격이 상당하다는 것... 4명이서 세금 봉사료 포함 24만2천원은 오늘과 같이 보너스로 주머니가 두둑할때 아니면 아무리 먹는거에 돈을 안 아끼는 저라도 상당히 무리한 액수 입니다. 어떤 기준에 따라서 보냐에 따라 스시효에 대한 평가가 많이 바뀔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드시고 오신 분들이 호평을 하시는군요. 저도 일단은 호평입니다. 돈에 여유가 많을때 한정 이지만 다음에 또 가려고 합니다. 동생은 빠지겠다고 하는데... 취향이라는 차이도 있을테니까요. 솔직히 다음에 다시 가 볼 기회가 있을까 싶지만 다음번엔 이번에 못 먹어본 초밥들을 먹어봐야 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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